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헌의 마중물] 피드백은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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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고쳐야 할 단점과 개선사항을 제시해 주세요” 얼마 전 6개월간 코칭 세션을 마감하는 자리에서 모 임원이 한 말이다. 대개 임원이 자신의 단점을 제시해 달라고 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그는 이렇게 말했다. “그동안 임원으로서 리더십에 깊은 고민 없이 살아왔는데 임원이라는 무시무시한(?) 직책에 있다 보니 이제 리더십에 대한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고 반성합니다.”
사실 그는 <임원다운 임원>이 되기 위해 늘 깨어있는 정신으로 열정적으로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었다. 그 덕분에 CEO와 후배직원들에게 신뢰를 받고 있었다. 그럼에도 굳이 단점을 이야기해 달라는 것은 큰 용기가 아닐 수 없다.
이날 필자가 이야기한 피드백의 요점은 두 가지였다. #평소 업무에 대한 강한 자부심으로 책임감 있게 성과를 달성하려고 하다 보니 늘 시간에 쫓겨 마음에 여유가 없는 듯하다 #승부욕이 강하다 보니 시야가 제한적인 터널시각에 빠지는 듯하다.
그는 이야기를 듣고 단점을 지적해 주어 약점을 성찰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줘 고맙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대화 중 <일주일에 한번은 안락의자에 앉아라>라고 하는 이야기를 이제 실천하겠다고 다짐했다. 그 스스로 자신만의 시간과 셀프 대화를 통해 지속적으로 숙고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했다. 정말로 열린 마음이 아닐 수 없다. 이 자리에서 필자가 덧붙인 것은 그 성찰의 내용을 기록으로 이어가면 좋겠다고 한 것뿐이었다.
피드백이란 사전적 의미로는 어떤 행위의 결과가 최초의 목적에 부합되는 것인가를 확인하고 그 정보를 행위의 원천이 되는 것에 되돌려 보내어 적절한 상태가 되도록 수정을 가하는 일이다. 코칭이란 어찌 보면 상대방을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존재로서 진정으로 존중하며, 질문과 경청 그리고 건설적인 피드백을 통해 그가 원하는 것을 이루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필자는 코칭을 잘 할 수 있는 비결로 3P를 강조한다. 바로 Practice, Practice, Practice다. 그 다음은 Practice에 대한 피드백을 받는 것이다. 이것은 자신을 성장하게 하는 가치 있는 선물이다. 피드백과 관련 강조하고 싶은 것은 언어의 선택과 상대방의 성장에 초점을 맞춘 긍정적 메시지를 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언어는 어떤 민족이나 국가가 사용하는 단어, 문장, 패턴으로 이루어진 말과 글의 집합체로서 서로 가치를 교환하기 위해 사용하는 대화의 도구다. 언어는 단어의 선택, 상대방과 한 방향 정렬, 전달의 3가지 핵심요소를 고려하여 사용해야 한다. 이러한 언어는 기본적으로 타고난 능력이지만 의식적인 연습을 통해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이기도 하다. 일상대화와 마찬가지로 코칭대화에서도 어떤 언어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코칭의 결과가 좌우된다.
그래서 중립적이고 깨끗한 언어의 사용을 강조하고 있다. 지시적이지 않고 판단적이지 않으며 간결한 언어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의할 점은 요청받지 않은 충고는 피해야 한다. 그리고 긍정적인 메시지를 준다는 의미는 상대방이 관점의 전환을 가져올 수 있도록 하고, 새롭게 도전하도록 동기 부여하는 것이다. 상대방의 장점과 작은 성공을 인정 칭찬하고, 감정이 상하지 않게 팩트를 중심으로 개선할 사항을 간결하게 이야기하고, 새로운 도전을 강력하게 주문한다. 그 후 상대방이 자신의 성장과 성공차원에서 어떻게 할지 의견을 제시하게 하는 마무리가 중요하다.
위 사례에서 그 임원의 단점은 자부심과 승부욕이 강한 사람들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 할 수 있다. 그는 필자의 피드백을 듣고 이런 이야기도 했다. 부하직원들을 심층 이해하기 위해 그들이 하는 업무를 학습할 것이며, 개인적인 면담을 통해 그들의 니즈를 파악하겠다고. 그러면서 그들의 장점을 부각해주어 자신감을 갖게 하고 피드백을 통해 단점을 개선하는 기회를 주는 것이 자신이 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피드백은 긍정적인 효과를 낳고 나아가 선한 영향력을 끼친다. 나아가 전염이 되기도 한다. 선물은 댓가를 지불하지 않고 받은 것이다. 진정어린 피드백은 선물같은 것이다. 상대가 원하지 않았어도 주는 게 피드백이다. 그리고 그 피드백은 이내 선물이 된다.
<김영헌 / 경희대 겸임교수, 前 포스코 미래창조아카데미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