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혁명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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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이 시작하는 ‘글로벌시대 구멍가게 경영하기(가제)’ 원고입니다.
앞으로 출간시까지 이 곳에 연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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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혁명의 시대
정보화 시대라는 말은 아마도 80년대 중반부터 나왔던 것같다. 대학에 다닐 때 듣기 시작하였으니까. 그렇지만 정보화 시대라는 말이 실감이 난 것은 1997년경 인터넷이 본격적으로 떠오른 다음이다. 그 이후부터 IT산업이라는 말도 나오고, 온갖 새로운 용어들이 터져나오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세상은 아주 빠르게 변해서 이제는 97년 이전을 상상하기도 어려워졌다. 역사는 아날로그로 이루어진 디지털 이전과 디지털 시대로 나누어 졌고, 모든 일들은 통신선로의 대용량화와 초고속화로 귀결이 되는 ‘정보화’와 이로 인하여 소멸된 지리적 거리로 인하여 촉발된 ‘세계화’이다. 정보화와 세계화는 거의 모든 생활 습성을 바꾸어 놓았고, 경제적으로는 ‘디지탈 경제’라고 부르기 시작하였다.
디지털 경제의 등장배경에는 크게 직접적 배경과 간접적 배경으로 나누어 볼 수가 있다. 직접적 배경에는 미국 IT산업의 성장과 인터넷의 상용화이다. 침체하였던 미국의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하여 ‘정보의 고속도로’를 주창하며, 미국의 굴뚝산업 체제를 IT중심의 체제로 바꾸기 시작하였다. 이 것은 기존의 기업의 성장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쳐서 1980년대에 미국의 Global기업 순위에 있지도 않던 많은 기업들이 2000년대에는 절반 이상이 정보통신 계열의 기업이 차지하게 되었다. 이처럼 미국의 주도아래 세계 경제는 디지털이라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해 가고있다. 또한 인터넷 사용자의수도 구준히 증가하여 전 세계의 10억명 이상이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다. 이제는 인터넷으로 이용한 정보검색뿐만 아니라 전자상거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점점 새로운 산업의 영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두 번째로 간접적인 배경에는 경제의 글로벌화이다. 70년대 이래 초국적 기업의 급성장으로 이미 자본의 글로벌화가 진행되었다. 1987년부터 관세장벽을 철폐하기 위해 우르과이 라운드가 시작되었고, 마침내 WTO체제가 탄생하여 완전 경쟁 시작을 촉진시키고 있다. 또한 각국은 FTA를 통하여 더욱 더 시장개방과 관세 자유화를 통하여 새로운 경제 체제의 글로벌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디지털 경제의 특징을 말하자면 기업의 업무처리에 있어서 넷트워크화된 컴퓨터를 활용함으로써 일의 효율성이 매우 높아졌고, 그로인한 효율성과 생산성이 매우 커져 기존의 생산방식과는 다른 형식의 시너지효과가 발생하여 기업의 효율성이 극대되는 데, 그 기반에는 생산시설과 같은 유형의 자산보다 특허권. 종업원의 창조력등과 같은 무형의 지적 자산이 더 공헌한다는 점이다. 이제 우리는 새로운 세계에 접어들었으며, 모두들 과거는 잊고 미래를 준비하라고 한다. 그러나 어떻게 미래가 다가올지 아무도 모른다. 애초부터 하루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사람이지만, 적어도 과거에는 평균적인 삶에 있어서 자신의 앞날은 속한 신분에 따라서 변하지 않고 죽을 때까지 지속되었다. 예를 들면 대부분의 기업들은 어느 나라든 종신고용을 기본적인 사용자와 노동자간의 기본적인 바탕으로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다운사이징, 리엔지니어링, 리스트럭처링, 기업 합리화등의 말은 노동자에게 있어서는 ‘해고’라는 말과 다름이 없다. ‘물질적 안정’이란 매우 드문 상황이 되었다. 기업과 인간은 점차 두 분류로 나누어지고 있다. 새로운 경제시스템에 적응한 쪽과 그렇지 못한 쪽. 둘 사이의 간격은 점점 넓어져 갈 것이다. 그러나 다행히 적응하였다 하여도 결코 안심할 수 있지는 못하다. 왜냐하면 디지털 경제에서 안정이란 없기 때문이다. 