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헌의 마중물] 조직 생활의 멋과 맛은?
임원이든 팀장이든 직장인들은 대부분 시간을 조직에서 보낸다. 자신의 소중한 시간을 보내는 조직생활의 바람직한 모습은 어떠해야 할까? 얼마 전 코칭하면서 P임원에게 “조직에서 멋과 맛을 느끼며 생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라고 물었다. 그는 한참 있다가 “멋과 맛 그런 생각을 해 보지 못했습니다.” 라고 솔직히 대답했다. 얼마나 주어진 업무에만 몰입했었는지 느낄 수 있었다.


  또 K임원에게도 같은 질문했다.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저는 직장생활을 통해 대외적으로 인정받고, 조직의 발전에 기여하는 데 중점을 두고 이제까지 살아 왔습니다. 어찌 보면 밥도 기능적으로 먹었지 그 맛을 느끼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한마디로 재미란 말은 떠 올리지 않았죠.” 대개 임원들은 자신을 불살라 조직을 발전시키는 <멸사봉공(滅私奉公)>의 정신으로 조직생활을 한다. 과연 앞으로도 그렇게 해야 할까?

  이제는 누구나 조직에서 멋과 맛을 느끼며 생활해야 한다. 사람마다 멋과 맛을 다양하게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조직생활에서 멋은 겉으로 드러난 아름다움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조직의 리더이든 실무자이든 주어진 목표를 달성하고, 그 달성된 목표가 주변사람들로부터 훌륭하다고 인정을 받을 때 나타난다. 그 때 아름답고 멋스럽다고 할 수 있다.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고 성과를 내기 위해 다음과 같은 질문을 스스로 해보았으면 한다.

▪ 내가 하고 있는 업무가 진정으로 조직의 성장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가? 아니면 관행으로 하는 것은 아닐까?

▪ 나는 내 업무에서 경쟁사와 얼마나 차별화된 성과를 내고 있는가?

▪ 나는 우리 조직과 업무추진 과정에서 긍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가?

▪ 지금 추진하고 있는 일의 방식에 어떤 개선점이 있을까?

▪ 나는 소속 직원들에 대한 성장과 육성에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있는가?

  한편, 조직 생활의 맛은 다른 사람들의 객관적인 평가라기보다 내가 스스로 느끼는 만족감, 자신감, 행복이다. 자신만의 독특한 맛과 모양, 색깔로 나타낼 수 있어야 한다. 인생은 <앵매도리(櫻梅桃梨)>라는 말이 있다. 즉, 앵두나무는 앵두꽃을, 매화나무는 매화꽃을, 복숭아나무는 복숭아꽃을, 배나무는 배꽃대로 자기답게 피어나기에 이 말이 유래되었다. 타(他)의 간섭이나 유혹에 상관하지 않고 자신의 뜻대로 자신 본연의 꽃을 피워야 한다. 다음 질문에도 스스로 답해보길 바란다.

 ▪ 내가 진정으로 이루고 싶은 가치를 추구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쓰고 있는가?

▪ 나는 성장을 위해 독서, 건강 등 자기개발을 꾸준히 하고 있는가?

▪ 나와 함께하는 공동체 일원들의 행복을 위해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도움을 주고 있는가?

▪ 나의 매력 포인트는 무엇이며 어떻게 가꾸어 나갈 것인가?

▪ 나는 상대방과 대화할 때 그들이 편안하게 느끼도록 배려하는가?

▪ 언젠가 이 조직을 떠나서도 커피나 소주 한 잔하고 싶은 소중한 인연을 몇 사람이나 맺고 있는가?

 이제 조직 내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재인식하고, 조직에 공헌하며 자신의 성장과 행복을 찾아가는 계기를 만들어 가야 할 시점이다. 모든 직장인들은 “있는 그대로 알고, 있는 그대로 보라”는 <여실지견(如實知見)>라는 고사성어를 새기면서 진실 되게 행동하여 부끄럽지 않은 조직생활이 되길 바란다. 왜냐하면 후회는 미리 오지 않기 때문이다.

  <멋>과 <맛>은 점 하나의 방향 차이다. 이 역시 선택이다.  

김영헌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 경희대 겸임교수, 前 포스코 미래창조아카데미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