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중앙리서치 설문-한국인은 지금] 행복의 제1 요소는 화목한 가정생활




출처 : 한경닷컴 > 뉴스 > 정치/사회

일자 : 2008년 10월 12일






우리 국민들이 생각하는 행복의 잣대는 돈이 전부는 아니었다.






설문 결과 경제적인 여유가 행복의 필요조건은 될 수 있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라는 응답이 많았다. ‘경제적인 능력이 행복에서 몇 %를 차지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53.1%가 절반 이상이라고 답한 반면 46.4%는 절반 이하라는 답을 내놨다. 전체 평균을 내봤더니 경제력이 행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9.1%였다. 비교적 높다고 볼 수도 있지만 뒤집어보면 경제력이 행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지만은 않다고 생각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이는 ‘행복을 느끼게 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뭔가’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조사 결과 우리 국민들이 행복의 제1 충분조건으로 꼽은 것은 ‘화목한 가정생활'(49.3%)이었다. 다음으로 23.2%가 본인과 가족의 건강을 꼽았다. ‘경제적 여유’는 11.1%로 3위에 그쳤다. 이 밖에 ‘개인적인 여유시간과 취미활동'(6.1%),’대인관계'(4.3%) 등이라고 답한 이들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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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 : 가족 부활이냐 몰락이냐

저자 : 프랑크 쉬르마허




1973년 영국의 휴양지인 맨섬에 소재한 섬머랜드호텔에서 불이 났다. 이 중에는 가족과 온 사람들도 있고, 친구들과 온 사람들도 있었다.




일단 불이 나자 가족들과 온 사람들은 혼란의 와중에서도 서로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다했다. 심지어 건물 반대편으로 달려간 사람들도 많았으니 어떤 희생도 각오했던 것이다. 화재 순간 대형 야외 정언에 흩어져 있던 30가족중 절반이 가족을 찾아 헤맸고, 실제로 가족을 찾았다. 그리고 전원이 무사히 건물을 빠져나왔다. 친구들끼리 온 사람들은 어땠을까? 화재 발생시점에 흩어져 놀고 있던 19팀 중에서 탈출하기 전 서로를 찾아 헤맨 경우는 단 한 팀도 없었다. 화재가 발생하기 전에는 가족보다 더 진한 애정을 과시했지만, 사건이 터지자 순식간에 그 애정의 끈은 끊어져 버렸다. 친구들은 사방으로 흩어진 고독한 전사가 되었고, 가족은 번개같은 속도로 정렬한 구조대가 되었다. 이 사건의 조사자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결과로 미루어 보건대 가망없는 상황, 즉 패닉이론에 따르자면 모든 심리적 결합의 완벽한 붕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절반의 사람들이 가족과 함께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 73%가 한 사람 혹은 그 이상의 그룹 성원과 함께 탈출할 수있었고, 이들 그룹 성원의 다수가 가족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가족 구성원은 다른 가족으로부터 자신은 절대 버림받지 않으리라는 것을 모두가 알고있다. 가족이 이성을 잃지 않을 수있었던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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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요즘들어 자주 들리는 ‘대안적 가족’이라는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들은 줄어드는 가족과의 관계를 온-오프라인을 통하여 만난 사람들간에 이루어진 갖가지 ‘공동체’가 대신할 수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는 친족관계와 친구나 의붓 친족관계의 결정적인 차이점을 알고 있다. 친구와 의붓친족관계는 결국 머리굴려 고민한 주고받기의 대차대조표를 제시해야 한다. 이를 두고 진화심리학은 ‘상호협력’이라고 부른다. 반면 친족관계에서는 주고받기의 불균형이 허용된다. 물론 친족 간에도 한쪽의 일방적인 이타주의 때문에 다툼이 있을 수도 있지만, 상호 교환의 불균형이 일생동안 인정되는 관계는 친족관계뿐이다.




그리고 그 가족관계의 가장 큰 혜택을 입는 사람은 아마도 그 가족의 ‘막내’이기가 가장 확률이 높을 것같다. 막내는 무엇을 잘못하면 위의 누나.형들이 도와줄 것이지만, 잘되어도 윗 사람들에게 베풀어야 할 의무를 별로 느끼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우리 집에서도 항상 막내가 문제이다. 녀석은 주기적으로 온 가족들에게 고민거리를 던져준다. 그러면 우리 부모와 형제들은 막내보다 더 고민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도움을 주려고 애를 쓴다. 아마 가족들의 이런 애정이 없었다면 녀석은 여러번의 실패와 어려움을 견디지 못하고 재기를 위한 노력은 꿈도 꾸지 못하였을 것이다. 아마 집안에서는 ‘잘되면 나중에 떡이라도 사주겠지 하는 마음과, 그래 저 정도의 말썽피는 놈이 하나쯤은 있어야지 형노릇, 누나노릇하는 재미도 있지 하는 마음’으로 아슬아슬하게 막내를 쳐다보고 있는 것같다. 다행히도 막내는 잘생긴 외모와 세련된 말투에도 불구하고 집안을 혼란하게 할 만한 말썽은 피우지 않고 있다. 천성이 그래서 그런가보다. 요즘 경제가 위기라고 하는 데, 막내가 하는 일이 어서 빨리 잘 풀렸으면 하는 게 형제들의 마음이다.




‘인간은 인간에게 불행을 물려준다?’. 인간은 출산을 통해 다음 세대에게 불행을 건네준다며, 아이를 낳지 않는 사람들이 많은 모양이다. 하지만 불행만 물려주는 게 아니라, 가족간의 사랑이나 행복 또한 물려준다는 생각은 왜 하지 않는가 모르겠다. 그리고 그 가족간의 관계가 결국은 사회 전체를 향한 이타심의 발로이다. 그런 면에서 우리 집의 막내는 철들고 잘되면 사회에 대한 이타심을 충분히 발휘할 것이라고 믿는다.




우리 집의 말썽꾸러기 막내는 ‘홍재화’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