기업은 종래의 생산위주 시스템에서 시장위주의 시스템, 지극히 짧아진 제품 수명주기와 신제품 개발 주기, 저비용 고품질의 강조, 세계적인 경쟁과 다양해진 시장 환경등에 잠시라도 뒤처진다면 가차없이 퇴출된다. 이 과정에서 기업의 수익성은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기업의 수익에서 임금을 받는 노동자 또한 육체 노동자나 지식노동자 구별없이 빨라진 속도경쟁에 빨려들어 가게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우리의 생활양식과 사고방식을 송두리째 바꾸고 있다. 전혀 상상하지도 못했던 많은 일들이 가능하게 되었고, 고도의 소비생활을 영위하게 되었지만, 아쉽게도 우리가 삶의 가치를 두고 있는 많은 것을 없애기도 하였다. 그 중에서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도덕’의 개념조차 바뀌고 있지만, 새로운 기준은 아직 나타나고 있지 않다. 우리는 혼돈의 기원에 서있지만, 앞으로의 세상은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다. 다만, 과거에는 ‘배고픔’이 우리를 움직이게 하였다면, 이제는 ‘두려움’이 우리를 움직이게 하고있다. 점점 더 자욱해지는 안개속을 시속 150킬로로 고속도로를 달려가는 우리의 앞날에 무엇이 나타날지 모르는 그 두려움으로 미래를 더듬어 가는 그 두려움. 상당수의 사람들이 현재보다 생활이 악화되어 가고 있고, 그 나머지도 자기에게도 그런 어려움이 닥칠 수있다는 분명한 두려움이 현대인을 움직이게 하고있다. 과거의 실패는 성공의 열쇠였지만, 앞으로의 실패는 돌이키기 어려운 깊고 어두운 함정이다. 이제 세상은 남의 실패를 옹호하면서 감싸주기에는 내 자신도 감당하기 어렵게 되었다. 그리고 여러번의 실패와 재기를 시도하기에는 드는 돈이 너무 많이 든다. 흔히들 앞으로의 시대는 80/20의 시대라고 한다. 어쩌면 95/5의 시대가 될 수도 있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잠시 멈추어서서 고민을 해야 한다. ‘현재 우리가 가는 길이 행복해져 가고 있는 길인지, 아니면 불행해져 가고 있는 길인지.’ 세계사회, 위험사회, 시민사회, 지식사회, 포스트모던사회 등등….현재 우리가 살고있는 사회를 일컫는 수많은 정의들. ‘인간의 행복을 어디에 두는 가’하는 관점은 다양할 수있다. 그러나 가장 근저에 있는 가정은 스스로의 존재를 소중히할 수있을 정도의 물질적 기반은 갖추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과학이 이루어 놓은 찬란한 발전들. 덕분에 우리는 분명 우리의 조상들이 누리지 못했던 많은 특권을 모두가 향유하면서 살고있다. 생산자로서 우리는 더 적은 비용으로 훨씬 더 많은 산출물을 낼 수있게 되었다. 그리고 소비자로서 더 적은 비용으로 더 많고, 좋은 물건을 소비할 수있게 되었다. 밝음이 있으면, 어둠이 있는 법. 발전은 기존의 사회적 질서와 자연 환경 파괴 및 부존자원의 급속한 소진을 불렀고, 현대인들은 의식주등 모든 면에서 자연의 역습에 괴로워하면서, 발전의 부정적인 면에 주시하기 시작하였다. 더글러스 러미스처럼 ‘경제성장이 안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라고 질문하면서, 마이너스 또는 제로성장을 주장할 수도 있지만, 스스로의 존엄성을 지키지 못한다면 그 의미가 없는 허구일 뿐이다. 그리고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있다.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하여 적당히 조절되어 모든 이들이 최선의 상태에서 살아 가는 ‘이상적 사회’를 꿈꾸고 있다. ‘자원의 최적 분배’야말로 경제학자들의 오랜 꿈이었지만, 그 실현은 점점 멀어져가고 있다. 오히려 물질적 만족이야말로 행복의 최소 조건이지만, 이제 그 본말이 전도되어 물질적인 모든 것이 우리를 지배하고 있다. 그 것은 좀더 많이 갖기 위한 노력일 수도 있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현재 향유하고 있는 물질적.정서적 조건들을 놓치지 않기 위한 두려움, 또는 최악의 상태로 떨어지지 않기 위한 두려움에 몸서리를 쳐야만 하는 사회가 되었다.
미국의 경우 민간경제 및 제조업 부문의 실질임금이 1965년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한국도 97년 IMF이전 수준의 실질 소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노동 절감형 기술의 발달로 인하여 일자리 감소가 이제는 전세계적인 추세로 자리를 잡고있다. ‘배고픔’ 때문에 움직여야만 하던 인간이, ‘미래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움직여야 한다면 우리는 그 것을 발전이라고 할 수있을 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