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의 유연성,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다



신발은 부드러워 발이 움직이는 대로 변해야 할까, 아니면 고정적인 모양을 가지고 있어서 발바닥의 자극을 줄여주어야 할까?



1970년대 나이키가 와플기계에 고무를 넣어 본격적인 운동화를 만들기전까지만 하더라도 거의 모든 신발은 밑창이 얇고 부드러웠다. 아직도 가끔 볼 수 있는 고무신이나 짚신이 그런 신발의 전형이라고 할 수있다. 그렇지만 신발에 부드러운 충격완화 장치가 들어가고, 프레임이라는 ‘변형방지 장치’가 들어가면서부터 신발은 두껍고 일정한 모양을 오래동안 유지하는 것이 좋다는 개념으로 변형되었다. 이후 인간의 걸음걸이는 발이 자기가 디디고 있는 지형의 변화에 따라 스스로 모양을 바꾸면서 신경계통과 연결되어 온 몸으로 걷는 행위로부터, 발과 몸의 신경이 분리되어 상호연관성이 줄어들었다.



이는 사실상 인간의 맨발과 신발도 일체성을 갖기 어려운 구조였다. ‘트랜스워킹’을 지은 ‘서정록’에 의하면 걸을 때 앞발의 뒤꿈치가바닥에 닿으면, 뒷발의 발바닥 앞부분과 발가락들이 굽혀지는데, 이 부분이 잘 굽혀지려면 신발의 밑창이 유연해야 한다고 했다. 밑창이 딱딱해서 잘 꺾이지 않으면 발바닥 앞부분을 구부려 앞으로 차고 나가는 것이 어려워진다. 뿐만 아니라 하중을 발뒤꿈치와 발바닥, 발가락 등에 고르게 분산시켜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제 신발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밑창의 개념이 다시 본래의 형태로 돌아가기 시작하고 있다. 가급적이면 걸을 때 발의 모양이 변함에 따라 신발도 변하게 하는 밑창들이 하나둘 선보이고 있다. 필맥스의 맨발신발은 밑창 자체를 내구성이 매우 강한 1mm두께의 부드러운 고무로 만들어 아예 맨발로 걷는 듯한 느낌을 주고자 하였다. 이에 비하여 나이키 프리는 앞뒤, 좌우로 분리시켰고, 프로스펙스는 앞뒤로만 굴신이 가능하게 하였지만, 발바닥이 지면의 정보를 신경을 통하여 운동회로로 보낼 정도로 부드럽지는 않다. 아직은 과도기적 입장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신발과 발의 일체화를 이루고자 하는 밑창의 개발이 그 속도를 더 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