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과 유전자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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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건희회장의 수난이다.
세상에 남부러울 것이 없을 사람이 왜 저 고생을 할까?
그를 비난하는 사람들이나, 그 비난을 막아야 하는 사람들 모두가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왜 굳이 이건희회장은 모든 것을 툭툭 털고 떠나버리지 않을까? 그럼 모든 게 편할텐데.
이재용전무가 있는 한, 이건희회장의 유전자는 그것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 기사 >
이 회장은 이날 특검팀 조사를 받고 귀가하는 길에 미리 준비한 메모에 의지한 채 “이번 일을 계기로 그룹 경영체제와 경영진의 쇄신 문제를 깊이 생각해볼 것”이라는 요지로 기자들에게 말했다…………특히 이건희 회장과 아들 이재용 전무로 이어지는 경영 승계구도를 완성하고 ‘제왕적 총수 휘하에 선단식 경영’ 적폐를 이어온 온상이라고 일부 시민단체들은 전략기획실을 비판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에버랜드 → 삼성생명 → 삼성전자 → 삼성카드 등으로 연결되는 환상형 출자구조를 해소하면서 삼성생명이 상장하게 되면서 생기는 자금 여력 등을 삼성전자 등 자회사 지분 확보에 필요한 ‘실탄’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이재용 시대’로 가는 큰 구도에 굴곡만 없다는 확신이 서면 이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이명희 회장이 뒤로 앉은 채 아들 정용진 부회장과 전문경영인인 구학서 부회장의 ‘투톱’ 경영시스템을 무리없이 이끌고 있는 신세계 모델을 따를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 기사원문보기
책 제목 : 이타적 인간의 출현
지은이 : 최 정규
게임이론 이란 행위자들 간의 전략적 상호작용을 분석하는 이론이다. 전략적 상호작용이란 무엇인가? 어떤 행위자에게 돌아오는 보수가 그 자신의 행동뿐만 아니라 다른 행위자들의 행동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을 때 우리는 그 행위자가 전략적 상황에 처해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전략적 상황을 묘사하고 분석하는 데 게임이론을 응용한다. 이 책은 바로 우리가 현실에서 접할 수있는 여러 가지 게임이론을 어렵지 않게 풀어놓은 책이다.
——————————————-
자본주의 사회는 ‘이기적인 개인’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런데 사회의 가장 기초적인 구조인 가족은 오히려 ‘가족을 위한 이타적 희생정신’을 바탕으로 하고있다. 부모는 왜 자식에게 헌신하는가? 우리는 왜 우리의 형제.자매의 헌신을 이기적으로 이용하지 않는가?
희생.이타적 행위등을 그 ‘행위자’의 관점에서 보지말고 그를 그렇게 하도록 명령하는 ‘유전자’의 입장에서 보자. 유전자의 관점에 서면 행위자(즉 우리들, 동물들 혹은 식물들)는 유전자를 보유하고 그의 명령에 따라 행동하는 담지자에 지나지 않게 된다. 즉 우리는 유전자를 담는 그릇에 불과해진다. 유전자는 자신을 복제해내는 능력을 가지고 있고, 자신을 가능한 한 많이 복제해내기 위해서는 자신을 ‘담고 있는’ 그릇과 같은 존재인 개체들이(사람, 혹은 동식물) 생식을 통해서 많은 자식을 가져야만 한다. 그리고 동일한 유전자를 가진 개체들은 서로의 생존과 번성을 위하여, 스스로를 기꺼이 희생할 용의가 있다. 피는 물보다 진하고, 유전자는 이성보다 강하다는 말이다. 이것은 ‘혈연선택이론’으로 이기적 유전자의 이타적 방식을 통한 진화이론중의 일부이다.
이 진화이론에 의하면 이건희 회장이 현재 겪는 수모는 자식을 위한 희생인 것이다. 이미 자신은 충분히 재산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째서 불쾌한 경험을 겪어가면서까지 재산을 물려주기 위하여 노력을 했을까?
