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분은 운동을 하면서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본 적이 있습니까?
윗몸일으키기를 할 때는 벤치가 거울 앞에 있어서 내 모습을 보면서 운동을 한다. 하나 – 자 이제 시작이다, 둘 – 그래 열심히 하자, 셋-열심히 사는 네 모습이 보기 좋구나,…열 – 오늘 일이 잘 풀리지 않는구나, 열하나 – 좀 더 생각하면 뭔 일이 나겠지, ….스물 – 막내가 집에 올 때가 되었네….스물다섯 – 그래도 오늘 드디어 신발 판매가 시작되었어, 스물여섯 – 아내와 집에서 축하주 한잔 해야겠구만 …… 서른다섯 – 오늘 핀란드하고 채팅할 때는 사진 좀 보내라고 해야겠다 ……서른 여덟 – 땀이 많이 났네, 서른아홉 – 그래 넌 와신상담하고 있는거야, 마흔 – 수고했어 보기좋다.
매번 누웠다가 일어서면 거울에 비친 나를 보며 나는 나에게 묻고 대답한다.
헬스클럽에 들어서면 우선 가볍게 몸을 풀고는 벤치에 누워서 윗몸일으키기를 40번하고, 푸시업 30번 그리고 근육운동을 하고 런닝머신으로 올라간다. 런닝머신에서 30분내에 4킬로를 뛰거나 걷거나 한다. 그리고 다시 내려와서 3-4가지 근육운동을 10분정도 가볍게 하고, 다시 런닝머신으로 올라가서 또 30분내에 4킬로를 뛰거나 걷는다. 그리고 마무리로는 가볍게 맨손으로 몸풀기하고 벨트머신을 10분가량 하고 샤워를 한다. 런닝머신에 있는 시간은 약 1시간, 전반 30분 4킬로, 후반 30분 4킬로로 도합 8킬로가 기준이지만 이제는 25-28분이면 주파를 한다. 처음에는 빠듯하거나 모자랐지만 이제는 넉넉하고도 남게 되었다. 이 한시간동안 주로 런닝머신 앞에 있는 스크린으로 디스커버리, 미드 나 패션관련 방송을 본다. 따로 영어공부할 시간을 내기 어려운 마당에 운동을 하면서 영어방송을 들으니 1석2조이다. 천천히 걸을 때는 눈을 감고 들리는 대로 따라하기도 해보았지만, 뛰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그저 들리면 들리는 대로 듣고, 아니면 지나가는 식이지만 영어감각을 유지시켜주는 유일한 시간이다. 재미있거나 흥이 나는 방송을 보고 듣다보면 뛰는 힘겨움을 많이 덜어준다. 계기판을 보면서 ‘얼마나 더 뛰어야 하나?’를 생각하다보면 그 시간이 지루하지만, 스크린을 보면서 아직 나의 영어리스닝이 녹슬지 않았음을 확인하는 즐거움에 몰입하다보면 런닝머신에 있는 시간이 즐겁기조차 하다.
약 1시간 반정도를 운동하고 나면 얼굴은 땀 투성이이고, 옷은 마치 물에서 갖나온 사람같은 나의 모습을 볼 때 난 내가 열심히 살고 있음을 확인한다. 그리고 내 속의 ‘야망’이 점점 커가고, 그 성취에 대한 자신감이 높아져간다.
샤워를 한다. 마무리로 찬 물을 뒤집어쓴다. 내 몸에서 끓어오르던 열기가 식는다. 하지만 그 뜨거움이 사라져 버리는 것이 아니라, 내 몸 저 깊은 곳에서 뭉쳐지는 느낌이다. 아, 시원해. 거울 앞에서 몸을 말리고 머리를 빗으면서 내 얼굴을 본다. 땀의 응출력에 밀려 모든 불순물이 빠져나가고, 번들거리는 기름기도 없이 그저 발그스레한 뽀얀 내 얼굴이 보인다. 그럼 난 나에게 이렇게 말하고 다시 세상속으로 뛰어든다.
너 참 멋있어!!!
1주일에 2-3번 정도는 동네 헬스클럽에 가서 운동을 한다. 학교다닐 때나 군대있을 때 남들이 축구하자고 하면 난 그늘부터 찾는 ‘운동 고문관’이었다. 그런데 요즘 나의 운동량은 거의 군대있을 만큼한다. 매번 런닝머신에서 뛰거나 걷는 8킬로면 군대있을 때 아침 구보보다 거리가 멀다. 그 이상 뛰는 것은 특별한 행사때나 하는 거리이다. 20대때도 그렇게 싫어했던 운동을 요즘은 죽어라 하고 한다. 왜? 진짜 내 몸이 망가지는 줄 알았었으니까!
2008년 3월, 봄이 다가오자 몸이 이상해졌다. 우선 허리가 뻐근해서 움직이지 못하게 되었고, 팔은 찬 곳에 닿기만 해도 찌릿찌릿해서 도무지 어디 팔을 갖다 댈 수가 없엇고, 어깨를 돌리 못할 지경이 되었다. 4월이 되어 하는 수없이 근처의 병원에서 두달동안 물리치료를 받아야만 했다. 겨우 몸이 추스러지자 건강에 대한 두려움이 들기 시작했다.
