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환의 인사 잘하는 남자] 믿은 사람이 준 아픔은 더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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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은 사람이 준 아픔은 더 아프다
믿음의 깨어짐
시장의 죽음. 이 시대 청렴하다는 이미지와 이 분만큼은 절대 그럴 분이 아니라고 믿었다. 그래서 인가? 이 분의 죽음은 더 큰 충격으로 다가온다. 기득권의 부정과 부패를 근절시키고 자유 국가로서의 자존심을 찾자는 순수한 마음으로 출발한 1970년 이후 소위 운동권 출신들의 순수한 마음을 의심하게 한다. 초심을 잃고 어느 덧 자신이 그렇게 증오했던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하며, 겉으로는 자신은 정의롭고 청렴하며 올바른 가치관을 지닌 사람으로 포장한다. 더 가증스러운 모습에 추모할 마음이 사라진다. 시장의 업적을 평가절하하려는 것은 아니다. 시장에 의한 괴롭힘에 힘들어야 했던 한 개인을 먼저 생각하게 한다. 자신이 증오했고, 자신의 딸이었다면 광분했을 사람이 권력의 정점에서 당연히 누리는 권리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겠지만, 결과적으로 그 누군가에게는 증오의 대상이며 믿음을 깨는 사람이 되었다.
A회사 자문을 할 때이다. 사장은 “나는 우리 직원이 이곳을 평생직장으로 할 수 있도록 각 조직별 법인을 만들어 대표이사로 만들 생각입니다. 그들이 자신의 직무뿐 아니라 경영역량을 키워 이런 일이 우리나라에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이 한마디에 열정을 다했다. 알고 있던 경험과 지식 그리고 온갖 자료를 제공하며 체계를 구축하고 리더계층의 교육 계획을 세우고 실행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사장과의 대화에서 믿음이 깨지는 일들이 발생한다. 직원을 믿지 못하고 또 다른 직원에게 몇몇 직원의 행동을 살피고 보고하라고 한다. 리더로 키울 직원의 사소한 행동을 지적하며 조직장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한다. 심지어 누구를 내보내고 싶은데 방법을 찾아 달라고 한다. 현재 직원들의 역량이나 성숙도는 매우 낮은 수준이니 리더교육은 아직 시기상조이고 외부에서 충분한 역량과 경험을 보유한 사람을 영입하자고 한다. 조직과 직무에 열정을 가지고 있는 직원에게 무리한 지시를 내려 힘들게 한다. 수시로 조직을 바꿔 시험에 들게 한다. 믿음이 깨어진 다음 자문을 하겠다고 했던 그 모든 순간이 그렇게 후회될 수가 없었다. 한 사람의 잘못은 그 영향을 받는 또 다른 사람에게는 힘들고 괴로운 순간이 된다.
올바른 가치관과 주변의 영향은 절대적이다.
절대적 권력을 가진 사람의 병폐 중에 자신이 올바른 길을 제시하는 지침이 없거나 주변의 말을 듣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금껏 자신이 걸어온 길이 결코 평탄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이 하는 생각과 행동이 항상 옳다고 확신한다. 조직이나 자신이 지침으로 삼을 가치관 또는 그라운드 룰을 가지고 있지 않다. 이전 자신을 이끌었던 성공의 가치는 더 이상 도움되지 않지만, 이 가치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많은 기업들이 가치관 정립을 한다. 새롭게 미션과 비전을 정하고, 구성원들의 마음과 행동을 한 방향으로 이끌 핵심가치를 설정한다. 이 작업이 끝나면 액자에 걸어 놓고 끝인 경우가 많다. SK그룹처럼 자신의 경영철학과 방법을 경영층이 가르치고 솔선수범해야 한다. 내재화하고 체질화되도록 점검하고 피드백해야 하는데 하지 않고 보기 좋게 상징적으로 걸어만 놓는다. 외부인에게는 우리 회사는 이렇게 하고 있다고 자랑은 하지만, 이는 보여주기 용이지 실천하여 성과내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경영층부터 실천이 되지 않으니 직원의 실천은 기대하기 어렵다.
