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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 : 2008년 7월 30일



끝모를 불황… 산업계 ‘생존형 동맹’ 확산




◆뭉치면 산다…’적과의 동침’도 확산




국내 산업계에 ‘생존형 동맹’이 확산되고 있다. 고유가,환율 급변,원자재값 상승 등의 대내외적 환경 악화와 끝 모를 불황에 대처하기 위해서다. 비용 절감을 위한 ‘적과의 동침’은 물론,제품 공급가를 높이거나 다른 기업의 신규 시장 진입을 막기 위한 동종업계간의 ‘단체행동’까지 이어지고 있다.




불황 속에서 신규 사업자를 배제하기 위한 진입장벽 만들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주유소업계가 단적인 예다. 신세계 이마트가 최근 SK네트웍스와 손잡고 올해 안에 주유소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고 선언하자,주유소업계는 불매운동까지 추진하는 등 반발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LG화학 삼성토탈 롯데대산유화 등 화학 3사는 내달부터 삼성토탈의 대산 프로필렌 생산공장(OCU)이 완공되는 대로 기초유분,부텐,프로필렌 등의 원료를 상호 교환,사용키로 합의했다. 삼성토탈이 인근의 롯데대산유화,LG화학으로부터 C4유분(부탄가스)을 받아 OCU에서 프로필렌을 생산한 뒤 이를 다시 양 회사에 공급하는 식이다. 에쓰오일도 최근 현대오일뱅크의 강원도 동해 저유소(저장탱크)를 공동 사용키로 계약했다. 저유소 신설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반대 등으로 신규 확보가 여의치 않자 현대오일뱅크에 ‘SOS’를 친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외환위기를 전후로 기업들 사이에서 ‘불황 카르텔’이 나타났던 것처럼,최근엔 생존을 위한 각종 형태의 동맹이 확산되고 있다”며 “그만큼 기업들의 상황이 어렵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장창민/손성태 기자 cmjang@hankyung.com ☞ 기사원문보기




책 제목 : 코피티션(Co-opetition)

저자 : 배리 J. 네일버프, 아담 M. 브란덴버거


코피티션은 협력(COOPERATION)과 경쟁(COMPETITION)의 약자이다.



비즈니스는 파이(Pie)를 만들 때는 협력이고, 그 파이를 나눌 때는 경쟁이다. 다른 말로하면 비즈니스는 전쟁인 동시에 평화다. 그렇기 때문에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서는 경쟁과 협력을 동시에 해야 한다.




이 책은 그 경쟁과 협력을 게임이론을 통해서 설명하고 있다. 그 게임은 상대방을 죽이지 않고도 경쟁할 수있고, 경쟁자와 협력하면서 자신의 이익을 도모할 수있다. 비즈니스의 궁극적인 목적은 자신에게 이롭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우리가 진행중인 게임을 잘 안다고 생각할 수있다. 그러나 그 게임은 항상 그보다 더 큰 게임의 일부분이다. 따라서 현재하고 있는 게임을 반드시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이러한 인식은 그 자체가 사람을 아주 자유롭게 만든다. 그것은 우리로 하여금 우리가 처한 당장의 상황을 넘어 멀리 볼 수있게 해주면, 그 제약에서 벗어나 게임을 변경함으로써 얻을 수있는, 더 큰 보상을 찾을 수있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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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과의 동침’

이처럼 ‘살벌하게 낭만적인’ 말이 있을까?

한 침대에서 잠을 같이 자고, 사랑도 할 수있지만, 어느 순간에라도 상대의 총탄이 나의 머리 속에 들어올 수있다는 사실은 전제로 하는 관계이다. 이런 관계를 기쁜 마음으로 맞는 사람이 있을까? 그런데 지금 우리 비즈니스업계에서 이런 일이 종종 일어나고 있는 모양이다. 비즈니스 환경이 어려워지니 별로 반갑지 않은 상황들이 벌어진다.




