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큰 재앙 전 300번의 경고 벨이 울린다!
<프롤로그>

현대사회에서 발생하는 많은 재해는 대부분이 인재에서 발생하게 되며, 미리 알려주는 시그널(하인리히 법칙)을 무시하거나 탐욕에 의해 의도적으로 감출 때 거대한 재앙으로 돌변하여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주는 경우가 많다. 영화 <단테스 피크(Dante’s Peak), 1997>를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 속 위험의 변화를 예민하게 읽고 신속히 대비하면서 살아가는 지혜를 깨닫게 된다. 문명의 이기인 자동차에서 뿜어나오는 배기가스도 결국은 미세먼지로 부메랑이 되어 인류의 삶을 큰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자연재해뿐 아니라 정치, 경제, 교육 등 모든 부문에서의 경고 벨은 더는 남의 일이 아닌 우리 삶의 생존이 달린 숙제임을 인정하고 대처해 나가야 한다.

[하인리히 법칙(Heinrich’s Law): 1920년대 미국 한 여행 보험회사의 관리자였던 하인리히는 7만5천 건의 산업재해를 분석한 결과로 1931년< 산업재해 예방>이라는 책을 발간하면서 산업안전에 대한 1:29:300 법칙을 주장했다. 산업재해 중에서도 큰 재해가 발생했다면 그 전에 같은 원인으로 29번의 작은 재해가 발생했고, 또 운 좋게 재난은 피했지만 같은 원인으로 상처를 입을뻔한 사건이 300번 있었을 것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즉, 사소한 것이 큰 사고를 야기한다, 작은 사고하느냐는 거기에 그치지 않고 연쇄적인 사고로 이어진다는 교훈이다]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큰 재앙 전 300번의 경고 벨이 울린다!
<영화 줄거리 요약>
콜롬비아 화산 폭발로 국립지리원의 지질학자 ‘해리 달톤(피어스 브로스넌 분)’의 약혼녀 마리안이 죽자, 그 비극으로 인해 해리는 자신의 삶과 일에 대해 회의감을 느끼게 된다. 이때 그의 상사인 폴 박사는 그에게 ‘퍼시픽 노스웨스트 마을 단테’의 봉우리 근처에서 소소한 지진 활동을 조사해 보라고 지시를 하게 된다.

한편 사업가이자 싱글맘인 ‘레이첼 완도(린다 해밀턴 분)’가 시장으로 있는 이 마을은 단테의 봉우리를 최근의 관광 투자 대상으로 선정한 블래어산업의 백만장자와 유리한 계약을 할 참이다. 이 계약은 지역경제를 뒷받침해줄뿐더러 지역주민들의 자긍심을 높여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지진활동을 조사하던 해리는 화산활동의 증거로 대격변 이전에 일어나는 지질변형과 아황산가스와 이산화탄소의 방출을 목격하고는 깜짝 놀라게 된다. 해리는 시장인 레이첼 완도에게 경고하자 처음에는 회의적이었던 그녀는 “후회보다는 안전이 상책”이라고 판단하고 마을 회의를 소집하여 코앞에 닥친 재앙에 대한 해리의 경고에 관해 토론한다. 4년 전 콜롬비아 화산에서 약혼녀를 잃은 해리와 6년 전 남편이 말도 없이 사라져 힘들던 레이첼은 동병상련으로 좋은 감정으로 발전하게 된다.

한편 대피 절차가 논의될 때 해리의 상사는 위원들에게 해리의 조사 결과에 대한 과학적 신빙성에 대한 의심을 제기하면서 경보 상황을 선언하지 말라고 지시한다. 그러나 증거는 곧 늘어나고 그의 동료들조차도 해리가 옮았음을 인정하게 된다. 그날 밤 마을 대책 회의 도중 일련의 강한 지진으로 인해 강당이 흔들리고 공포에 질린 시민들은 출구를 찾아 아비규환이 된다. 산 위로 화산재 구름을 본 순간 대혼란은 계속되며 마을 밖으로 이어진 단 하나의 도로는 교통이 마비되고 건물들은 폭발 전 압력이 나올 길을 찾으면서 힘없이 무너지기 시작한다.

해리는 레이첼과 그녀의 두 아들을 구하려고 레이첼의 집으로 가는데 그라함과 로렌이 집에서 움직이기를 완고하게 거부하는 할머니 루쓰(엘리자베스 호프만 분)를 피신시키려고 산으로 올라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용암 폭발의 시계는 그들을 향해 달려오는데. 해리와 레이첼은 화산이 폭발하기 전에 레이첼의 가족들을 구조해야 하는 상황에 부딪치게 된다.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큰 재앙 전 300번의 경고 벨이 울린다!
<관전 포인트>
A. 용암 폭발을 예견하는 징후는?
@2만 명 이하의 마을 중 미국 몬태나주 다음으로 두 번째로 살기 좋은 곳인 단테스 피크로 놀러 온 두 남녀는 근처 노천 온천에서 목욕하다가 갑자기 마그마가 끓어올라 온천 속에서 화상으로 익사.
@pH가 3.5로 떨어진 현상(일반 담수의 산성도는 5~9pH)
@호수 근처 나무들이 말라 죽은 것.
@화산가스로 죽은 다람쥐가 발견됨.
@분화구 중앙에서 미진 발생으로 연구원 테리의 다리가 부러짐.
@상수원의 오염으로 수돗물이 진갈색으로 변하고 악취(아황산 냄새)가 남.

