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단결 같은 산, 주금산(鑄錦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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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이름이 썩 내키지 않았다.
사람이 죽어서 가는 곳, ‘북망산’도 아니고,
하고많은 산이름 중에 ‘죽음산’이라니…
발음상 그렇게 들릴 뿐, 산자락이 비단결 같아 ‘鑄錦山’이다.
주금산은 남양주시 수동면의 최북단, 가평군 상면 상동리의 서남단,
포천군 내촌면 내리의 최동단에 걸쳐져 있는 호젓한 산이다.
여기 올라앉은 사진은 한달 전인 3월 30일 모습이다.
지금은 온통 연초록잎들로 뒤덮여 한층 싱그러워져 있을 것이다.
성글던 숲이 무성해져 가던 4월 16일, ‘세월호’ 비보를 접했다.
시간을 잠시라도 되돌릴수만 있다면… 신이시여!
안타깝게도 신은 어디에도 없었다.
부끄럽고 미안할 따름이다.
서울 상봉역에서 춘천행 열차를 타고 마석역에 내렸다.
다시 마석역에서 330-1번 버스를 타고 40분을 달려 ‘몽골문화촌’에 내렸다.
주금산 산행 들머리로 대개 ‘몽골문화촌’을 택한다.
몽골문화촌에서 주금산을 지나 광릉내까지 12.4km는 남양주시가 시 전역에 걸쳐
13개 구간으로 조성한 장거리 트레킹 코스 중 ‘다산 10코스’ 구간이다.
다산길이라는 명칭은 남양주에서 나고 자란 조선시대 실학자,
다산 정약용을 기려 명명한 것이다. 비금계곡을 옆에 끼고 나란히 걷는다. 길은 완만하다.
아직은 앙상한 나뭇가지들이 살점 발라낸 생선가시 같아 보이지만
싱그런 초록의 향연을 앞두고 기지개를 켜는 듯 하다. 1.95km를 걸어 비금계곡 합류점 갈림길에 닿았다.
시계 역방향으로 오르면 시루봉 갈림길 거쳐 주금산 정상에,
시계 순방향으로 오르면 철마산 갈림길 거쳐 정상에 이른다.
역방향을 택하면 정상까지 2.96km,
순방향을 택하면 정상까지 3.38km.
어느 방향을 택하건 원점회귀를 위해 동그랗게 돌아
이곳 갈림길로 내려서게 된다.
역방향을 택했다.
완만하던 산길은 조금씩 가팔라졌다. 졸졸 거리며 따라붙던 계류도 사라졌다.
호흡 또한 가빠져 온다. 모자챙에서 땀이 뚝뚝 떨어져 신발코를 적신다.
또렷한 산길을 버리고 낙엽 수북한 급사면으로 올라 붙었다.
질러 가기 위해서다. 가파른 산비탈을 잡목 휘어잡으며
천신만고 끝에 능선에 올라섰다.
그런데… 이런 낭패가…
일행들이 한참 아래에서 산중오찬 자리를 폈단다.
얄팍한 수를 부렸다가 결국 ‘자뻑’하고 말았으니… 산정 부근에 이르니 흉물스런 시설물들이 여기저기 눈에 들어왔다.
아마도 군시설물인 듯 싶다. 상태로 보아 지금은
사용치 않는 것 같은데 정리되었으면 참 좋겠다.
789봉에서 주금산 정상은 암봉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능선길을 오르락내리락 600m를 더 걸어야 비로소 정상이다. 주금산(813.6m) 산정에 섰다.
두개의 정상표시석이 어중간하게 맞보고 있다.
표시석 뒷면에 적힌 주소는 제각각이다.
포천시 내촌면 내리 산 11번지
가평군 상면 뇌동리 산 86번지
포천과 가평 간 기싸움인가?
가평군에서 세워놓은 표시석을 제압이라도 하듯
포천시에서 세워놓은 표시석은 몇곱절이나 크다.
꽃문양을 새긴 기단에 올라앉은 표시석이 뻘쭘해 보이는 것은
주변경관과 어울리는 자연석이 아니라 예술성이라곤
눈꼽만치도 없이 조잡스럽게 가공된 묘비석 같기 때문이다. 그리 청명하진 않았으나 사방 조망은 가능했다.
주금산 주위로 서리산, 천마산, 철마산, 축령산이 호위하듯 둘러서 있다.
주금산은 대체로 육산이나 정상 주능선엔 독바위를 비롯, 암봉도 더러 보인다.
남쪽 산자락에는 비금계곡이 옴팍하게 들어앉아 있고
서북쪽 산자락엔 베어스타운 스키장이 드러누워 있다. 다시 789봉으로 되돌아와 철마산 갈림길 쪽으로 향한다.
등로 주변엔 노랑제비꽃이 지천이다.
혹여 밟히기라도 할까, 걸음이 조심스럽다. 비금계곡 합류점 갈림길을 지나 계곡에 들어 잠시 배낭을 내렸다.
계곡물에 발을 담궜다. 아직은 차디차다.
물 속에서 하늘을 올려다 봤다.(방수 디카를 통해)
하늘엔 흰구름이 두둥실 떠가고 실핏줄같은 나뭇가지엔
봄이 스멀스멀 기어오르고 있다.
