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에게 또 다시 10년 주기설이 다가왔다. 이탓에 오늘은 글이 좀 길어짐을 이해하기 바란다. 우리네 직장인들을 나름대로 분석해보면 재미있는 현상들이 벌어진다. 이들을 <인재>라는 코드와 잣대로 보면 대개 6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인재(人災)다. 이들은 회사에 정말 해가 되는 이들이다. 구성원중 약 3%에 해당된다. 이들로 인해 한 조직이 망가지고 나아가 존폐 위험까지 치닫게 된다. 그러나 이들은 사각지대에 숨어있어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둘째, 인재(人齋)다. 이미 조직에서 한 물간 이들이다. 약 10%가 여기에 속한다. 굳이 말하자면 벤처기업에선 ‘사오정’, 대기업에선 ‘오륙도’, 공무원사회에선 ‘육이오’ 라고 불리는 사람들이다. 어떻게 보면 샐러리맨이라는 직업으로 누릴 것을 다 누린 사람들이다.



셋째, 인재(人在)다. 직장인중 가장 많은 유형으로 이들은 몸값은 못하지만 큰 과오나 실수를 저지르지 않아 자리가 보존되는 이들이다. 대략 80% 직장인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중요한 건 본인들은 이 사실을 모른다는 것이다. 대다수 구조조정 후보군에 항상 들어 있는 이들도 늘 불안하고 스트레스를 만든다.



넷째, 인재(人材)다. 이들은 회사에 필요한 존재로 10%가 여기에 해당한다. 또한 회사에서 시키는 대로하는 순종형으로 일종의 예스맨들이다. 다른 각도에서 보면 회사가 좋아하는 유형이 아니라 본인 스스로가 회사를 좋아하는 이들이다. 대개 중역 문턱에서 좌절을 맛보는 이들이다.





다섯째, 人才(인재)다. 이름하여 스페셜리스트다. 조직의 필요에 의해 다른 조직에서 스카우트가 되었거나 한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내는 이들이다. 다만 이들은 그 조직에 영속적으로 있지 않고 몸값을 올려가면서 자리를 철새형 직장인이다.

여섯째, 인재(人財)다. 조직이나 회사에서 가장 좋아하는 유형이다. 이들은 항상 스카우트의 대상 0순위에 올라 있고 늘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CEO 또는 오너의 측근에 자리하고 있다. 왜냐하면 이들은 회사에 돈을 많이 벌어다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 중에서 샐러리맨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중역이 탄생하고 나아가 최고경영자가 나온다. 말하자면 메이저리그에 오를 수 있는 입증된 마이너 리거들이다.




이와 같은 6가지 직장인 유형을 좀 더 구체적으로 분석해보면 이렇다.



먼저 ‘핵심 부품형’이다.
바로 인재(人財)가 여기에 속한다. 대개 조직에서 3% 정도 사람들이 이 군에 들어가는데 이들은 회사를 주도적으로 다닌다. 회사 나가는 게 행복이고, 그곳엔 항상 인정과 보상이란 두 글자가 이들을 감싸주기 때문에 당당한 직장인이다. 부동산으로 말하자면 강남의 대치동, 서초동에 있는 블루 칩 아파트다.



다음엔 ‘신제품 개발형’이다.
인재(人才)가 이 유형에 속한다. 이들은 회사와 또는 조직과 코드가 맞질 않아 떠났던 지 아니면 떠나야 할 사람들이다. 미리 알아서 떠났으면 다행인데 그렇지 못한 이들이 많다. 다만 자신이 신제품처럼 쓸모가 있다고 여긴다.



그리고 ‘건전지형’이다.
바로 인재(人材)와 인재(人在)들이 이곳에 해당된다. 건전지를 생각해보면 이해가 갈 것이다. 건전지는 전자제품에 있어 너무 필요한 존재이다. 이들은 회사를 필요한 필요조건을 갖추고 있지만 충분조건이 없는 탓에 늘 불안하다. 단적으로 말해 대체재가 많다는 것이다. 대형 할인 매장에 가보아라. 건전지가 얼마나 많이 쌓여 있는지….



마지막으로 ‘스치로폼형’이다.
인재(人齋)와 인재(人災)가 이곳에 속한다. 일회용으로 계약직 또는 일용직이 그 예다. 대기업에선 찾아보기 힘든 유형으로 어느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는다. 전자제품을 보자. 제품을 싸고 있는 스치로폼은 그 역할이 끝나면 바로 수명이 끝나는 것이다. 만약 자신이 하는 일이 이런 유형이라면 하루빨리 손을 털고 그 자리를 떠야한다.




왜 필자가 이런 유형들을 소개했을까? 바로 ‘건전지형’을 구제하기 위함이다. 3%에 해당하는 ‘핵심부품형’이나, 5%에 해당하는 ‘신제품개발형’ 또는 8%로 해당하는 ‘스치로폼형’은 필자의 관심 밖이다. 문제는 ‘건전지형’인 인재(人材)와 인재(人在)들이다.




