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광일의 착한 노동법 사용 설명서] 왕초보 유쾌한 대리의 노동법 정복기 [31]

정노작은 유 대리의 이메일에 대한 검토를 마치고 아래와 같이 답변을 한다.

대리님:

검수작업은 기본적으로 공정의 한 부분이므로, 지시 감독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왜냐하면 공정의 한 부분이 진행이 안될 경우 다음 공정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어 지시 감독을 하게 될 개연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또한 결근이 생겨 작업이 진행되지 않으면 직접 도급 직원에게 전화를 해서 관리를 하는 부분의 경우에도 도급업체 관리자를 통해서 하는 것이 원칙이므로, 지시 감독을 추정케 하는 요소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한편, 도급은 위임업무에 대한 상호 간의 계약이므로, 연장근무를 한 도급직원에 대해 직접적으로 회사가 연장근무수당을 지급하는 것은 도급계약의 취지에 부합되지 않습니다.

위와 같은 사실을 종합하여 볼 때, 파견법 위반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도급관리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사료됩니다.

첨부한 고용노동부의 ｢근로자 파견의 판단 기준에 관한 지침｣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정노작 드림

※ 고용노동부의 ｢근로자 파견의 판단 기준에 관한 지침｣ ① 업무상 상당한 지휘․명령 – 직․간접적으로 업무수행의 구체적 사항*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고, 소속 근로자가 이에 구속되는지 여부 등 상당한 지휘‧명령이 인정되는지 여부를 업무의 성격, 과업지시서, 업무시스템 등을 고려하여 검토 * 작업배치․변경, 작업량, 작업방법, 작업순서, 작업내용, 작업속도, 작업장소 등 ② 사용사업주등의 사업에의 실질적 편입 – 하나의 작업 집단으로 공동 작업을 하거나, 계약상 업무 외의 업무도 수행, 결원 발생 시 대체하도록 하는 등 자신의 근로자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사업에 편입함으로써 종속적으로 지배한다고 볼 수 있는지를 검토 ③ 인사․노무 관련 결정권한 행사 – 수급인등이 근로자의 선발․교체,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승진‧징계‧해고 등 인사 노무와 관련된 사항의 결정․관리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를 검토 ④ 계약목적의 확정 및 업무의 구별, 전문성․기술성 – 업무의 내용․범위 등이 구체적으로 확정되어 있는지,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등을 고려하여 계약의 목적이 특정한 일의 완성에 있는지를 검토 ⑤ 계약목적 달성을 위해 필요한 기업조직․설비 등 보유 – 수급인 등이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 전문성 등을 갖추고 있는지를 검토

유 대리는 정노작의 의견을 받고 고민에 빠진다. 결국 도급에 적합하지 않으니 다른 해법을 모색하라는 의미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일단 유 대리는 강 팀장에게 보고하기로 하고 강 팀장의 방으로 간다.

유대리: 정노작님의 의견을 받아보니 현재 검수작업에 대해 도급계약을 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강팀장: 그런거야. 검수작업이라는 것이 사실 지시 감독을 하지 않을 수 없거든. 그래 어떻게 해결할지 생각해 본거야?

유대리: 도급계약 이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면, 도급계약에 적합하게 운영해야겠죠.

강팀장: 어떻게?

유대리: 도급업체로 하여금 독립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매뉴얼을 작성하라고 한 후 그 매뉴얼대로 수행하게 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그리고 도급업무에 대한 수수료 지급은 근무시간에 대한 부분은 도급업체에서 관리하게 하고, 저희는 그에 합당한 도급 수수료를 지급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강팀장: 합당한 수수료가 무엇을 의미하지?

유대리: 매월 연장근무를 수수료에 반영하는 것은 저희 회사가 지시 감독을 하는 것으로 오해할 여지가 많습니다. 도급업체가 관리하고 적법한 수당을 도급 근로자에게 줄 수 있도록 도급계약을 연장할 때 적정한 도급 수수료를 책정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강팀장: 알겠네. 개선안을 작성해서 올리면 관리담당 부사장님과 협의해 보겠네.

유 대리는 개선안을 작성한 후 강 팀장에게 보고하는 것으로 파견법 위반 관련 조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정광일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