지금 당장 비즈니스업계가 해야 하는 일은 줄어드는 파이를 구하는 것이다. 남의 파이를 빼앗아 오는 것보다는 일단 파이자체가 없어지는 것을 막기 위하여 협력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어쩔 수없이 경쟁자와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그런데 이 협력의 끝은 어딜까? 아마도 참가자들 간의 협의로 이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누군가가 ‘이 정도면 파이는 충분히 커졌으니, 내가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해야되!’하고 외치는 순간이다. 그가 소리내어 욕심을 외칠 때에는 이미 오래전부터 배신을 준비해왔을 것이다. 그 게임에 참가하는 사람들 모두 이런 일이 벌어질 것을 예상하고 있을 것이다. 아마도 그 최초의 배신자는 자신이 되기를 바랄지도 모른다.




누군가 순진한 사람은 시장참가자 중에 가장 강한 기업은 버티기만 해도 혼자 살아남을 수있는데 ‘왜 그런 게임을 해야하나?’ 하고 생각할 수도 있다.




경쟁자가 실패하면, 당신이 이긴다는 생각은 지나치게 단순하고 위험한 견해다. 만일 경쟁자의 이익을 감소시키면, 그는 잃을 것이 적어지므로 더 공격적으로 나올 수있다. 그는 아무런 구애도 받지 않고 당신의 고객을 쫒아 다닐 수있다. 이와 반대로 경쟁자가 이익을 많이 낼 수록, 그는 – 가격전쟁이 벌어지면 – 잃을 것이 많아진다. 경쟁자가 온실에서 살고 있는 한, 그들이 먼저 돌을 던질려고 할 때는 큰 모험심이 필요하다. 그래서 그들은 회사의 운명을 거는 싸움을 함부로 걸지 못한다. 경쟁자들이 튼튼한 집이 아니라 유리집을 짓도록 도와 주는 것이 당신에게는 이롭다.




얼핏 보면 경쟁자와의 관계는, 경쟁적인 것으로서 승리와 패배의 관계이다. 경쟁자가 게임에 들어오면, 당신은 잃게 마련이다. 그러나 일단 게임에 들어온 뒤에 당신이 경쟁자와 상호작용을 하면서 함께 승리할 수있다면, 그렇게 많은 것을 잃는 것은 아니다. 시장에서는 경쟁자들과 전적으로 전쟁만 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전쟁이면서 평화이기도 한 것이다. 이 것은 네 가지 방향이 모두 마찬가지다. 고객, 공급자, 보완자, 경쟁자를 비롯하여 누구든 간에 순전히 친구의 역할 또는 순전히 적의 역할만을 전담할 수는 없다. 모든 관계에는 2중성이 존재한다. 협력과 경쟁의 요소를 동시에 갖고 있다. 전쟁과 평화, 즉 코피티션이다.




모든 게임은 다른 게임과 연결되어 있다. 한 곳의 게임이 다른 곳의 게임에 영향을 미치고, 오늘의 게임이 내일의 게임에 영향을 준다. 내일의 게임이 있다고 예상하는 것만으로도 오늘의 게임은 영향을 받는다. 1)지금 비즈니스계에서 일어나는 게임의 기본은 줄어드는 파이를 현상유지라도 하게 만드는 것이고, 2)내일의 게임은 파이를 키우는 게임이고, 3)그 다음에는 내가 지금보다 많은 부분(비록 지금보다 많은 양이 아닐지라도)을 차지하는 게임이고, 4)궁극적으로는 내가 가장 많이 차지해야 하는 게임’이다.




지금으로서는 첫 번째 게임이 잘 진행되어 시장의 파이가 커져야 한다. 그래야 시장 참가자들(경쟁하는 생산자와 판매자는 물론이고 소비자도 포함해서)에게 좋은 일이다. 지금의 상황이 기업들로서는 즐거운 일은 아니다. 때로는 경쟁과 전쟁을 혼동하지만, 다행히도 비즈니스는 전쟁과는 다르다. 전쟁은 상대를 물리쳐야만 내가 최대의 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경쟁상대와 벌이는 게임은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이익’을 만들어 내야 하는 경영목표를 이루어 가는 과정중의 일부에 불과하다.




그러니까 ‘적과의 동침’이라는 말보다는 ‘계약결혼’이라는 말이 더 어울린다. 두 말 모두 다 ‘배신과 결별’을 예상하지만, 누군가가 죽어야 하는 ‘전쟁’이 아니라, 파이를 키워서 나누기 위한 ‘경쟁’이니까.




아뭏튼 ‘백년해로’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시장의 파이가 커져서 모든 참가자들이 위자료를 두둑히 챙길 수 있는 만남들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