주변의 참모들도 문제가 많다. 절대 권력을 가진 사람에게 직언을 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 모시는 상사가 잘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도 직언하지 못하는 이유는 이미 권력의 맛에 물들어 있는 측면도 있고, 말해도 소용없다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굳이 자신이 손해보는 일을 하고 싶지 않기에 적당히 거리를 두며 자신의 이익을 추구한다. 직원들은 스스로 주도적이며 자발적으로 성과를 내기 보다는 상사의 언행을 보며 그 수준에서 일한다. 상사가 본을 보이지 못한다면 그 조직과 구성원에게 무슨 큰 기대를 한다는 것은 어렵다. 상사 입장에서는 내부 직원들이 변화와 열정이 없다고 생각하고 더욱 더 자신이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을 갖는다.
권력의 정점에 있는 사람은 자신의 생각과 언행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가장 바람직한 것이 바로 전 임직원이 실천하는 가치관 경영이며, 주변 참모들의 자유로운 제언이다. 조직문화를 바꿔야 한다. 자신의 언행이 조직과 구성원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해 길고 멀리 보며 올바른 철학과 원칙을 바탕으로 방향과 목표, 전략과 중점과제를 수립해야 한다. 경영층과 중간 관리자가 강해야 한다. 눈치를 보며 했다주의 식의 징검다리 역할을 수행하는 자리가 아닌 책임을 갖고 이끄는 사람이 되어야 하며, 직원을 성장시키기도 하지만, 상사의 마음을 읽고 보완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조직과 구성원의 역량과 성과는 리더의 그릇 크기에 좌우된다. 무능한 리더는 조직의 가장 큰 해악이 되지만 망하게 하기까지는 시간적 여유가 있다. 가장 두려운 것은 똑똑한 리더가 주위의 말을 듣지 않고 정도에 어긋난 방향과 전략을 강하게 실행하는 경우이다. 절대 권력의 영향력을 갖고 무조건 하라면 해 식으로 이끌 때, 조직과 구성원은 한 순간에 무너진다. 이 못지않게 조직과 구성원을 힘들게 하는 것은 믿었던 상사의 도덕적 타락이다.
홍석환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홍석환의 HR 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
시장의 죽음. 이 시대 청렴하다는 이미지와 이 분만큼은 절대 그럴 분이 아니라고 믿었다. 그래서 인가? 이 분의 죽음은 더 큰 충격으로 다가온다. 기득권의 부정과 부패를 근절시키고 자유 국가로서의 자존심을 찾자는 순수한 마음으로 출발한 1970년 이후 소위 운동권 출신들의 순수한 마음을 의심하게 한다. 초심을 잃고 어느 덧 자신이 그렇게 증오했던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하며, 겉으로는 자신은 정의롭고 청렴하며 올바른 가치관을 지닌 사람으로 포장한다. 더 가증스러운 모습에 추모할 마음이 사라진다. 시장의 업적을 평가절하하려는 것은 아니다. 시장에 의한 괴롭힘에 힘들어야 했던 한 개인을 먼저 생각하게 한다. 자신이 증오했고, 자신의 딸이었다면 광분했을 사람이 권력의 정점에서 당연히 누리는 권리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겠지만, 결과적으로 그 누군가에게는 증오의 대상이며 믿음을 깨는 사람이 되었다.
A회사 자문을 할 때이다. 사장은 “나는 우리 직원이 이곳을 평생직장으로 할 수 있도록 각 조직별 법인을 만들어 대표이사로 만들 생각입니다. 그들이 자신의 직무뿐 아니라 경영역량을 키워 이런 일이 우리나라에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이 한마디에 열정을 다했다. 알고 있던 경험과 지식 그리고 온갖 자료를 제공하며 체계를 구축하고 리더계층의 교육 계획을 세우고 실행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사장과의 대화에서 믿음이 깨지는 일들이 발생한다. 직원을 믿지 못하고 또 다른 직원에게 몇몇 직원의 행동을 살피고 보고하라고 한다. 리더로 키울 직원의 사소한 행동을 지적하며 조직장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한다. 심지어 누구를 내보내고 싶은데 방법을 찾아 달라고 한다. 현재 직원들의 역량이나 성숙도는 매우 낮은 수준이니 리더교육은 아직 시기상조이고 외부에서 충분한 역량과 경험을 보유한 사람을 영입하자고 한다. 조직과 직무에 열정을 가지고 있는 직원에게 무리한 지시를 내려 힘들게 한다. 수시로 조직을 바꿔 시험에 들게 한다. 믿음이 깨어진 다음 자문을 하겠다고 했던 그 모든 순간이 그렇게 후회될 수가 없었다. 한 사람의 잘못은 그 영향을 받는 또 다른 사람에게는 힘들고 괴로운 순간이 된다.
