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도적 리더십을 보장해야 경기회복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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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제도적 리더십을 보장해야 경기회복 가능하다? 사진 : http://cafe.naver.com/hillsra/506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가 한국에 온다. 그가 미국에 갔을 때는 오바마와의 제대로 대접도 못받고 일체의 의전을 무시한 채 실무적인 회의만 하고 온 모양이다. 그런데 그 이유가 노다총리가 언제까지 재임할지 모르는 데, 빨리 결정해야 할 일들은 쌓여있으니 만난 김에 결정 내릴 것은 내려버리자는 의도였다고 한다.
2010년 6월 취임한 간 총리가 1년3개월이란 짧은 기간을 수행하고 물러났다. 일본 민주당은 1955년부터 54년간 집권한 자민당을 물리치고 2009년 8월 중의원 선거에서 정권 교체에 성공했지만, 이후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는 8개월 만인 2010년 6월 물러났다. 최근 5년간 일본 총리들은 자민당 정권의 아베 신조(366일)와 후쿠다 야스오(365일), 아소 다로(358일) 총리에 비하면 간 총리의 재임 기간은 449일에 달해 그나마 길다고 할 수 있다. 일본식 내각제가 장단점이 있기는 하겠지만, 아무래도 요즘 일본의 상황에 비추어보며 썩 좋은 제도같지는 않다.
벌써 경제는 잃어버린 20여년이 되었고, 일본 원전사태로 전 국토의 상당한 부분이 쓸모없게 되어 내버려두는 것은 물론이고 사람이 들어가지 못하게 해야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그런데도 정치인들은 그런 총합적인 문제를 풀기는 커녕 당파싸움에 몰두하면서 총리갈아치우기만 계속하고 있다. 지금의 제도로는 누가 총리가 되어도 리더십을 발휘할 수 없는 상태이다.
이런 일본을 보면서 ‘리더십’이라는 단어를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리더십이란 어찌보면 민주주의와는 그리 어울리는 단어는 아니다. 약간의 ‘독단적인 면’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위기를 맞이했을 때 반대파의 저항은 물론이고, 지지자들의 보다 나아보일 것같아 보이는 의견들을 넘어서서 자신의 생각대로 국민이나 회사의 직원들을 이끌어가야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리더이다. 또한 민주주의와 경제와의 관계도 다시 돌아본다. 그런데 경제발전이 민주주의를 가져왔지만, 민주주의가 경제 발전에 필수라는 등식이 많이 약하다. 독재->중국, 민주화 -> 중남미의 사례가 그렇다. 그러면서 ‘의사결정 과정도 중요하지만, 그 결정을 지속적으로 수행하는 추진력’ 또한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사례가 후진국인 중국이나 중남미 뿐만 아니라, 이미 선진국의 대열에 들어선 일본을 보니 더욱 리더십이 중요하게 느껴진다. 20여년동안 계속 후퇴하는 일본의 원인이 무엇인 지 딱 잡아내지는 못할 지라도, 장기적인 리더십의 부재도 그 중의 하나가 아닐까?
그런데 지금의 일본으로서는 총리가 뭔 결정을 하기도 어렵지만, 1년마다 바뀔 수 있는 지금의 제도로는 위기극복이 어렵지 않나하는 의구심이 든다. 아무래도 개헌을 해서 총리가 장기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는 보장된 장기 재임의 기반을 만들어 주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