아직 해놓은 것은 없는 데 아이들은 자라고 있고, 우리 부부의 노후보장도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일단은 내몸부터 정상으로 만들어야 겠다는 절실함이 뼈져리게 느껴졌다. 운동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근처의 헬스클럽에 등록을 하고 운동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런닝머신위에서 뛰는 것은 고사하고, 빨리 걷기도 힘들었다. 하지만 건강에 대한 절실함이 나로 하여금 운동을 돈벌기 위한 일만큼이나 중요하게 생각되었다. 1주일에 3-4번은 헬스클럽에서 1-2시간씩 운동을 하였다. 그렇게 시작한 운동을 아직도 하고 있다. 벌써 1년반을 런닝머신에서 미친 듯이, 이를 악물고 뛰다보니 이제는 몸이 많이 좋아졌다. 오히려 체력이 30대때보다 나아졌다. 집사람도 몸을 움직이는 것에 대한 거의 선천적인 거부감을 가지고 있던 내가 열심히 헬스클럽에 다니는 모습을 보며 신기해 하더니 자신도 다니기 시작했다.
한 번은 친구를 만나기로 약속을 하였는 데 약간 늦은 적이 있었다. 그 때 급한 마음에 뛰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한참을 뛰다보니 뒤에는 배낭까지 매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상할 정도로 몸이 힘들어 하지 않았다. 내가 생각해도 너무 신기했다. 체력이 좋아지니 술을 먹고도 힘이 남아도는 것을 느낀다. 이전에는 술을 먹으면 몸에서 견디지를 못하고 잠을 자려고만 하고, 집으로 가려고만 했지만, 이제는 술을 깨려고 근처의 책방을 찾아서 막내녀석에게 줄 책을 사가는 게 버릇이 되었다. 그렇게 해야 집에 들어가서 편히 잠들 정도가 되었다.
몸이 많이 정상이 되었지만 그래도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 그 때의 경험이 건강에 대한 절실함을 깨우쳐 주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건강이라는 것이 어느 순간에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두려움도 있다. 나하고 10여년을 필맥스 발가락양말 사업을 같이하시던 독일의 파트너 사장님도 갑자기 간암으로 돌아가셨다. 그리고 그 분이 돌아가시기 전에는 독일 쪽의 일이 전혀 진전이 없었다. 처음에는 왜 그런지도 몰랐는 데, 건강때문이라는 것을 알자 이 쪽에서도 전혀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었다. 이처럼 불가항력적인 병도 있겠지만 적어도 나의 게으름으로 생겨날 수 있는 병을 만들지는 말아야 겠다는 각오이다. 게다가 운동을 하면서 뱃살이 많이 빠진 날씬한 몸을 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두루뭉실한 배의 둘레가 그저 삶의 궤적이거니 하면서 지내다가 뛰면서 살을 빼고 나니 몸매가 제법 된다. 뭐, 그렇다고 이두박근, 삼두박근을 논할 정도는 아니다. 애초부터 몸매를 가다듬기 위하여 시작한 운동이 아니라서 근육운동을 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일단 처진 뱃살을 보지 않는 것만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더불어서 주기적으로 찾아오던 디스크 통증이 사라졌다. 한번 아프기 시작하면 1주일은 기어다녀야 했는 데 그게 사라지니 1년에 보름은 더 일할 수있게 된 셈이다.
이런 보이는 잇점말고도 운동을 하는 내 모습에 나 스스로가 몰입되는 즐거움이 나로 하여금 ‘운동중독’이 되게 한다. 땀에 젖은 거울 속의 나는 내가 보아도 반할 정도로 멋있어 보인다. 그리고 땀이 흐르면 내 몸속의 온갖 불순물이 빠져나가는 기분이고, 운동후 샤워를 하고 내 피부를 만져보면 정말 매끄럽게 느껴진다. 그런 내 모습을 보기위하여도 땀을 빼고 싶어서 안달을 하게 된다.
난 항상 건강할 줄 알았다. 그러나 이제는 아니다. 하기사 작은 아버지는 나보다 더 젊을 때 돌아가셨다. 그리고 줄줄이 남겨진 4명의 사촌들과 작은 어머니의 고생이 심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몸을 팔아서 먹고 사는거다. 직업 여성만이 아니다. 일단 몸을 팔 수있어야 머리도 팔 수있다. 건강하지 않으면 만사가 귀찮아진다. 컴퓨터 앞에 앉아 있을 힘도 없는 데 투지는 뭐고, 용기는 뭐며, 사업은 무슨 사업. 무조건 건강해야 한다. 특히나 구멍가게 사장의 허약함은 가족은 물론 회사 전체를 위험하게 한다. 대통령 선거시 건강하지 못한 사람은 당연히 후보에 오르지도 못한다. 그리고 선거기간 내내 강행군을 하다가 혹시 기침이라도 하면 ‘건강 적신호’로 받아들여지고 득표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수많은 인재들을 언제든지 채용할 수 있는 대통령의 자리도 건강이 그렇게 중요하다. 하물며 ‘사장’이 무엇이든 다해야하는 구멍가게에서는 사장의 능력이 회사 전체의 능력이고, 사장의 건강이 회사의 건강이다. 잘 나가던 회사가 어느 날 갑자기 사장이 교통사고, 암으로 죽었을 때, 회사마저 죽어나간 구멍가게들이 꽤 많다. 사장은 일만 위해서 뛰면 안된다. 자기 건강을 위해서도 뛰어야 한다.
구멍가게 사장들이여 술 한 두잔 적게 먹고 뛰자. 업무상먹는 술은 가급적 줄이고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음주는 아예 없애자. 대신 뛰자. 뛰고 나서 뽀애진 자기 얼굴을 보자!
얼마 전에 TV를 보니 운동을 하면 나오는 ‘아드레날린’이 중독성이란다. 그 뜻은 처음이 힘들지 조금만 지나면 뿜어져 나오는 아드레날린에 중독되고, 그럼 운동 자체를 즐기게 된다고 한다. 아드레날린은 또 스트레스를 줄거움으로 바꾸어준다.
운동을 하면서 거울을 보자!
1) 내가 멋있어 보인다.
2) 스트레스를 즐기게 된다.
3) 건강이 좋아진다.
4) 투지가 타오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