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을 해야한다
파나마에 처음갔을 때의 일이었다. 동네에 조그만 광장이 있고, 그 앞에서 맥주를 파는 선술집이 있었다. 그리고 그 공터는 동네 사람들의 놀이터였는 데, 사람들이 흥이 겨우면 선술집에서 틀어주는 음악을 들어가며 맥주를 마셔가며 춤을 추곤 했다. 그런데 어른아이할 것없이 같이 즐기는 음악의 리듬이 같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1-2년단위로 세대차이가 난다고 할 만큼 연령별 음악이 틀리다. 심지어는 ‘요즘 아이들이 하는 말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불평을 할 만큼 한국어도 세대차이가 난다. 아무리 떠들썩하게 했던 엄청난 일도 한국에서는 며칠을 못넘기고 새로운 주제로 넘어간다. 그만큼 뭔가 큰 일들이 자꾸만 터진다. 좋게 말하자면 역동성이 넘치는 것이고, 심하게 말하자면 ‘정신차리고 살기 어렵다’는 곳이 한국이다.
한 마디로 한국에서는 제품의 라이프사이클이 너무 짧고 시장규모가 작다. 그러다보니 아무리 잘해도 수익성을 내기 어렵고,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한국에서 웬만큼 오래되었고, 규모가 된다하면 다 수출기업인 이유가 있다. 수출을 하면 여러 가지 장점이 따른다. 1) 가장 큰 장점은 규모의 경제를 살리 수있다는 점이다. 내수시장에서 100번 마케팅하고 영업을 해야 팔 수 있는 정도의 물량을 한번에 보낼 수있기 때문이다. 규모의 경제를 갖게 되면 상당한 잇점들이 있다. 우선 생산단가와 영업비용을 낮출 수있다. 그로 인한 내수시장에서의 경쟁력도 확보가 더 수월해진다. 뿐만 아니다. 새로운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여력이 훨씬 커진다. 신제품을 만들 때 100개를 팔 수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만드는 R&D비용의 부담과 1만개를 팔 때 소요되는 예상비용은 개단 단가로 따지면 훨씬 낮아지기 때문이다. 2) 위험을 분산할 수있다. 라이프사이클이 짧고 시장세분화가 매우 좁게 되어있는 한국만을 상대로 할 때보다는 비교적 시장의 흐름이 길고 규모가 있는 해외 시장을 상대로 한다면 하나의 제품을 만들어서 오랫동안 판매가 가능하다. 유행이 확 생겼다가, 어느 순간에 사라지는 위험이 줄어든다. 때로는 한물간 물건도 외국에서는 이제 막 소개되는 경우도 많다. 3) 수익성이 높아진다. 규모의 경제가 커지고 위험이 분산된다는 것은 경영에서 상당한 효율성을 기할 수있다는 의미이다. 게다가 판매대금의 회수위험도 높아진다. 특히 신용장을 주거래 수단으로 한다면 영업위험도 매우 낮다. 선적을 하면 바로 대금회수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설령 신용장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선금으로 계약액의 상당부분을 받는 것이 일반적인 수출 관행을 보아도 자금의 운용측면에서도 상황은 매우 좋아진다. 4)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 바다건너 멀리 떨어진 나라들과의 무역은 좁고 급격한 내수시장만큼 상황이 빨리 변하지 않는다. 그건 수출자나 수입자나 모두 어느 정도는 긴 호흡을 가지고 시장을 예측하려 하고, 이에 따라 물건을 사고 팔기 때문이다. 기업의 안정성이란 면에서 보면 대단한 장점이다. 그리고 일단 거래를 트기 시작하면 상대방을 바꾸기가 매우 어렵다. 바이어에게 믿을 주었다면 적어도 몇 년은 계속해서 관계를 유지할 수있다. 이외에도 해외 시장의 흐름을 빨리 알 수있어서 신제품을 내는 데 중요한 정보를 받아들일 수도 있다.
물론 수출이 생각보다는 쉽지 않다. ‘딱’하고 물건을 내놓으면 바로 ‘된다, 안된다’라는 반응을 보이는 내수시장보다는 마케팅활동이 오래 걸리고, 해외 소비자들의 취향을 파악하기 어렵기는 하다. 그렇지만 아무리 뛰어봐야 우물안인 한국보다는 역시 수출을 하면 많은 기회가 주어지는 것은 틀림이 없다. 수출과 내수를 겸비한다면 성장규모, 지속가능성, 위험분산등 잇점을 누릴 수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보다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을 두드려 볼 필요가 있다. 때로는 내가 노력하지 않았는 데, 해외 바이어가 먼저 만들어 달라는 경우도 있고, 국내 수출업체가 대신 수출해보겠다는 경우도 있고, 코트라에서 해외 인콰이어리를 보내는 경우도 있다. 어떤 경우든 일단 해보자는 경영진의 의지가 중요하다. 그냥 안주하기에는 ‘한국은 너무 좁다’.
사진 : http://www.insightofgscaltex.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