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의 셀프 리더십] 교만한 리더의 으르렁 소리(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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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짖는 소리(狺)를 뜻하는 한자가 있다. 견(犭 개견)에, 언(言 말씀 언)이 붙은, 으르렁거릴 은(狺)이다.
狺(으르렁거릴 은) = 犭(개 견) + 言(말씀 언) “삼류 리더는 재산을 남긴다. 이류 리더는 명성을 남긴다. 일류 리더는 정신을 남긴다. 평범한 자는 아무것도 남기지 않으며, 교만한 자는 찌꺼기와 파편을 남긴다”
후웨이홍, 왕따하이 공저 『노자처럼 이끌고 공자처럼 행하라』에 나오는 글이다. 필자가 주목하는 사람은 파편과 찌꺼기를 남기는 사람이다. 일거수일투족 파장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다. 그때그때 말 바꾸기는 기본이고 자신이 한 말을 책임지지 않다 보니 상대를 설득하는 힘도 떨어진다. 그런 사람의 말은 으르렁거리는 소리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지극히 어리석은 사람이라 할지라도(人雖至愚 인수지우), 남을 나무라는 데는 총명하고(責人則明
책인즉명), 총명한 사람일지라도(雖有聰明 수유총명), 자신을 용서하는 데는 어리석다(恕己則昏 서기적혼)”
송(宋) 나라의 명신(名臣), 범순인(范純仁)의 말에서 유래된 것으로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는 우리 속담과 같은 의미를 갖는다. 때론 입을 다물고 있어야 할 때가 있다. 하지만 교만한 사람은 이슈 메이커가 되고 싶은 욕망을 자제하지 못한다. 혹여 그런 사람이 리더가 되면 심각한 파장을 만든다.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조직이나 집단을 마치 자신의 소유물인양 인식하기 때문이다. 정채봉 동화작가의 에세이 집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라》에 이런 글이 있다.
세탁소에 갓 들어온 새 옷걸이한테, 헌 옷걸이가 한 마디 하였습니다
“너는 옷걸이라는 사실을 한시도 잊지 말길 바란다”
“왜 옷걸이라는 것을 그렇게 강조하시는지요”
“잠깐씩 입혀지는 옷이 자기의 신분인 양 교만해지는 옷걸이들을 그동안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잠시 걸친 권한과 역할을 영원한 것처럼 인식하는 리더에게 하고 싶은 말이다. 다수의 소리를 외면한 채 리더라는 이름표를 함부로 사용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교만한 리더는 스스로 권한을 내려놓지 않는다. 자신의 욕망을 위해 권한 행사를 하다 보니, 실수를 위한 실수가 끊이질 않는다. 교만한 리더는 시간이 갈수록 대응할 수 없는 위험과 마주하게 된다. 종국엔 잘못 행사된 권한이 자신을 헤치는 부메랑을 맞는다.
독일의 히틀러가 좋은 예다. 나치 정권 12년 동안 그가 남긴 전쟁 찌꺼기와 파편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전범자들이 처형됐다. 물론 죄의 대가를 치르는 것이기 때문에 위로받는 죽음이 아닐 뿐이다. 하지만 아무 죄 없이 총알받이로, 독가스로, 생체 실험으로 죽어간 사람들은 물론, 동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기억 속엔 전쟁 후유증(찌꺼기와 파편)이 영원히 지울 수 없는 아픈 상처로 박혀있다. 이에 대해 양심이 깨어있었던 빌리 브란트 독일 수상은 무릎을 꿇고 사죄를 청했다. 그것은 용기였고 독일의 오늘을 있게 한 시발점이었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지금도 독일의 리더들은 그때의 잘못을 잊지 않고 끊임없이 용서를 구하고 있다.
임진왜란을 일으켰던 “왜”의 도요토미 히데요시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의 칼 끝에 수많은 목숨을 잃은 주변국 국민들에겐 더없이 나쁜 리더다.
일본의 정복 욕은 후대로 이어지면서 한반도를 포함한 주변국을 침략, 복속시키고, 심지어 태평양 전쟁까지 불사한 전범국이 되고 말았다.
그 피해가 너무 커서 헌법에 전쟁할 수 없는 나라를 명시할 만큼 세계사에 유래가 없는 헌법을 가지게 된다(평화 헌법).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일과 특별히 다른 하나는,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과거청산은 고사하고 과거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이 거세다.
그 중심에 있는 리더가 지금의 일본을 이끌고 있다. 그의 사상은 <정한론>을 말한 “요시다 쇼인”에 기인한다. 그렇다 보니 주변국(한, 중, 러)과 영토관련 분쟁이 끊이질 않는다.
정치적 사안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사례가 많으니 생략한다고 해도 후쿠오카 방사능 폐기물 처리방안에 대한 그들의 생각은 묵과하기 어렵다. 이유야 어떠하든 원전이 남긴 찌꺼기다. 천문학적 처리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자국의 방사능 찌꺼기를 태평양을 공유하는 국가에 전가하겠다는 발상이 정상인가? 연장선상에서 도쿄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 식단에 후쿠오카 농산물을 먹인다는 생각은 또 뭐란 말인가?
지극히 상식적인 수준으로 생각해도 그들의 행태는 정상적 사고에 기인한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주변국을 위협하는 으르렁 소리(狺)와 다르지 않다. 놀랍게도 개 짖는 소리(狺)와 교만한 리더의 소리는 세상을 시끄럽게 하는 으르렁 소리와 닮아있다.