사람이 죽어서 가는 곳, ‘북망산’도 아니고,
하고많은 산이름 중에 ‘죽음산’이라니…
발음상 그렇게 들릴 뿐, 산자락이 비단결 같아 ‘鑄錦山’이다.
주금산은 남양주시 수동면의 최북단, 가평군 상면 상동리의 서남단,
포천군 내촌면 내리의 최동단에 걸쳐져 있는 호젓한 산이다.
여기 올라앉은 사진은 한달 전인 3월 30일 모습이다.
지금은 온통 연초록잎들로 뒤덮여 한층 싱그러워져 있을 것이다.
성글던 숲이 무성해져 가던 4월 16일, ‘세월호’ 비보를 접했다.
시간을 잠시라도 되돌릴수만 있다면… 신이시여!
안타깝게도 신은 어디에도 없었다.
부끄럽고 미안할 따름이다.
서울 상봉역에서 춘천행 열차를 타고 마석역에 내렸다.
다시 마석역에서 330-1번 버스를 타고 40분을 달려 ‘몽골문화촌’에 내렸다.
주금산 산행 들머리로 대개 ‘몽골문화촌’을 택한다.
몽골문화촌에서 주금산을 지나 광릉내까지 12.4km는 남양주시가 시 전역에 걸쳐
13개 구간으로 조성한 장거리 트레킹 코스 중 ‘다산 10코스’ 구간이다.
다산길이라는 명칭은 남양주에서 나고 자란 조선시대 실학자,
다산 정약용을 기려 명명한 것이다. 비금계곡을 옆에 끼고 나란히 걷는다. 길은 완만하다.
아직은 앙상한 나뭇가지들이 살점 발라낸 생선가시 같아 보이지만
싱그런 초록의 향연을 앞두고 기지개를 켜는 듯 하다. 1.95km를 걸어 비금계곡 합류점 갈림길에 닿았다.
시계 역방향으로 오르면 시루봉 갈림길 거쳐 주금산 정상에,
시계 순방향으로 오르면 철마산 갈림길 거쳐 정상에 이른다.
역방향을 택하면 정상까지 2.96km,
순방향을 택하면 정상까지 3.38km.
어느 방향을 택하건 원점회귀를 위해 동그랗게 돌아
이곳 갈림길로 내려서게 된다.
역방향을 택했다.
완만하던 산길은 조금씩 가팔라졌다. 졸졸 거리며 따라붙던 계류도 사라졌다.
호흡 또한 가빠져 온다. 모자챙에서 땀이 뚝뚝 떨어져 신발코를 적신다.
또렷한 산길을 버리고 낙엽 수북한 급사면으로 올라 붙었다.
질러 가기 위해서다. 가파른 산비탈을 잡목 휘어잡으며
천신만고 끝에 능선에 올라섰다.
그런데… 이런 낭패가…
일행들이 한참 아래에서 산중오찬 자리를 폈단다.
얄팍한 수를 부렸다가 결국 ‘자뻑’하고 말았으니… 산정 부근에 이르니 흉물스런 시설물들이 여기저기 눈에 들어왔다.
아마도 군시설물인 듯 싶다. 상태로 보아 지금은
사용치 않는 것 같은데 정리되었으면 참 좋겠다.
789봉에서 주금산 정상은 암봉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능선길을 오르락내리락 600m를 더 걸어야 비로소 정상이다. 주금산(813.6m) 산정에 섰다.
두개의 정상표시석이 어중간하게 맞보고 있다.
표시석 뒷면에 적힌 주소는 제각각이다.
포천시 내촌면 내리 산 11번지
가평군 상면 뇌동리 산 86번지
포천과 가평 간 기싸움인가?
가평군에서 세워놓은 표시석을 제압이라도 하듯
포천시에서 세워놓은 표시석은 몇곱절이나 크다.
꽃문양을 새긴 기단에 올라앉은 표시석이 뻘쭘해 보이는 것은
주변경관과 어울리는 자연석이 아니라 예술성이라곤
눈꼽만치도 없이 조잡스럽게 가공된 묘비석 같기 때문이다. 그리 청명하진 않았으나 사방 조망은 가능했다.
주금산 주위로 서리산, 천마산, 철마산, 축령산이 호위하듯 둘러서 있다.
주금산은 대체로 육산이나 정상 주능선엔 독바위를 비롯, 암봉도 더러 보인다.
남쪽 산자락에는 비금계곡이 옴팍하게 들어앉아 있고
서북쪽 산자락엔 베어스타운 스키장이 드러누워 있다. 다시 789봉으로 되돌아와 철마산 갈림길 쪽으로 향한다.
등로 주변엔 노랑제비꽃이 지천이다.
혹여 밟히기라도 할까, 걸음이 조심스럽다. 비금계곡 합류점 갈림길을 지나 계곡에 들어 잠시 배낭을 내렸다.
계곡물에 발을 담궜다. 아직은 차디차다.
물 속에서 하늘을 올려다 봤다.(방수 디카를 통해)
하늘엔 흰구름이 두둥실 떠가고 실핏줄같은 나뭇가지엔
봄이 스멀스멀 기어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