B. 해리의 상사가 화산폭발 경보에 반대한 이유는?
국립지리원 소장 폴 박사는 1980년 매머스화산의 폭발 가능성을 예고했고 마을 주민을 모두 대피시킨 적이 있었다. 하지만 화산은 폭발하지 않았고, 화산 폭발 소문으로 관광객이 줄어들고 부동산값이 폭락하는 등 엉뚱한 후폭풍을 경험한 사례가 있기에 대피 경보를 내리는 것에 굉장히 신중해지게 되었다.

C. 화산쇄설류(pyroclastic flow)란?
화산이 폭발할 때 분화구에서 분출되는 화산쇄설물의 흐름. 점성이 큰 용암을 분출하는 화산에서 화산회, 경석, 화산암괴 등이 마구 뒤섞여서 고속으로 흐른다. 1902년에 대 분화한 서인도제도 마르티니크섬의 몽펠레 화산의 분실 시 약 8km 떨어진 생피에르 시에 1~2분 만에 도달하여 2만 8천 명의 시민이 거의 전멸하였다.

D. 해리가 사태가 심각해지자 취한 행동은?
상수원에서 아황산 냄새가 나고 가스 분출량도 많아지자 상사인 퍼스 박사에게 알려 심각성을 인정받은 후, 주 방위군에 군 병력 지원을 요청한다. 하지만 군대는 다음날이 되어야 올 수 있는 상황에서 시장인 레이첼을 통해 마을 방송으로 화산폭발징후를 알리고, 학교 강당에서 주민들과 대피책을 논의한다. 그러나 그 순간 지진이 발생하고 화산이 폭발하고 만다.

E. 탐욕스러운 헬기 조종사의 행동은?
돈에 눈이 어둡던 헬기 조종사는 위기상황에서도 주민들을 상대로 1인당 1만5천 달러씩 현금으로 받아내 헬기로 대피시키려 한다. 그걸 목격한 퍼스 소장은 엔진에 화산재가 들어가면 엔진이 멈출 수 있다는 것을 공고하지만, 기어이 조종사는 이륙하고 예상대로 엔진이 망가져 추락하고 만다.

F. 자신이 평생 살던 산에서 내려오기를 거부했던 할머니의 결과는?
레이첼이 간신히 설득하여 데리고 내려오던 중 주위는 이미 용암으로 뒤덮인 상태로 자동차들도 전부 용암에 삼켜진 상태라 보트로 호수를 건너는데, 주위에는 산성화로 죽은 물고기들이 둥둥 떠 있다. 보트도 아래부터 녹기 시작하여 물이 스며들더니 땅에 닿기 직전 엔진이 고장 나 멈춰버린다. 이때 할머니는 배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자신이 희생해서 배에서 내리자 그녀의 다리는 심하게 훼손되고 결국 “나는 내 산에서 쉬련다”라며 숨을 거두게 된다.

G. 폐광에 갇힌 해리 일행이 살아난 계기는?
화산쇄설류가 덮쳐 마을은 물론 해리 일행이 피해 있던 폐광도 덮치기 시작한다, 해리가 피신 전에 “ 연구원 테리가 측정 로봇을 손보려고 떼어낸 온 NASA에서 만든 GPS 기능을 하는 송신기(엘프)”를 가지고 온 덕분에 사고 2일이 흐른 뒤, 해리의 송신기에서 구조신호가 보내오는 곳으로 구조대를 파견하여 감격스럽게 그들을 구조하게 된다.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큰 재앙 전 300번의 경고 벨이 울린다!
< 에필로그>
절체절명의 자연재해 속에서 피신하면서 해리는 아이들에게 “이번에 살아나면 같이 피크닉 가방에 맛있는 것을 가득 챙겨 플로리다로 낚시여행을 떠나자”고 희망을 준다. 결국 해리의 기지로 구조된 일행은 헬기로 마을을 떠나며 낚시여행을 떠날수 있게 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최근 뉴질랜드 화이트섬의 화산폭발 사고처럼 대수롭지 않게 여겨,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것처럼 여러 곳에서사고의 전조를 무시하는 바람에 재해와 사고가 계속 발생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교차로등 교통사각지대에 아무렇지도 않게 불법 주차한 자동차로 인해 길 가던 어린이가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교통사고로 사망하고, 음주운전으로 젊은 청춘이 졸지에 죽고, 산업현장에서도 지속적으로 사고 발생 뉴스가 보도되고 있는 현실에서 특단의 노력으로 안전하고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나가는데 최선을 다해야할 것이다.

서태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