狺(으르렁거릴 은) = 犭(개 견) + 言(말씀 언) “삼류 리더는 재산을 남긴다. 이류 리더는 명성을 남긴다. 일류 리더는 정신을 남긴다. 평범한 자는 아무것도 남기지 않으며, 교만한 자는 찌꺼기와 파편을 남긴다”
후웨이홍, 왕따하이 공저 『노자처럼 이끌고 공자처럼 행하라』에 나오는 글이다. 필자가 주목하는 사람은 파편과 찌꺼기를 남기는 사람이다. 일거수일투족 파장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다. 그때그때 말 바꾸기는 기본이고 자신이 한 말을 책임지지 않다 보니 상대를 설득하는 힘도 떨어진다. 그런 사람의 말은 으르렁거리는 소리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지극히 어리석은 사람이라 할지라도(人雖至愚 인수지우), 남을 나무라는 데는 총명하고(責人則明
책인즉명), 총명한 사람일지라도(雖有聰明 수유총명), 자신을 용서하는 데는 어리석다(恕己則昏 서기적혼)”
송(宋) 나라의 명신(名臣), 범순인(范純仁)의 말에서 유래된 것으로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는 우리 속담과 같은 의미를 갖는다. 때론 입을 다물고 있어야 할 때가 있다. 하지만 교만한 사람은 이슈 메이커가 되고 싶은 욕망을 자제하지 못한다. 혹여 그런 사람이 리더가 되면 심각한 파장을 만든다.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조직이나 집단을 마치 자신의 소유물인양 인식하기 때문이다. 정채봉 동화작가의 에세이 집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라》에 이런 글이 있다.
세탁소에 갓 들어온 새 옷걸이한테, 헌 옷걸이가 한 마디 하였습니다
“너는 옷걸이라는 사실을 한시도 잊지 말길 바란다”
“왜 옷걸이라는 것을 그렇게 강조하시는지요”
“잠깐씩 입혀지는 옷이 자기의 신분인 양 교만해지는 옷걸이들을 그동안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잠시 걸친 권한과 역할을 영원한 것처럼 인식하는 리더에게 하고 싶은 말이다. 다수의 소리를 외면한 채 리더라는 이름표를 함부로 사용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교만한 리더는 스스로 권한을 내려놓지 않는다. 자신의 욕망을 위해 권한 행사를 하다 보니, 실수를 위한 실수가 끊이질 않는다. 교만한 리더는 시간이 갈수록 대응할 수 없는 위험과 마주하게 된다. 종국엔 잘못 행사된 권한이 자신을 헤치는 부메랑을 맞는다.
독일의 히틀러가 좋은 예다. 나치 정권 12년 동안 그가 남긴 전쟁 찌꺼기와 파편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전범자들이 처형됐다. 물론 죄의 대가를 치르는 것이기 때문에 위로받는 죽음이 아닐 뿐이다. 하지만 아무 죄 없이 총알받이로, 독가스로, 생체 실험으로 죽어간 사람들은 물론, 동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기억 속엔 전쟁 후유증(찌꺼기와 파편)이 영원히 지울 수 없는 아픈 상처로 박혀있다. 이에 대해 양심이 깨어있었던 빌리 브란트 독일 수상은 무릎을 꿇고 사죄를 청했다. 그것은 용기였고 독일의 오늘을 있게 한 시발점이었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지금도 독일의 리더들은 그때의 잘못을 잊지 않고 끊임없이 용서를 구하고 있다.
임진왜란을 일으켰던 “왜”의 도요토미 히데요시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의 칼 끝에 수많은 목숨을 잃은 주변국 국민들에겐 더없이 나쁜 리더다.
일본의 정복 욕은 후대로 이어지면서 한반도를 포함한 주변국을 침략, 복속시키고, 심지어 태평양 전쟁까지 불사한 전범국이 되고 말았다.
그 피해가 너무 커서 헌법에 전쟁할 수 없는 나라를 명시할 만큼 세계사에 유래가 없는 헌법을 가지게 된다(평화 헌법).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일과 특별히 다른 하나는,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과거청산은 고사하고 과거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이 거세다.
그 중심에 있는 리더가 지금의 일본을 이끌고 있다. 그의 사상은 <정한론>을 말한 “요시다 쇼인”에 기인한다. 그렇다 보니 주변국(한, 중, 러)과 영토관련 분쟁이 끊이질 않는다.
정치적 사안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사례가 많으니 생략한다고 해도 후쿠오카 방사능 폐기물 처리방안에 대한 그들의 생각은 묵과하기 어렵다. 이유야 어떠하든 원전이 남긴 찌꺼기다. 천문학적 처리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자국의 방사능 찌꺼기를 태평양을 공유하는 국가에 전가하겠다는 발상이 정상인가? 연장선상에서 도쿄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 식단에 후쿠오카 농산물을 먹인다는 생각은 또 뭐란 말인가?
지극히 상식적인 수준으로 생각해도 그들의 행태는 정상적 사고에 기인한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주변국을 위협하는 으르렁 소리(狺)와 다르지 않다. 놀랍게도 개 짖는 소리(狺)와 교만한 리더의 소리는 세상을 시끄럽게 하는 으르렁 소리와 닮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