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젤소미나, 꺼져가던 양심의 스위치를 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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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롤로그>
1954년 발표된 영화 <길/La Strada>은 영혼이 순수했던 여자주인공의 삶을 통해 물질적이고 탐욕의 성향이 강했던 남자주인공이 깊이 숨겨진 양심을 깨닫는 고전 영화이다. 어릴 적 이 영화를 이해하기는 힘들었으나 성인이 된 후 다시 보게 되면서 각박하고 경쟁적인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인간의 본능과 양심 사이에서의 갈등을, 물질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의 리얼리티를 통해 깨우쳐 주었다. 특히 시골 마을의 가난과 어둠의 배경 속에서 유랑 서커스로 살아가는 주인공을 보면서 고도의 산업발달로 불확실한 디지털 유목민으로 살아가는 우리들과 같은 방랑자로서의 고독과 연민을 공감케 한다. 현실이 힘들 때에도 마음속 한 견에 빨간 양심의 등불이 켜져 있는 한 숭고한 인간다운 삶은 계속될 것이다. < 영화 줄거리 요약>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전쟁의 상흔만이 남은 이탈리아. 주인공 ‘잠파노(앤서니 퀸 분)’는 오토바이를 개조한 삼륜차를 끌고 지방을 돌아다니는 떠돌이 차력사이다. 조수로 데리고 다니던 여자가 죽자 그녀의 집을 찾아가 만 리라의 돈을 주고 그녀의 동생 ‘젤소미나(줄리에타 마시나 분)’를 조수로 데려간다.
지능이 모자란 젤소미나는 잠파노가 몸에 감은 쇠사슬을 끊는 차력을 선보이는 동안 흥을 돋우고 돈을 거두는 광대 역할을 한다. 잠파노는 모자란 젤소미나를 몸종처럼 마음대로 부리고 학대한다. 두 사람은 로마에 갔다가 서커스단에 들어가 일을 하게 되는데 그곳에 있던 ‘나자레노(리처드 베이스 하트)’라는 어릿광대는 젤소미나의 순수함을 공감하고 트럼펫 부는 법도 가르쳐 준다. 잠파노는 질투심과 자신을 놀리는 나자레노에게 칼을 들이대다가 경찰에 체포된다.
젤소미나는 잠파노와 헤어져 서커스단에 남으라는 나자레노의 제안을 거절하고 석방된 잠파노와 함께 길을 떠난다. 얼마 뒤 잠파노는 길에서 우연히 나자레노를 만나게 되고, 지난 일로 화가 난 잠파노가 나자레노를 두들겨 패서 결국 나자레노가 죽고 만다. 잠파노는 나자레노의 시신을 유기하고 도망친다. 자신을 처음으로 따뜻하게 대해주던 나자레노의 죽음으로 마음의 상처를 입은 젤소미나는 이후로 잠파노가 곁에 오는 것조차 거부한다. 잠파노는 젤소미나가 잠든 사이 몇 푼의 돈을 남겨두고 떠나게 된다.
여러 해가 지난 뒤, 잠파노는 바닷가의 어느 마을에서 서커스단의 일원으로 공연을 한다. 공연을 마치고 마을을 둘러보던 잠파노는 귀에 익은 음악 소리를 듣게 된다. 그 소리는 젤소미나가 나자레노에 배워 트럼펫으로 연주하던 곡조였다. 잠파노는 노랫소리를 흥얼거리던 여인에게서 몇 년 전에 그 마을에 흘러들어온 정신이 이상한 여자가 트럼펫으로 연주하던 노래이며 그 여자는 이미 죽었다는 소식을 전해 듣는다. 잠파노는 밤 바닷가에서 젤소미나가 자신의 진정한 사랑이었음을 깨닫고 회한과 죄책감에 젖어 통곡하며 젤소미나를 그리워한다. < 관전 포인트>
A. 이 영화가 주는 교훈은?
이탈리아 감독 ‘페데리코 펠리니(Federico Fellini)’의 작품으로 자신의 부인인 ‘줄리에타 마시나(Giulietta Masina)’를 ‘젤소미나’역에 캐스팅하였다. 이 영화 속에서 두주인공이 걸어가는 <길>은 인생의 험한 세파를 비유해서 진한 감동을 남겨주었고, 로맨틱한 요소가 가미된 서정적인 영화로서 흥행과 예술 면에서 성공을 거두었다.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을 받았다.
