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실칼럼] 부처님오신날과 동체대비(同體大悲)
부처님 오신날

오는 4월 30일은 불기(佛紀) 2564년 부처님오신날이다. 그러나 오색연등과 참배객들로 가득해야 할 사찰들은 아직 고요하다. ‘부처님오신날’부터 한 달간 전국의 모든 사찰이 ‘코로나 19 극복 기도회’에 들어간다고 한다. 불교에서 공경하는 마음으로 축하의 뜻을 담아 행하는 법요식도 코로나19 확산 우려 속에 1개월 미뤄진 상태다. 부처님오신날이 늦춰진 게 아니라 늘어난 거라는 한 스님의 말씀이 마음에 와 닿는다. 이 시간을 자성과 성찰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스님들의 말씀에도 깨우침을 갖게 된다.

성철 스님의 부처님 가르침

1982년 당시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발표한 법어 ‘자기를 바로 봅시다’가 있었다. 내용을 일부 살펴보면 자신에 대한 성찰에 관한 것이다. ‘자기를 바로 봅시다. 자기는 원래 구원되어 있습니다. 자기가 본래 부처입니다. 자기는 항상 행복과 영광에 넘쳐 있습니다. 극락과 천당은 꿈속의 잠꼬대입니다.‘

 불교에서의  

불교에서는 업(業)이란 게 있다. 힘들고 괴로운 것에는 다 원인이 있다. 현재 내 상황이 안 좋거나 괴로운 것은 그러한 과보(果報)로 인한 불행으로 본다. 코로나 19라는 악재에 대해서 한 스님은 코로나19를 계기로 성취에만 빠져있던 일상에서 잠시 멈춰서 우리네의 삶을 성찰하고 돌아볼 수 있게 된 부분도 있고, 동체대비(同體大悲)’의 가르침을 교훈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영실칼럼] 부처님오신날과 동체대비(同體大悲)
동체대비(同體大悲)

부처님 말씀 중 하나로 ‘동체대비(同體大悲)란, ‘상대가 나에게 자비를 베푸는 것은 곧 자신의 몸에 자비를 베푸는 것’이라는 뜻이다.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말씀과도 일맥상통한다 할 수 있다. 다시말해서 지금처럼 어려운 때일수록 모두가 고통분담을 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할 수 있다. 사찰뿐 아니라 모든 종교, 나라가 어려움을 겪는데 자신만만 잘 먹고 잘 살겠다고 생각하면 오히려 자신에게 더 큰 고통이 찾아온다는 것이다.

함께 잘 살 수 있도록 도와주고 이끄는 노력

우리가 하나되어 나아가야 이 위기를 극복한다는 의미다. 부처님 오신 날 주요 행사로는 관불 의식, 연등회, 탑돌이 등이 있다. 관불 의식은 향탕수(향을 달인 물)로 아기 부처상을 목욕시키는 행사다. 불자들은 아기 부처상의 정수리부터 물을 부으면서 몸과 마음이 깨끗해지기를 빈다. 이 의식은 석가모니가 태어났을 때 아홉 마리의 용이 더운물과 찬물을 뿜어 목욕시켰다는 전설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박영실칼럼] 부처님오신날과 동체대비(同體大悲)
석가모니 앞에 등불을 켜고 세상을 밝히는 의식

불자들은 각자의 소원을 담아 정성껏 연등을 올린다. 우리나라 불교 하면 원효대사의 깨달음 사례를 빼놓을수가 없다. 원효는 통일 신라 때 승려다. 그는 중국 당나라로 유학을 가려고 했는데, 도중에 스스로 큰 깨달음을 얻고 훌륭한 승려가 되었다. 원효가 얻은 깨달음은 당나라로 가던길에 얻게 되었다고 한다.

 동굴 속에서 마신 물에 관한 깨달음

날이 어두워져 동굴 속에서 밤을 보내게 되었다. 한밤중에 목이 말라 잠에서 깬 원효는 머리맡에 있던 물을 시원하게 마셨다. 그런데 아침에 깨어서 보니 자신이 간밤에 마신 물은 해골에 괸 썩은 물이었다. 처음에는 마신 물을 다 토해 내고 싶었다. 하지만, 차분히 생각하니 자기가 마음가짐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모든 것이 달라진다는 깨달음을 얻게 된 것이다. 같은 물이 달콤하기도 하고 구역질이 나기도 한다는 것을 말이다. 원효스님의 이 깨달음처럼 세상의 모든 것은 자신이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생각이 절실하게 드는 요즘이다.
[박영실칼럼] 부처님오신날과 동체대비(同體大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