올바른 가치관과 주변의 영향은 절대적이다.
절대적 권력을 가진 사람의 병폐 중에 자신이 올바른 길을 제시하는 지침이 없거나 주변의 말을 듣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금껏 자신이 걸어온 길이 결코 평탄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이 하는 생각과 행동이 항상 옳다고 확신한다. 조직이나 자신이 지침으로 삼을 가치관 또는 그라운드 룰을 가지고 있지 않다. 이전 자신을 이끌었던 성공의 가치는 더 이상 도움되지 않지만, 이 가치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많은 기업들이 가치관 정립을 한다. 새롭게 미션과 비전을 정하고, 구성원들의 마음과 행동을 한 방향으로 이끌 핵심가치를 설정한다. 이 작업이 끝나면 액자에 걸어 놓고 끝인 경우가 많다. SK그룹처럼 자신의 경영철학과 방법을 경영층이 가르치고 솔선수범해야 한다. 내재화하고 체질화되도록 점검하고 피드백해야 하는데 하지 않고 보기 좋게 상징적으로 걸어만 놓는다. 외부인에게는 우리 회사는 이렇게 하고 있다고 자랑은 하지만, 이는 보여주기 용이지 실천하여 성과내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경영층부터 실천이 되지 않으니 직원의 실천은 기대하기 어렵다.
주변의 참모들도 문제가 많다. 절대 권력을 가진 사람에게 직언을 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 모시는 상사가 잘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도 직언하지 못하는 이유는 이미 권력의 맛에 물들어 있는 측면도 있고, 말해도 소용없다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굳이 자신이 손해보는 일을 하고 싶지 않기에 적당히 거리를 두며 자신의 이익을 추구한다. 직원들은 스스로 주도적이며 자발적으로 성과를 내기 보다는 상사의 언행을 보며 그 수준에서 일한다. 상사가 본을 보이지 못한다면 그 조직과 구성원에게 무슨 큰 기대를 한다는 것은 어렵다. 상사 입장에서는 내부 직원들이 변화와 열정이 없다고 생각하고 더욱 더 자신이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을 갖는다.
권력의 정점에 있는 사람은 자신의 생각과 언행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가장 바람직한 것이 바로 전 임직원이 실천하는 가치관 경영이며, 주변 참모들의 자유로운 제언이다. 조직문화를 바꿔야 한다. 자신의 언행이 조직과 구성원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해 길고 멀리 보며 올바른 철학과 원칙을 바탕으로 방향과 목표, 전략과 중점과제를 수립해야 한다. 경영층과 중간 관리자가 강해야 한다. 눈치를 보며 했다주의 식의 징검다리 역할을 수행하는 자리가 아닌 책임을 갖고 이끄는 사람이 되어야 하며, 직원을 성장시키기도 하지만, 상사의 마음을 읽고 보완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조직과 구성원의 역량과 성과는 리더의 그릇 크기에 좌우된다. 무능한 리더는 조직의 가장 큰 해악이 되지만 망하게 하기까지는 시간적 여유가 있다. 가장 두려운 것은 똑똑한 리더가 주위의 말을 듣지 않고 정도에 어긋난 방향과 전략을 강하게 실행하는 경우이다. 절대 권력의 영향력을 갖고 무조건 하라면 해 식으로 이끌 때, 조직과 구성원은 한 순간에 무너진다. 이 못지않게 조직과 구성원을 힘들게 하는 것은 믿었던 상사의 도덕적 타락이다.
홍석환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홍석환의 HR 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