B. 젤소미나가 애절하게 부르던 곡은?
‘니노 로타’가 작곡한 주제곡 ‘젤소미나의 테마’는 가슴을 울리는 애잔한 트럼펫 선율로 영화음악의 명곡으로 남아있다. ‘니노 로타’는 로미오와 줄리엣(Romeo And Julie), 대부(Godfather) 등의 영화음악으로도 널리 사랑받아왔고, <대부2>로 아카데미 영화음악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C. 등장인물들의 특징은?
영화의 사건들은 모두 미리 정해진 듯이 펼쳐지고 인물은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하는 것처럼 행동하는데 그것이 스토리를 더욱 비극적으로 만든다. 학대받으면서도 생기를 잃지 않는 ‘젤소미나’를 감동적으로 표현해낸 ‘마시나’의 연기와 거칠고 힘세지만 젤소미나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해 혼란스러워하는 ‘앤서니 퀸’의 연기 역시 감동적이다. 두 배우는 각자 맡은 캐릭터의 성격과 서커스 연기를 통해 그들의 실제 삶이 얼마나 괴리되어 있는지 선명하게 표현했다.
D. 잠파노가 나자레노를 죽게 한 진짜 이유는?
유랑 길에서 ‘젤소미나’는 바보역의 곡예사 ‘나자레노(리처드 베이스 하트 분)’에게서 매력을 느끼는데, 잠파노는 젤소미나를 가혹하게 대하면서도 곡예사를 질투하고 그로 인한 잠파노는결국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 사실은 잠파노도 젤소미나를 가슴 깊이 사랑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E. 젤소미나의 잠파노에 대한 마음은?
젤소미나는 자신을 학대하던 잠파노였지만 점점 그에게 인간적 연민과 동정을 느끼게 되고 자신도 모르게 그를 깊이 사랑하게 된다. 그래서 그가 경찰서에서 석방되었을 때 ‘잠파노’를 외치며 크게 반가워한다. 수도원에서 하룻밤 머물렀을 때, 잠파노는 젤소미나에게 은촛대를 훔치라고 하나, 이를 거절하고 맞기도 하는 것을 수녀님이 보고 수도원에 머물러라고 해도, 젤소미나는 잠파노와의 의리로 같이 떠나게 되는 것을 보고 사람에 대한 신의를 다하는 젤소미나의 모습에 감동하게 된다. 수녀는 “수녀들도 2년마다 수도원을 바꿔요. 세상 사물에 너무 애착하지 말라는 거죠. 사람은 자기가 사는 곳에 애착하죠. 나무 한 그루에도 애착하듯이요. 그러다 제일 중요한걸 잊어버릴까 봐요. 당신도 나도 모두 떠돌이네요. 각자 자신이 사랑하는 것을 따라 떠도는”이라는 철학적 이야기를 한다.
F. 앤서니 퀸(Anthony Quinn)은 어떤 배우인가?
미국의 영화배우로, 1954년 네오리얼리즘으로 세계 영화의 중심에 있던 이탈리아로 건너가 <길>에서 차력사 잠파노 역으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고 1956년 <열정의 랩소디 Lust For Life>에서 고갱 역으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1964년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소설을 영화로 옮긴<희랍인 조르바Zorba The Greek>에서 그리스인 특유의 낙천성으로 하루하루를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농부 조르바 역을 맡아 절정의 연기를 보였다. 그 이후 < 노틀담의 꼽추/The Hunch Back Of Notre dame, 1957>, <25시/25TH Hour, 1967> 등 역작을 남겼다. < 에필로그>
영화<길>에서는 농민도 근로자도 아닌 주인공 잠파노와 젤소미나가 길 위에서 떠돌며 생계를 유지하던 삶의 애환을 통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도 불확실한 디지털시대의 유목민으로 불안한 삶 속에 살아간다는 공통점을 느끼게 한다. 물질적인 삶이 지배하는 현실과 인생의 험한 세파 속에서도 인간의 순수성을 잃지 않던 젤소미나는 꺼져가던 우리들의 가슴에, 양심의 빨간 등에 스위치를 딸깍 켠다!
