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계자 선정했나요?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
 A 재무 본부장의 이기

회사 경영이 좋지 않은 중견 제조회사를 컨설팅할 때의 일이다. CEO의 재무 본부장에 대한 신뢰는 각별했다. 회사의 재무 뿐 아니라 전략과 인사에 대한 모든 결정을 상의하고, 회사 중요 업무의 많은 부분을 위임한 상태였다. 그러나, 재무 본부장에 대한 직원들의 인식은 CEO와 상반되었다. 재무본부장이 회사를 망하게 하고 있다는 것이 대부분 인터뷰 내용이었다. 첫째, 재무 본부장은 자신의 후계자를 두지 않는다고 한다. 재무 본부 팀장들은 전부 이제 갓 팀장이 된 초보 관리자이다. 이유는 재무본부장이 부임해 기존에 뛰어난 성과를 내던 팀장은 타 부서로 전배시켰고, 성과가 나지 않는 팀장은 보직해임 또는 퇴직시켰다고 한다. 조직내 자기보다 더 많이 알거나 성과를 내는 사람이 없도록 하고, 시키는 일만 잘하는 조직으로 이끌고 있다고 한다. CEO와 임원 전반에 대한 의견을 나눌 때, 항상 재무본부장은 조직 내 인재가 없어 자신이 일의 방향과 전략, 의사결정과 추진까지 하다 보니 힘들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CEO에게 재무 본부장을 타 부서 또는 자회사로 보내거나, 퇴직을 고려하면 어떻겠냐고 건의했다.임원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바로 후계자 육성이다. 뛰어난 직원을 조직에 관리자로 선발하여 엄하고 강한 육성을 통해 자신 보다 더 길고 멀리 보며, 성과를 내도록 양성하는 것이 임원의 역할이다. 자신의 자리에 연연하여 후계자를 키우지 않는 임원은 조직과 구성원의 사기와 성장 의욕을 꺾고 떠나게 하거나 결국 회사를 망하게 하는 요인이 된다.

후계자 선정 시 고려사항

최고경영자는 관리자, 경영자 중심의 리더 핵심인재풀과 핵심직무를 중심으로 한 핵심직무전문가 풀을 수립하여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가져가야 한다. 풀에 들어오는 인재는 첫째, 건전한 가치관을 갖고 있어야 한다. 인성 및 리더십 진단을 매년 실시하고, 핵심가치 사내 강사, 정도경영 전파자와 같은 역할을 부여하여 올바른 가치관이 정립되고 실천하도록 가져가야 한다. 둘째, 담당 직무에 대한 전문성 진단을 실시하여 최소한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고 대안을 수립하여 문제를 해결하고 가르칠 수 있는 수준은 되어야 한다. 매년 도전과제를 부여하여 이러한 전문역량을 평가하는 방식이 효과적이다. 셋째, 소통과 공감 역량에 대한 진단과 교육이다. 조직장은 특히 공감과 소통 역량이 중요하다. 상황을 부여하여 해결하는 것을 지켜보거나, 역할연기 또는 전문가의 코칭 등을 통해 조직장의 공감과 소통 역량을 진단하고 강한 피드백을 주어 조직장이라면 일정 수준 이상의 공감과 소통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넷째, 성과창출 역량이다. 과제 기획(창조)력, 목표설정, 전략적 마인드, 과정관리, 점검과 피드백의 제반 프로세스에 대한 진단과 교육, 3개년 이상의 주요 성과 등을 분석하여 보다 높은 수준의 목표와 과제에 대한 성과를 창출하고 이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최고경영자가 고려할 사항 중 하나는 인사부서와 협의하여, 사업부장의 후계자는 가능한 현재사업부장과 성격이나 업무 스타일이 차이가 큰 인재를 선발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다. 현 사업부장과 후계자의 성격과 업무 스타일이 같은 경우, 후계자가 사업본부장이 되었을 때 업무 성과가 더 높게 신장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후계자 선발 후 관리

리더 후계자와 핵심직무전문가 풀이 선발이 되었다면, 이들의 지속적인 유지관리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의 조직장과 핵심직무전문가를 뛰어넘는 역량을 발휘하게 하기 위해서는

첫째, 1년의 육성체계를 세워 이들이 연간 성장 목표 및 과제, 구체적 추진 일정, 점검과 피드백의 상세한 유지관리 플랜을 수립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선발만 해 놓고 사실상 방치하면 제도는 유명무실해 지며, 선발된 사람은 조직과 구성원으로부터 갈등만 양산하게 된다.

둘째, 모든 과제는 문제해결 방식의 별도 도전과제 형태로 진행되고, 이 과제는 연초 제안서 발표, 연말 경영진 앞에서 결과발표 및 심사가 이루어지도록 가져 간다.

셋째, 후계자의 자질 검증과 역량 향상을 위한 회사의 세심한 관심과 배려이다. 임원과 외부 전문가를 통한 멘토링, 대학 최고경영자 과정 입과, 외부인에 의한 다면평가, 외국어 검정 응시, 필수 자격증 취득 등을 하도록 한다.

넷째, 인사부서와 현업 조직장의 긴밀한 협조체계 유지이다. 현업 조직자의 관심과 지원이 없으면 후계자 제도는 회사에 도움이 되기 보다 병폐가 된다. 현업 조직장은 선발부터 사심을 버리고 회사 차원의 우수 인재를 추천해야 한다. 선발이 되었으면 미래 경쟁자라는 생각을 버리고 뛰어난 성과를 창출하고 조직과 구성원의 존경을 받는 관리자와 경영자가 되도록 적극 지도해야 한다. 인사부서는 매월 후계자 등 핵심인재에 대한 육성과 과제 보고를 받고, 최소 분기별 실사를 통해 그 실행 상태를 점검하고 피드백해야 한다.

다섯째, 최고경영자는 최소한 분기별 실시하는 사업보고가 끝나면 반드시 후계자 등 핵심인재에 대한 인사 이슈에 대한 보고를 받고 지속될 수 있도록 관심과 참여를 해야 한다.



홍석환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