기업가들이 사업을 하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물론 그 중에는 사회에 기여한다는 숭고한 이유도 있겠지만, ‘이기적 개인’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2가지로 볼 수있다. 하나는 개인의 성취의욕이고 또 다른 하나는 가족의 부양이다. 그런데 기업가에게 성취의욕만 있다면 기업은 영속성이 없어질 것이다. 왜냐하면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었던, 이루지 않았던 나이들고 죽을 때가 되면 전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고 떠나는 사람이 많아야 한다. 그렇지만 거의 모든 기업가들은 자신의 기업을 자손들에게 넘겨주려고 애를 쓴다. 왜? 설령 본인에게는 이타적 정신이 있었다 하더라도, 이기적 유전자가 허락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기적 유전자는 자신의 복제자들이 널리, 많이 그리고 안정되게 퍼지는 전략을 쓰고 있고, 유전자의 껍데기에 불과한 인간은 유전자 집단의 안정을 위하여 노력해야하기 때문이다. 집단 내에서 이타적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개체들은 종종 집단을 위해 스스로를 희생하기 때문에, 그러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지 않는 개체들과 비교했을 때 재생산의 기회가 현저히 줄어들게 된다. (일단 죽으면 생식이란 불가능하지 않은가?). 이전의 공산주의국가들처럼 부의 세습을 인정하지 않는 국가들의 경제규모가 쇠퇴하였고, 오래된 기업이 없으며, 그 규모 또한 크지 않은 것을 이런 관점에서 보면 충분히 이해가 갈 것이다.
기업가들은 왕성한 성취욕구와 도전정신으로 기업을 키우고, 자식을 통하여 자신이 이룬 바를 영속화하고자 한다. 그래서 가족기업의 수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수명이 긴 것이다. 보통사람들과 같이 기업가들도 자신의 아이들이 자신이 이룬 바를 오래도록 유지하면서, 자신의 유전자를 널리 퍼뜨리려는 유전자의 개체일 뿐이다.
지금 이건희회장은 더 많은 복제자를 만들려는 유전자가 만들어 놓은 게임판 위에서, 법이라는 인간이 만든 규칙에 따라 게임을 하고 있는 것이다.
세상에 남부러울 것이 없을 사람이 왜 저 고생을 할까?
그를 비난하는 사람들이나, 그 비난을 막아야 하는 사람들 모두가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왜 굳이 이건희회장은 모든 것을 툭툭 털고 떠나버리지 않을까? 그럼 모든 게 편할텐데.
이재용전무가 있는 한, 이건희회장의 유전자는 그것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 기사 >
이 회장은 이날 특검팀 조사를 받고 귀가하는 길에 미리 준비한 메모에 의지한 채 “이번 일을 계기로 그룹 경영체제와 경영진의 쇄신 문제를 깊이 생각해볼 것”이라는 요지로 기자들에게 말했다…………특히 이건희 회장과 아들 이재용 전무로 이어지는 경영 승계구도를 완성하고 ‘제왕적 총수 휘하에 선단식 경영’ 적폐를 이어온 온상이라고 일부 시민단체들은 전략기획실을 비판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에버랜드 → 삼성생명 → 삼성전자 → 삼성카드 등으로 연결되는 환상형 출자구조를 해소하면서 삼성생명이 상장하게 되면서 생기는 자금 여력 등을 삼성전자 등 자회사 지분 확보에 필요한 ‘실탄’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이재용 시대’로 가는 큰 구도에 굴곡만 없다는 확신이 서면 이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이명희 회장이 뒤로 앉은 채 아들 정용진 부회장과 전문경영인인 구학서 부회장의 ‘투톱’ 경영시스템을 무리없이 이끌고 있는 신세계 모델을 따를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 기사원문보기
책 제목 : 이타적 인간의 출현
지은이 : 최 정규
게임이론 이란 행위자들 간의 전략적 상호작용을 분석하는 이론이다. 전략적 상호작용이란 무엇인가? 어떤 행위자에게 돌아오는 보수가 그 자신의 행동뿐만 아니라 다른 행위자들의 행동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을 때 우리는 그 행위자가 전략적 상황에 처해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전략적 상황을 묘사하고 분석하는 데 게임이론을 응용한다. 이 책은 바로 우리가 현실에서 접할 수있는 여러 가지 게임이론을 어렵지 않게 풀어놓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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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사회는 ‘이기적인 개인’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런데 사회의 가장 기초적인 구조인 가족은 오히려 ‘가족을 위한 이타적 희생정신’을 바탕으로 하고있다. 부모는 왜 자식에게 헌신하는가? 우리는 왜 우리의 형제.자매의 헌신을 이기적으로 이용하지 않는가?
