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근영의 Trend '토파보기'] 삼성과 구글의 초격차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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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권오현 회장은 1985년 미국 삼성반도체연구소 연구원으로 입사해 삼성전자 회장 자리까지 오른 신화적인 인물이다.
권 회장은 얼마 전 ‘초격차’라는 저서를 통해 삼성의 ‘초격차 전략’이 기술 개발과 조직 경영의 한계를 뛰어넘어 세계 그 어느 기업도 함부로 넘볼 수 없는 격(格, level)의 차이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밝혔다.
권회장은 ‘초격차’의 의미에 대하여 “단순히 시장에서 파워나 상대적 순위의 차이를 의미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비교 불가능한 절대적 기술우위는 물론, 끊임없는 내부 혁신, 그에 걸 맞는 구성원들과 기업의 격(格)을 높이는 것을 의미한다고 얘기했다.
삼성의 앞선 기술은 물론 조직, 시스템, 공정, 인재 배치, 문화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문에서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격(隔)과 격(格)`을 만들어 삼성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지속 경영이 가능한 수준으로 만드는 것이 ‘초격차’ 전략의 진정한 의미라고 이야기 했다.
삼성은 반도체가 주력이며 이를 바탕으로 하는 핸드폰, 가전 등 세계적인 경쟁력을 지닌 기업이다.
따라서 삼성의 ‘초격차’ 전략은 당연히 ‘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반도체와 핸드폰 등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한 사업 분야에서 다른 기업과의 기술 격차(隔差)를 더 벌리는 것뿐만 아니라 기업 문화 등 모든 부문에서 경쟁자들과의 차원(Level)이 다른 격차(格差)를 높이겠다는 의미다. 이렇게 삼성이 반도체 산업 주력 하드웨어 산업에서 ‘초격차’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면, 구글은 인공지능 등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발군의 실력으로 ‘초격차’를 만들어 내고 있다.
구글의 인공지능 수준은 2016년 3월 알파고가 이세돌 9단에 4:1로 압승을 거두며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으며, 이제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인공지능 시대가 도래했음을 세상에 보여주었다.
역사적인 이날의 대국에 대하여 머신러닝과 신경과학계 세계 최고의 권위자인 ‘테런스 J 세즈노스키’ 캘리포니아 대학 교수는 1966년 6월2일 미국의 ‘서베이어 로봇 달 탐사선’이 달 표면에 착륙하여 그곳에서 첫 번째 사진을 보냈던 감격적인 장면과 비유하고 있을 정도다.
그러나 1년이 채 되기도 전인 2017년 1월 구글은 알파고 V2,0에 해당하는 ‘알파고 마스터’ 버전을 선 보였고, 이 ‘알파고 마스터’는 당시 세계 1위였던 중국의 ‘커제’에게 3:0의 패배를 안겨주며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다.
그러나 그렇게 대단했던 ‘마스터’조차 2017년 10월 인간의 모든 바둑에 대한 지식과 전략을 배제하고 無에서 스스로 학습하고 등장한 ‘알파고 제로’에게 100전 전패(全敗)를 당했다.
그뿐아니라 구글은 이 ‘알파고 제로’에서 더 대담한 시도를 통해 ‘알파 제로’라는 신 버전을 만들어 냈는데, 이 ‘알파 제로’는 ‘알파고 제로’에 압승을 거둔것으로 알려진다.
‘알파고 제로’까지는 인간이 수(手)작업을 통해 인공지능에게 바둑에 대한 기본 지식 (바둑판의 구조 및 규칙 등)을 입력해 주고 학습을 시켰으나,
‘알파 제로’는 바둑을 의미하는 ‘고’라는 단어가 빠진 것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아예 바둑이 무엇인지? 일체의 바둑에 대한 특정된 지식조차 모두 제거한 상태에서 인공지능이 스스로 바둑이라는 게임을 이해하고, 규칙까지 학습한 후에 ‘알파고 제로’를 간단하게 제압해 버린 것이다.
이러한 일들은 무려 2년전의 사건이다.
2년 이란 시간은 과거 시대의 20년에 맞먹는 시간이다. 2년의 시간이 흐를 동안 구글의 인공지능 기술 수준은 얼마나 더 발전했을까?
