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롭게도 리더십 성향이 정반대인 두 임원과 코칭대화를 한 적이 있다. 부하직원에 대한 사전 인터뷰 및 설문조사가 이루어졌다. 주요 조사내용은 임원의 강점 영역과 개선 영역이었다. 코칭세션에서 강점 영역은 더 강화하고, 개선 영역은 보강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평소 본인이 생각하는 강점과 개선 영역에 대해 부하직원도 동일하게 느끼는지 확인도 필요했다.


  A 임원은 전략수립 및 실행, 변화주도, 성과 창출이 강점이었다. 그는 늘 사전 방향 설정 및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하였고, 기존에 없던 참신한 시각으로 조직 변화를 주도했다. 또한 현실에 안주하거나 매너리즘에 빠지는 것을 항상 경계하고 긍정적 변화를 이끌었다. 그리고 보고서 품질향상, 역량강화를 위한 기획안 추진 등 조직의 목표달성과 조직구성원 능력향상에 늘 적극적으로 임했다.

  한편, 개선 영역은 관계형성 및 유지에 집중이 되었다. 자신의 의견에 반하는 경우에도 본인의 주장을 관철시키고자 하는 성향이 강했다. 성과를 내는 직원 중심으로 업무추진을 하는 성향으로 직원 전체에게 비교적 공평하게 대해주지 않아 소외감을 느끼는 직원도 있다는 것이다. 타인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경청하고, 타인과의 의견조정에 좀 더 신경을 써 달라는 의견도 있었다. 그럼에도 그는 조직의 성장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리더라고 했다.

  B 임원은 강점영역이 문제 인식과 해결, 관계 형성 및 유지였다. 그는 공감적 경청수준이 최고였으며, 업무를 수행할 때 부하직원의 고충에 대해 충분히 듣고 그들의 입장에서 상황을 공감해 준다. 업무 파악 및 부서가 요하는 전문성에 빠르게 학습한다. 자신과 다른 부하직원의 의견도 경청하고 합리적이면 받아들이고 지지해 준다. 업무를 보고할 때 마음이 편하다. 온화, 친절, 배려가 모든 언행에 베어있다고 했다.

  반면에 개선 영역은 전략수립 및 실행, 변화주도로 나타났다. 상황 해결 시 고른 의사 반영보다는 우선순위에 따라 의사 결정해 주었으면 좋겠다. 직원 고충에 대해 세세하게 반영하다보니 명확한 지시와 실행방안 확인도 아쉽다. 업무분장으로 직원 간 갈등 시 단호한 리더십이 요구된다. 탈권위적인 분이라 존재감 확대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그럼에도 본받고 싶은 휼륭한 리더라고 이야기했다.

  바람직한 상황은 A,B 임원 모두 평소에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리더십 스타일과 부하직원들이 자신에 대해 느끼는 것이 같다고 하면서 공감을 표한 것이다. 왜냐하면 많은 임원의 경우 부하직원이 개선점을 제시했을 때 그들이 자신의 리더십 스타일을 못 쫓아온다고 불평하거나, 부하직원의 역량과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하직원으로부터 다면평가 반응을 피드백할 때 항상 긴장이 된다. 당신이 조직구성원이라면 상기 A, B 중 어느 리더를 선호하겠는가? 누구에게 배울 점이 많다고 느끼는가? 만약 CEO나 상사라면 어떻게 생각할까?

  여기서 특이한 점은 A, B 임원 공히 <히딩크 리더십>에 대해서 공감을 표했다. 즉, 경쟁과 협력의 리더십 및 조직문화를 이끈 히딩크에게 배울 점이 많다는 것이었다. 그렇다 <히딩크 리더십>의 비밀은 무엇일까? 당시 다른 감독이 맡았더라도 한국이 세계 4강이 되었을까?

  그가 학연이나 지연 등에 의존하지 않고 공정한 선수 선발을 한 것은 유명하다. 즉 기초체력을 강조하고 잔재주에 연연하지 않았다. 그리하여 승부근성이 없거나, 여러 포지션을 소화하기에 체력이 약한 선수를 제외하고 재능이 있다는 느낌이 오면 선수를 발굴해 키웠다. 그리고 그는 선수들에게 명확한 팀 목표를 설정해주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과 전술을 제시했다.

  당시 한국경제신문은 다섯 차례에 걸쳐 히딩크의 리더십에 대해 기사화한 적이 있다. 요약하면 첫째, 신념의 카리스마 둘째, 철저한 자기평가 (자원의 발굴과 능력개발 유도) 셋째, 재즈처럼 유연하게 (고집을 버리고 변화를 즐기기) 넷째, 팀워크, 팀워크, 팀워크 다섯째, 멀리보고 굳게 믿기 (기본에 충실) 이었다. 지금 우리 조직 내에서도 필요한 리더십 덕목이라 생각한다.

  이제 리더로서 자신을 성찰하기 위해 점검해 볼 차레다. 다음 질문에 스스로 답해보길 바란다.

▪나는 조직의 장단기 목표를 세우고 추진하는 것을 잘한다.

▪나는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잠재력을 믿고 이끌어 내며, 그들의 일을 돕는 것을 잘한다.

▪나는 필요한 것을 얻기 위한 협상을 잘 한다.

▪사람들은 종종 대인갈등을 해결해 달라고 나에게 부탁한다.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피드백을 제공하는 것을 어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급변하는 상황을 분석하고 대안 제시를 잘한다.

  지금 코로나 사태 등 우리 조직을 둘러싸고 있는 상황은 결코 만만치 않다. 조직의 리더로서 어떻게 해야 할까? 지난 칼럼 <리더가 일터에서 가장 바라는 것은?>에 소개한 것처럼 조직의 목표달성과 조직구성원과 관계 증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면 자신만의 필살기는 무엇인가? 자신의 강점과 개선점에 대한 성찰을 통해 시대 상황에 걸맞고 균형감각을 갖춘 리더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리더로서 가장 자기다움을 실천할 때다.

  <김영헌 / 경희대 겸임교수, 前 포스코 미래창조아카데미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