희생.이타적 행위등을 그 ‘행위자’의 관점에서 보지말고 그를 그렇게 하도록 명령하는 ‘유전자’의 입장에서 보자. 유전자의 관점에 서면 행위자(즉 우리들, 동물들 혹은 식물들)는 유전자를 보유하고 그의 명령에 따라 행동하는 담지자에 지나지 않게 된다. 즉 우리는 유전자를 담는 그릇에 불과해진다. 유전자는 자신을 복제해내는 능력을 가지고 있고, 자신을 가능한 한 많이 복제해내기 위해서는 자신을 ‘담고 있는’ 그릇과 같은 존재인 개체들이(사람, 혹은 동식물) 생식을 통해서 많은 자식을 가져야만 한다. 그리고 동일한 유전자를 가진 개체들은 서로의 생존과 번성을 위하여, 스스로를 기꺼이 희생할 용의가 있다. 피는 물보다 진하고, 유전자는 이성보다 강하다는 말이다. 이것은 ‘혈연선택이론’으로 이기적 유전자의 이타적 방식을 통한 진화이론중의 일부이다.
이 진화이론에 의하면 이건희 회장이 현재 겪는 수모는 자식을 위한 희생인 것이다. 이미 자신은 충분히 재산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째서 불쾌한 경험을 겪어가면서까지 재산을 물려주기 위하여 노력을 했을까?
기업가들이 사업을 하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물론 그 중에는 사회에 기여한다는 숭고한 이유도 있겠지만, ‘이기적 개인’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2가지로 볼 수있다. 하나는 개인의 성취의욕이고 또 다른 하나는 가족의 부양이다. 그런데 기업가에게 성취의욕만 있다면 기업은 영속성이 없어질 것이다. 왜냐하면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었던, 이루지 않았던 나이들고 죽을 때가 되면 전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고 떠나는 사람이 많아야 한다. 그렇지만 거의 모든 기업가들은 자신의 기업을 자손들에게 넘겨주려고 애를 쓴다. 왜? 설령 본인에게는 이타적 정신이 있었다 하더라도, 이기적 유전자가 허락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기적 유전자는 자신의 복제자들이 널리, 많이 그리고 안정되게 퍼지는 전략을 쓰고 있고, 유전자의 껍데기에 불과한 인간은 유전자 집단의 안정을 위하여 노력해야하기 때문이다. 집단 내에서 이타적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개체들은 종종 집단을 위해 스스로를 희생하기 때문에, 그러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지 않는 개체들과 비교했을 때 재생산의 기회가 현저히 줄어들게 된다. (일단 죽으면 생식이란 불가능하지 않은가?). 이전의 공산주의국가들처럼 부의 세습을 인정하지 않는 국가들의 경제규모가 쇠퇴하였고, 오래된 기업이 없으며, 그 규모 또한 크지 않은 것을 이런 관점에서 보면 충분히 이해가 갈 것이다.
기업가들은 왕성한 성취욕구와 도전정신으로 기업을 키우고, 자식을 통하여 자신이 이룬 바를 영속화하고자 한다. 그래서 가족기업의 수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수명이 긴 것이다. 보통사람들과 같이 기업가들도 자신의 아이들이 자신이 이룬 바를 오래도록 유지하면서, 자신의 유전자를 널리 퍼뜨리려는 유전자의 개체일 뿐이다.
지금 이건희회장은 더 많은 복제자를 만들려는 유전자가 만들어 놓은 게임판 위에서, 법이라는 인간이 만든 규칙에 따라 게임을 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