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한 고백만이 상대방에게 진심을 전달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신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빙빙 에둘러 말해, 상대방이 진심을 파악하지 못하고 오해하게 만든다. 이는 최악의 경우 결별을 가져오게 하는 원인이 된다. 영화<사관과 신사(An officer and gentleman), 1982>에서 주인공은 어릴 적 불우한 환경에서 자신의 삶을 지키기 위해 상대방을 믿지 않고 거칠게 살아온다. 하지만 인생의 결정적인 순간에 맞닿아서는 자신의 속마음을 솔직하게 드러내면서 성공과 사랑을 얻게 되는 스토리다. 살아가면서 지나치게 자존심만 내 세우다가는 함께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서 소외당하기 쉽다. 그러므로 자신의 마음을 솔직히 오픈하여 문제를 해결하고 상대방을 이해시킬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상대방의 진심을 이해하기 위해 지속해서 귀를 열고 적극적으로 돕는 태도도 필수적이다. <영화 줄거리 요약>
어릴 적 어머니의 자살 후, 필리핀 해군기지에서 부사관으로 복무하던 방탕한 성격의 아버지를 찾아간 잭 메이요(리차드 기어 분)는 거친 해군기지에서 살게 되고, 시애틀에서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해군조종사양성 항공학교에 입학한다. 그곳에서 남을 늘 감싸고 배려하는 동료 시드 월리(데이빗 키스 분) 등 좋은 친구들을 만나게 되나, 교관 폴리(루이스 고셋 주니어 분:아카데미 남우 조연상 수상)는 매우 혹독하고 잔인한 훈련으로 메이요에게 좌절과 고통을 맛보게 한다. 훈련 4주째, 생도들을 위한 파티에서 제지공장에 다니는 폴라(데브라 윙거 분)와 리네트(리사 브라운트 분)를 만난 잭과 시드는 훈련에 지친 몸과 마음을 그녀들과의 부담 없는 사랑으로 위안을 얻는다. 하지만 어린 시절의 불우한 환경 탓에 마음이 닫혀 오직 자기밖에 모르던 잭은 폴라의 진심 어린 사랑에 부담감을 느낀다. 훈련 수료가 임박한 어느 날 갑작스러운 시드의 퇴소와 자살 사건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던 메이요는 폴라의 사랑이 자신의 외로운 삶에 가장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고 장교로 임관하는 날 그녀와 함께 새로운 세계로 떠나게 된다. <관전 포인트>
A. 메이요 후보생이 폴라에게 사랑을 느끼는 계기는?
처음에는 극한의 훈련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폴라를 만나 즐기지만, 동네 불량배와 싸움 후 날카로워진 메이요를 감싸주고, 사랑을 나눈 아침에는 거창하지는 않지만, 화병에 꽃까지 곁들인 정성이 담긴 아침 식사를 차려주는 폴라의 모습에서 그동안 가족의 포근함을 모르고 자란 메이요에게 “생의 최고의 식사”라고 느끼게 만들고, 폴라와 함께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B. 메이요가 퇴소의 위기에 처한 이유는?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던 메이요는 부대 수병들을 통해 받은 버클, 군화 등 각종 군용물품을 내부검사를 두려워하는 후보생들에게 몰래 팔고 있었는데, 독사 같은 교관 폴리에게 걸려 주말 외출 대신 혹독한 지옥훈련을 받게 된다. 모욕적인 언사와 함께 악착같이 퇴소(B.O.R)를 요구하는 교관에게 나는 갈 곳이 없어요(I’ve got nowhere else to go!)라고 울먹이며 이곳에 남아야 하는 자신의 처지를 간절히 호소한다.
C. 절친 시드가 자살한 이유는?
평소 메이요를 편견 없는 우정으로 대해주던 시드는 형의 사망 이후 죄책감과 집안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해군 장교후보생으로 입소했다. 하지만 시드와 사귀던 폴라의 친구 리네트가 거짓으로 임신을 고백하자, 그에 대한 고민으로 고고도 훈련에 집중하지 못하고 스스로 자퇴를 선언한다. 그리고 시드는 리네트에게 반지를 사서 청혼하며 페니 백화점의 매니저가 되겠다고 하자, 파일럿과 결혼하여 세계를 자유롭게 여행하고 싶던 리네트는 임신도 거짓이었다며 시드를 거부한다. 배신감에 시드는 그녀와 사랑을 나누던 모텔에서 결혼반지를 삼키고 자살하게 된다.
D. 사관과 신사의 의미는?
불우한 성장기를 거쳤던 메이요는 누군가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했는데, 후보생 교육 시 기체역학 과목을 도와주는 등 시드에게는 따뜻한 우정을, 폴라에게는 가족 같은 사랑을, 후보생들에게는 동료애를 배우면서 차츰 신사로 변하게 된다. 시드의 죽음으로 폴라에 대한 실망이 컸지만, 폴라는 리네트와 다른 순수한 여자임을 깨닫고 장교로 임관하는 날, 그녀가 일하는 제지공장으로 달려가 그녀를 안고 떠나게 된다.
E. 메이요가 장교로 성장하는 모습은?
그동안 이기적으로 살던 메이요는, 9주간의 장교 훈련과정을 통해 달라지고 있었다. 마지막 극기 훈련 장애물 통과 코스에서 최고의 기록을 낼 수 있었지만, 여자 후보생 시거가 힘들어하자 그는 되돌아와서 그녀에게 용기를 주어 같이 골인 지점에 도달한다. 이런 모습에서 진정한 리더로 거듭나기 시작한 것이다. 또한 메이요는 시드의 죽음이 교관 폴리의 강요가 있었다고 오해하고 퇴소를 각오하고 개인적으로 결투를 신청하고 폴리는 메이요의 결투를 받아주면서 서로의 해묵은 감정을 격투기로 해소하고 장교로 임관하게 된다. <에필로그>
인생에서 성장과 성공을 위해서는 반드시 통과해야 할 여러 가지 관문이 있다. 다듬어지지 않은 청년이 거친 훈련을 통해 신사적인 장교로 거듭나는 모습에서, 힘들고 고통스러운 오늘은 내일의 희망차고 성공으로 가는 피할 수 없는 길로 받아들이며 즐기는 마음이 필요하다. 한 가지 어려운 관문을 통과했다고 인생이 장미 꽃길로 변하지는 않지만 그런 과정을 통해 사랑도, 명예도, 희망도 만들어지는 것이다. 혼란하고 힘든 삶 속에서도 우리에겐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에 한 줄기 희망과 다시 시작할 힘을 얻게 된다. Joe Cocker & Jennifer Warnes 가 부른 영화 주제곡에서도 “갈 길은 멀고 우리 앞엔 산들로 놓여 있지만, 매일 한 발자국씩 오르는 거다. 바로 사랑이 우리가 가야 할 곳, 우리가 알고 있는 세상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시원한 바람이 부는 곳으로 데려가 주기 때문이라고 알려준다. (The road is long/There are mountain is our way/ But we climb a step everyday/Love lift us up where we belong/Far from the world we know/ Up where clear winds blow)
서태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