이들의 큰 약점은 자신만이 갖고 있는 탁월한 경쟁무기가 없다는 것이다. 조직이란 전쟁터에서 부르면 갖고 나갈 무기가 없는 셈이다. 이런 탓에 어떨 땐 몸으로 아니면 체면으로 아니면 인맥으로 위기를 모면하는 이들이다. 그렇다 보니까 회사 밖에선 즉 온실 밖에선 더욱이 약발이 받질 않아 늘 자리를 차지하고 보전하는 데 급급하다.




이런 유형이 조직에서 생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즉 대다수 직장인들의 생존전략이란 무엇일까? 바로 ‘더욱 더 낮은 포복을 하라’ 이다. 다시 말해 지금 있는 곳을 사력을 다해 <붙들고 늘어지면 최소한 죽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첫째, 눈높이 전략을 써라.

가능한 당신의 요구 수준을 조직에 맞추어라. 특별한 대안이 없다면 그 대안을 만들 때까지 당신의 눈높이를 낮추고 낮은 포복을 계속 해야 한다, 그러자면 조직과의 융화가 최우선이다. 만약 이런 게 싫다면 나오든지 아니면 언젠가는 밀리게 되단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둘째, 상사와 관계를 회복해라.

어떻게 보면 당신의 생존줄은 상사가 갖고 있다고 해도 별 무리는 아닐 성싶다. 혹시 외국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상사와 심하게 다툰 다음에 상자 에 자신의 사무물품을 대충 담아 가는 장면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건 허상이고 드라마일 뿐이다.
외국의 경우 이직을 한다든가, 전직을 할 때 가장 소중한 것은 전 직장 상사의 레퍼런스(Reference・평)다. 바로 당신의 상사를 맘에 들지 않다고 해서 그를 졸로 보아서는 안 된다. 직장인들이 회사를 떠나는 경우를 보면 약 67%가 상사와의 갈등 때문이라고 한다. 그만큼 상사의 몫이 크다는 것이다. 어려울수록 상사의 품속으로 들어가 그의 맘속에 포지셔닝을 하라. 당신이 낮춘 만큼 상사의 맘은 커지지 마련이다. 그곳은 당신을 위한 핵우산이나 다름없다.



셋째, 자신을 제대로 보아라.

직장인들은 대부분 자신의 경쟁력이 다른 사람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S기업이 임직원 150명을 대상으로 직장인의 경쟁력에 관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신의 경쟁력에 대해 응답자의 72%가 ‘평균 이상의 경쟁력을 갖고 있다’, 13%는 ‘다른 사람보다 뛰어나다’고 응답해 전체의 85%가 자신의 경쟁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신의 경쟁력이 `평균 정도이다’라는 응답은 12%, `다른 사람보다 부족하다’는 응답은 3%에 그쳤다.

업무에서 능력을 100% 발휘하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70% 이상 발휘하고 있다’는 응답이 62%로 가장 많았고 `50% 정도’라는 응답은 24%, `100% 이상’은 8%,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4%, `50% 이하’는 2% 등으로 나타났다. 누구나 이처럼 자신에겐 관대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당신의 몸값을 당신이 정하는 게 아니라 시장이 정한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당신을 밖에서 보는 냉철한 자세를 지녀야 한다. 말하자면 쿨(Cool)해 져야 한다는 것이다.



넷째, 초심으로 돌아가라.

당신이 직장에 첫발을 디딘 신입사원 시절을 생각해보아라. 그 땐 꿈도 있고, 야망도 나름대로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에 와선 서서히 조직의 맵고 쓴 맛을 하나둘씩 느끼면서 이런 건 하나둘 없어지고 있을 것이다. 어느새 당신은 현실과 타협을 하기 시작해가면서 진짜(?) 샐러리맨이 되어가고 있을 것이다.
이젠 당신이 신입사원 시절 사령장을 받고 현업에 배치되었을 때의 초심을 챙겨야 한다. 그래서 당신의 흩어 진 마음을 추스르고 더욱 더 조직을 사랑하고, 적극적으로 조직에 몸을 기대고 동체가 되려고 노력해야 한다.




조직은 애정을 주는 이에겐 그에 상응한 보상과 보호막을 부상으로 주는 습성을 갖고 있다. 어려울수록 초심으로 돌아가라. 그리고 당신이 몸담고 있는 조직에 더욱 더 큰 애정을 담아라. 당신의 일터에 대한 생각을 구조 조정하고, 일터의 감사함을 되새김질을 해야 한다. 좌우지간 요즘같은 난세에는 <붙들고 늘어지면 최소한 죽지는 않는다> 자세도 생존 전략중 하나가 될 수 있다. 지금은 서바이벌 게임중이라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
ⓒ이내화 281117(crele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