구글은 자율주행차와 관련하여 세계 그 어느 기업보다 앞서가고 있으며 음성 인식은 물론 번역 분야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구글의 인공지능 수준은 우리와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초격자’ 단계에 도달했다고 추측된다.
구글의 주력 산업인 소프트웨어 산업은 이미 오래 전 오픈소스의 시대가 도래했다.
웬만한 소프트웨어 소스코드는 온라인 상에 모두 공개되어 있으며, 소스코드를 읽고 활용할 수 있는 통상의 개발자 수준만 되더라도 누구나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어 사용할 수 있을 정도다.
그러나 이렇게 공개되는 소프트웨어는 대부분 시장에서 산업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분야이거나 아직 미완성 개발 단계의 소스코드가 대부분이다.
이른바 초격차에 사용되는 소프트웨어는 여전히 개발자나 해당 기업의 경쟁력 유지를 위해 보존되는 것은 물론, 미국 등 기술 선진국은 국가에서 특정 기술에 대한 외국 이전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을 정도다.
따라서 알파 제로는 물론 최하위 버전인 알파고의 소스코드 역시 공개되어 있지 않음은 물론이다.
이렇게 초격차 전략은 산업의 정점에 서있는 세계 최고의 기업인 퍼스트무버(first Mover)만의 전략인데, 선발업체를 빠르게 따라잡아 뛰어 넘는 이른바 패스트팔로워(Fast Follower) 전략으로 성장해온 우리나라 기업들이 구사할 수 없는 차원이 다른 전략이다.
유일하게 삼성이 패스트팔로워에서 출발하여 지금의 위치까지 발전했으나 이제는 퍼스트무버의 입장에서 초격차 전략이 성공하지 못한다면 도태될 수 밖에 없다는 절박함에 사운(社運)을 걸고 초격차 전략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보인다.
‘초격차 전략’의 시대!
우리나라에서도 삼성 말고도 전 세계 경쟁자들을 압도하는 초격차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기업이 조속히 등장하길 간절히 빌어본다.
(주: ‘토파보기’는 ‘샅샅이 더듬어 살피다’라는 순수 우리말 ‘톺아보기’를 뜻한다)
신근영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권 회장은 얼마 전 ‘초격차’라는 저서를 통해 삼성의 ‘초격차 전략’이 기술 개발과 조직 경영의 한계를 뛰어넘어 세계 그 어느 기업도 함부로 넘볼 수 없는 격(格, level)의 차이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밝혔다.
권회장은 ‘초격차’의 의미에 대하여 “단순히 시장에서 파워나 상대적 순위의 차이를 의미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비교 불가능한 절대적 기술우위는 물론, 끊임없는 내부 혁신, 그에 걸 맞는 구성원들과 기업의 격(格)을 높이는 것을 의미한다고 얘기했다.
삼성의 앞선 기술은 물론 조직, 시스템, 공정, 인재 배치, 문화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문에서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격(隔)과 격(格)`을 만들어 삼성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지속 경영이 가능한 수준으로 만드는 것이 ‘초격차’ 전략의 진정한 의미라고 이야기 했다.
삼성은 반도체가 주력이며 이를 바탕으로 하는 핸드폰, 가전 등 세계적인 경쟁력을 지닌 기업이다.
따라서 삼성의 ‘초격차’ 전략은 당연히 ‘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반도체와 핸드폰 등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한 사업 분야에서 다른 기업과의 기술 격차(隔差)를 더 벌리는 것뿐만 아니라 기업 문화 등 모든 부문에서 경쟁자들과의 차원(Level)이 다른 격차(格差)를 높이겠다는 의미다. 이렇게 삼성이 반도체 산업 주력 하드웨어 산업에서 ‘초격차’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면, 구글은 인공지능 등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발군의 실력으로 ‘초격차’를 만들어 내고 있다.
구글의 인공지능 수준은 2016년 3월 알파고가 이세돌 9단에 4:1로 압승을 거두며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으며, 이제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인공지능 시대가 도래했음을 세상에 보여주었다.
