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대리는 도급관련 사항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는 성취감에 즐거운 오후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직영 대리점을 관리하는 최 대리로부터 전화를 받는다.

최대리: 직영 대리점이 늘면서 대리점을 관리해야 할 직원을 추가로 채용할 필요가 있어 부사장님에게 건의를 했는데, 향후 대리점 형태를 현재와 같이 직영으로 할 지 여부가 결정되지 않아 정규직 채용은 어렵다고 합니다.

유대리: 그러면 계약직을 채용하면 되지 않나요?

최대리: 대리점을 관리하는 것은 경험도 필요하고 간단한 업무가 아니라 계약직을 채용하기는 좀 그렇습니다. 그리고 대리점과의 지속적인 의사소통을 위해서 계약직은 적합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유대리: 어렵네요. 경험도 필요하고 업무도 지속적으로 수행해야 한다면, 경력이 있는 정규직을 채용해야 한다는 의미로 들리는데요.

최대리: 맞습니다. 그런데, 현재 회사의 여건상 그게 어렵다는 거죠.

유대리: 어려운 숙제를 주시네요. 알아보고 연락드리겠습니다.

유 대리는 통화를 끝낸 후 한 동안 생각에 잠긴다. 그리고 정노작에게 전화를 건다.

유대리: 정노작님. 경험도 필요하고 업무도 지속적으로 수행해야 하는데, 경력직을 계약직으로 계속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정노작: 그 문제는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살펴보면 해결책이 나올 것입니다. 즉, 기간제법이 적용되지 않는 예외사항을 검토해 보시기 바랍니다. 제 생각에는 55세이상 고령자중 적임자를 채용할 수 있다면, 기간제법상 2년 제한이 적용되지 않아 계약직으로 계속 채용할 수 있으므로, 이 부분을 검토하시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유대리: 알겠습니다.
[정광일의 착한 노동법 사용 설명서] 왕초보 유쾌한 대리의 노동법 정복기 [32]
유 대리는 정노작의 설명을 듣고 해당 법조문을 찾아본 후 최대리에게 전화를 한다.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조(기간제근로자의 사용) ①사용자는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기간제 근로계약의 반복갱신 등의 경우에는 그 계속근로한 총기간이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할 수 있다.

1. 사업의 완료 또는 특정한 업무의 완성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경우

2. 휴직ㆍ파견 등으로 결원이 발생하여 당해 근로자가 복귀할 때까지 그 업무를 대신할 필요가 있는 경우

3. 근로자가 학업, 직업훈련 등을 이수함에 따라 그 이수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경우

4. 「고령자고용촉진법」 제2조 제1호의 고령자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5. 전문적 지식ㆍ기술의 활용이 필요한 경우와 정부의 복지정책ㆍ실업대책 등에 따라 일자리를 제공하는 경우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우

6. 그 밖에 제1호 내지 제5호에 준하는 합리적인 사유가 있는 경우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우

②사용자가 제1항 단서의 사유가 없거나 소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그 기간제근로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본다.

유대리: 대리님. 경험이 많은 계약직을 원하시는 거죠. 그런데 기간제법상 2년 제한 때문에 고민하시는 것이구요.

최대리: 정확합니다.

유대리: 그럼 기간제법 2년이 적용되지 않는 55세이상 고령자를 채용하는 것은 어떨까요?

최대리: 현재 회사의 여건상 정규직으로 채용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대리님도 잘 아실 것입니다. 경력직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것은 더 어렵습니다.

유대리: 55세이상 고령자는 2년을 초과하더라도 정규직으로 전환할 의무는 없습니다. 따라서 경험은 많으나 나이로 인해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채용하면 될 것 같습니다. 회사는 경험많은 직원을 채용하고, 그 분들에게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서로 좋은 것 아닙니까?

최대리: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다.

유대리: 물론 회사의 여건이 좋아져서 대리점 관리가 지속적으로 필요하면, 그분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에 대해서 검토하는 것도 필요하겠죠.

전화통화를 마치고 유 대리는 자신이 점점 더 프로가 되어 간다는 느낌에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정광일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정광일의 착한 노동법 사용 설명서] 왕초보 유쾌한 대리의 노동법 정복기 [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