모 대학교에 모의 면접관으로 참여했었다. 요즘 취업경쟁과 열기를 실감이라도 하듯 모두들 자기 자신 알리기에 열심이다. 무슨 개인기는 면접에서 성공하는 방정식이라도 되는 모양이다.

다들 어떻게든 튀어보려고 한다. 그런데 유독 튀는 정도가 지나친 학생이 몇 명 눈에 들어온다. 어설프게 아는 지식을 부풀려 이야기 하고 표정 또한 과도한 긍정을 연출한다. 그들이 이야기 하는 국가관과 사명감은 가히 하늘을 찌른다. 모두 근거 없는 오버행동이다. 그렇게 하면 면접관의 관심을 흔들어 튀는 인재로 발탁 받아 합격점을 받을 줄 알았나 보다.

면접에서 뿐 아니라 요즘 이러한 오버맨들이 세상을 좀 흔드는 것 같다. 그것도 떨어지면 좋고 안 떨어지면 말고 식의 한번 밤나무 털기식이다. 그러나 근거가 없으니 설령 밤이 떨어지더라도 떨어진 밤을 정당하게 주워가지 못한다. 밤나무 주인은 애궂은 흔들기와 그들의 돌출행동에 화가 날 수 밖에……

인기가수의 학력 위조 의혹을 근거 없이 제시하던 오버맨과 각종 정부정책이나 발표에 무조건 ‘반대표’ 를 던지는 안티맨, 국회의장에서 대통령 영부인까지 들먹이며 정국을 들끓게 만들었던 강안 남자(?)는 무슨 근거로 튀는 행동을 했을까? 아마 그렇게 해서라도 세간의 관심을 받고 싶었나 보다.

튀는 행동을 하려거든 논리에 맞게 하고 그 논리를 해명하려는 근거를 대라. 세계적인 멕킨지 컨설팅 기획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도대체 뭐야?(So what)와 근거가 뭐야?(Why so)이다. 근거가 없는 그들의 주장은 그저 도대체 어쩌라구?(What should I do?)밖에 되지 않는다.

또한 근거가 없으니 튀는 행동이 떳떳하지 못하고 비겁하다. 그러니까 의혹을 제기해도 익명의 사이버 공간을 택하고 비리를 지적해도 자신은 뒤에서 간접 선동만을 일으킨다. 강안남자(?) 국회의원은 면책특권을 이용하여 국회안에서만 튀는 얄미운 꼼수를 두었다. 이들이 면접 응시생이었다면 과감하게 불합격 점수를 줄 것이다.

어떻게 해서 든지 주의를 집중시키기만 하고 그 이후는 나 몰라라 핵심논리를 간과한 이들에게는 어떤 법을 적용해야 할까? 특별법을 하나 만들자. ‘근무튀죄’ 라고 하면 어떨까? 먹고 튀는 ‘먹튀’ 도 아니고 근무중 튀는 ‘근튀’도 아닌 근거 없이 무조건적으로 튀기만 한 죄이다. 그러니 처벌도 근거 없이 그때그때 상황대로 튀는 형을 선고하도록 하자.

튀는 행동은 그 행동에 적절한 백업이 이루어 질때 비로소 개인기 또는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 근거 없이 튀는 것은 한낱 나대는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적어도 내가 정도넘게 튀어서 관심과 흥미를 유발 했으면 그 행위를 입증하기 위한 이후 노력이라도 해야 할 것이다. 데이터를 객관화 하고 돌출된 사안을 조목조목 논리적으로 잘 구조화 해야한다. 그래야 그 사안에 관심을 가졌던 사람들에게 동의를 이끌어 낼 수 있다.

‘근무튀죄’ 대상자들은 워낙 튀는 행동의 달인이니 또 이렇게 튀는 말로 얼버무리지 않을 까 싶다. 요즘 개그 프로에 자주 등장하는 말이다.



“나는 그렇게 안 들었는데!” “에구, 내가 잘 못 들었네!” 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