역사적인 이날의 대국에 대하여 머신러닝과 신경과학계 세계 최고의 권위자인 ‘테런스 J 세즈노스키’ 캘리포니아 대학 교수는 1966년 6월2일 미국의 ‘서베이어 로봇 달 탐사선’이 달 표면에 착륙하여 그곳에서 첫 번째 사진을 보냈던 감격적인 장면과 비유하고 있을 정도다.
그러나 1년이 채 되기도 전인 2017년 1월 구글은 알파고 V2,0에 해당하는 ‘알파고 마스터’ 버전을 선 보였고, 이 ‘알파고 마스터’는 당시 세계 1위였던 중국의 ‘커제’에게 3:0의 패배를 안겨주며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다.
그러나 그렇게 대단했던 ‘마스터’조차 2017년 10월 인간의 모든 바둑에 대한 지식과 전략을 배제하고 無에서 스스로 학습하고 등장한 ‘알파고 제로’에게 100전 전패(全敗)를 당했다.
그뿐아니라 구글은 이 ‘알파고 제로’에서 더 대담한 시도를 통해 ‘알파 제로’라는 신 버전을 만들어 냈는데, 이 ‘알파 제로’는 ‘알파고 제로’에 압승을 거둔것으로 알려진다.
‘알파고 제로’까지는 인간이 수(手)작업을 통해 인공지능에게 바둑에 대한 기본 지식 (바둑판의 구조 및 규칙 등)을 입력해 주고 학습을 시켰으나,
‘알파 제로’는 바둑을 의미하는 ‘고’라는 단어가 빠진 것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아예 바둑이 무엇인지? 일체의 바둑에 대한 특정된 지식조차 모두 제거한 상태에서 인공지능이 스스로 바둑이라는 게임을 이해하고, 규칙까지 학습한 후에 ‘알파고 제로’를 간단하게 제압해 버린 것이다.
이러한 일들은 무려 2년전의 사건이다.
2년 이란 시간은 과거 시대의 20년에 맞먹는 시간이다. 2년의 시간이 흐를 동안 구글의 인공지능 기술 수준은 얼마나 더 발전했을까?
구글은 자율주행차와 관련하여 세계 그 어느 기업보다 앞서가고 있으며 음성 인식은 물론 번역 분야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구글의 인공지능 수준은 우리와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초격자’ 단계에 도달했다고 추측된다.
구글의 주력 산업인 소프트웨어 산업은 이미 오래 전 오픈소스의 시대가 도래했다.
웬만한 소프트웨어 소스코드는 온라인 상에 모두 공개되어 있으며, 소스코드를 읽고 활용할 수 있는 통상의 개발자 수준만 되더라도 누구나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어 사용할 수 있을 정도다.
그러나 이렇게 공개되는 소프트웨어는 대부분 시장에서 산업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분야이거나 아직 미완성 개발 단계의 소스코드가 대부분이다.
이른바 초격차에 사용되는 소프트웨어는 여전히 개발자나 해당 기업의 경쟁력 유지를 위해 보존되는 것은 물론, 미국 등 기술 선진국은 국가에서 특정 기술에 대한 외국 이전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을 정도다.
따라서 알파 제로는 물론 최하위 버전인 알파고의 소스코드 역시 공개되어 있지 않음은 물론이다.
이렇게 초격차 전략은 산업의 정점에 서있는 세계 최고의 기업인 퍼스트무버(first Mover)만의 전략인데, 선발업체를 빠르게 따라잡아 뛰어 넘는 이른바 패스트팔로워(Fast Follower) 전략으로 성장해온 우리나라 기업들이 구사할 수 없는 차원이 다른 전략이다.
유일하게 삼성이 패스트팔로워에서 출발하여 지금의 위치까지 발전했으나 이제는 퍼스트무버의 입장에서 초격차 전략이 성공하지 못한다면 도태될 수 밖에 없다는 절박함에 사운(社運)을 걸고 초격차 전략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보인다.
‘초격차 전략’의 시대!
우리나라에서도 삼성 말고도 전 세계 경쟁자들을 압도하는 초격차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기업이 조속히 등장하길 간절히 빌어본다.
(주: ‘토파보기’는 ‘샅샅이 더듬어 살피다’라는 순수 우리말 ‘톺아보기’를 뜻한다)
신근영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