서태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1954년 발표된 영화 <길/La Strada>은 영혼이 순수했던 여자주인공의 삶을 통해 물질적이고 탐욕의 성향이 강했던 남자주인공이 깊이 숨겨진 양심을 깨닫는 고전 영화이다. 어릴 적 이 영화를 이해하기는 힘들었으나 성인이 된 후 다시 보게 되면서 각박하고 경쟁적인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인간의 본능과 양심 사이에서의 갈등을, 물질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의 리얼리티를 통해 깨우쳐 주었다. 특히 시골 마을의 가난과 어둠의 배경 속에서 유랑 서커스로 살아가는 주인공을 보면서 고도의 산업발달로 불확실한 디지털 유목민으로 살아가는 우리들과 같은 방랑자로서의 고독과 연민을 공감케 한다. 현실이 힘들 때에도 마음속 한 견에 빨간 양심의 등불이 켜져 있는 한 숭고한 인간다운 삶은 계속될 것이다. < 영화 줄거리 요약>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전쟁의 상흔만이 남은 이탈리아. 주인공 ‘잠파노(앤서니 퀸 분)’는 오토바이를 개조한 삼륜차를 끌고 지방을 돌아다니는 떠돌이 차력사이다. 조수로 데리고 다니던 여자가 죽자 그녀의 집을 찾아가 만 리라의 돈을 주고 그녀의 동생 ‘젤소미나(줄리에타 마시나 분)’를 조수로 데려간다.
지능이 모자란 젤소미나는 잠파노가 몸에 감은 쇠사슬을 끊는 차력을 선보이는 동안 흥을 돋우고 돈을 거두는 광대 역할을 한다. 잠파노는 모자란 젤소미나를 몸종처럼 마음대로 부리고 학대한다. 두 사람은 로마에 갔다가 서커스단에 들어가 일을 하게 되는데 그곳에 있던 ‘나자레노(리처드 베이스 하트)’라는 어릿광대는 젤소미나의 순수함을 공감하고 트럼펫 부는 법도 가르쳐 준다. 잠파노는 질투심과 자신을 놀리는 나자레노에게 칼을 들이대다가 경찰에 체포된다.
젤소미나는 잠파노와 헤어져 서커스단에 남으라는 나자레노의 제안을 거절하고 석방된 잠파노와 함께 길을 떠난다. 얼마 뒤 잠파노는 길에서 우연히 나자레노를 만나게 되고, 지난 일로 화가 난 잠파노가 나자레노를 두들겨 패서 결국 나자레노가 죽고 만다. 잠파노는 나자레노의 시신을 유기하고 도망친다. 자신을 처음으로 따뜻하게 대해주던 나자레노의 죽음으로 마음의 상처를 입은 젤소미나는 이후로 잠파노가 곁에 오는 것조차 거부한다. 잠파노는 젤소미나가 잠든 사이 몇 푼의 돈을 남겨두고 떠나게 된다.
여러 해가 지난 뒤, 잠파노는 바닷가의 어느 마을에서 서커스단의 일원으로 공연을 한다. 공연을 마치고 마을을 둘러보던 잠파노는 귀에 익은 음악 소리를 듣게 된다. 그 소리는 젤소미나가 나자레노에 배워 트럼펫으로 연주하던 곡조였다. 잠파노는 노랫소리를 흥얼거리던 여인에게서 몇 년 전에 그 마을에 흘러들어온 정신이 이상한 여자가 트럼펫으로 연주하던 노래이며 그 여자는 이미 죽었다는 소식을 전해 듣는다. 잠파노는 밤 바닷가에서 젤소미나가 자신의 진정한 사랑이었음을 깨닫고 회한과 죄책감에 젖어 통곡하며 젤소미나를 그리워한다. < 관전 포인트>
A. 이 영화가 주는 교훈은?
이탈리아 감독 ‘페데리코 펠리니(Federico Fellini)’의 작품으로 자신의 부인인 ‘줄리에타 마시나(Giulietta Masina)’를 ‘젤소미나’역에 캐스팅하였다. 이 영화 속에서 두주인공이 걸어가는 <길>은 인생의 험한 세파를 비유해서 진한 감동을 남겨주었고, 로맨틱한 요소가 가미된 서정적인 영화로서 흥행과 예술 면에서 성공을 거두었다.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을 받았다.
B. 젤소미나가 애절하게 부르던 곡은?
‘니노 로타’가 작곡한 주제곡 ‘젤소미나의 테마’는 가슴을 울리는 애잔한 트럼펫 선율로 영화음악의 명곡으로 남아있다. ‘니노 로타’는 로미오와 줄리엣(Romeo And Julie), 대부(Godfather) 등의 영화음악으로도 널리 사랑받아왔고, <대부2>로 아카데미 영화음악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C. 등장인물들의 특징은?
영화의 사건들은 모두 미리 정해진 듯이 펼쳐지고 인물은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하는 것처럼 행동하는데 그것이 스토리를 더욱 비극적으로 만든다. 학대받으면서도 생기를 잃지 않는 ‘젤소미나’를 감동적으로 표현해낸 ‘마시나’의 연기와 거칠고 힘세지만 젤소미나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해 혼란스러워하는 ‘앤서니 퀸’의 연기 역시 감동적이다. 두 배우는 각자 맡은 캐릭터의 성격과 서커스 연기를 통해 그들의 실제 삶이 얼마나 괴리되어 있는지 선명하게 표현했다.
D. 잠파노가 나자레노를 죽게 한 진짜 이유는?
유랑 길에서 ‘젤소미나’는 바보역의 곡예사 ‘나자레노(리처드 베이스 하트 분)’에게서 매력을 느끼는데, 잠파노는 젤소미나를 가혹하게 대하면서도 곡예사를 질투하고 그로 인한 잠파노는결국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 사실은 잠파노도 젤소미나를 가슴 깊이 사랑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E. 젤소미나의 잠파노에 대한 마음은?
젤소미나는 자신을 학대하던 잠파노였지만 점점 그에게 인간적 연민과 동정을 느끼게 되고 자신도 모르게 그를 깊이 사랑하게 된다. 그래서 그가 경찰서에서 석방되었을 때 ‘잠파노’를 외치며 크게 반가워한다. 수도원에서 하룻밤 머물렀을 때, 잠파노는 젤소미나에게 은촛대를 훔치라고 하나, 이를 거절하고 맞기도 하는 것을 수녀님이 보고 수도원에 머물러라고 해도, 젤소미나는 잠파노와의 의리로 같이 떠나게 되는 것을 보고 사람에 대한 신의를 다하는 젤소미나의 모습에 감동하게 된다. 수녀는 “수녀들도 2년마다 수도원을 바꿔요. 세상 사물에 너무 애착하지 말라는 거죠. 사람은 자기가 사는 곳에 애착하죠. 나무 한 그루에도 애착하듯이요. 그러다 제일 중요한걸 잊어버릴까 봐요. 당신도 나도 모두 떠돌이네요. 각자 자신이 사랑하는 것을 따라 떠도는”이라는 철학적 이야기를 한다.
F. 앤서니 퀸(Anthony Quinn)은 어떤 배우인가?
미국의 영화배우로, 1954년 네오리얼리즘으로 세계 영화의 중심에 있던 이탈리아로 건너가 <길>에서 차력사 잠파노 역으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고 1956년 <열정의 랩소디 Lust For Life>에서 고갱 역으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1964년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소설을 영화로 옮긴<희랍인 조르바Zorba The Greek>에서 그리스인 특유의 낙천성으로 하루하루를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농부 조르바 역을 맡아 절정의 연기를 보였다. 그 이후 < 노틀담의 꼽추/The Hunch Back Of Notre dame, 1957>, <25시/25TH Hour, 1967> 등 역작을 남겼다. < 에필로그>
영화<길>에서는 농민도 근로자도 아닌 주인공 잠파노와 젤소미나가 길 위에서 떠돌며 생계를 유지하던 삶의 애환을 통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도 불확실한 디지털시대의 유목민으로 불안한 삶 속에 살아간다는 공통점을 느끼게 한다. 물질적인 삶이 지배하는 현실과 인생의 험한 세파 속에서도 인간의 순수성을 잃지 않던 젤소미나는 꺼져가던 우리들의 가슴에, 양심의 빨간 등에 스위치를 딸깍 켠다!
서태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