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기업이 경쟁력이다] (150) 잘하는 마케터와 잘못하는 마케터의 차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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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필자가 CJ제일제당에 근무할 때, 일본 글로벌 기업과 기술제휴를 통해 신규상품을 도입하기로 하고, 일본에서 PM(Product Manager)이 한국에 출장을 와서 첫 회의를 하는 시간이었다. 일본에서는 PM 혼자서 참석을 했고, 우리 쪽에서는 마케팅 담당자 두 명과 내가 함께 참석했다.
회의 시작 후 시간이 갈수록 대화가 잘 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일본에서 출장온 PM은 본인이 담당하고 있는 제품의 성분, 처방, 포장, 기술, 생산, 마케팅, 영업 등을 망라해서 질문을 하는데, 우리 쪽에서는 마케팅 외에는 아는 게 없었다.
할 수 없이 회의를 오후에 다시 하기로 했다. 이번에는 마케팅, 영업, 연구소, 공장, 포장, 디자인, 물류 등 각 분야별 담당 11명이 참석했다. 일본 PM 1명과 우리 쪽 11명이 회의를 하는데, 일본 PM은 우리 쪽 분야별 전문 담당자 중에 누가 질문을 하더라도 막힘없이 답변을 했다.
회의 후에 일본 PM에게 경력이 얼마나 되는지 물어봤다. 11년 차 과장이었다. 나는 14년 차 부장급 마케팅 팀장이었고, 참석한 각 부서 담당자들도 최소 대리부터 부장급까지의 인력이었다.
이때부터 나는 진정한 PM이 무엇이고, 잘하는 마케터와 잘못하는 마케터의 차이가 무엇인지, 그리고 나 자신이 마케터로서 얼마나 부족한가를 크게 깨달았다.
하나의 제품이 탄생해서 성공하기까지 자신이 맡고 있는 제품에 관한한 Value Chain 상의 모든 것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이 일본인 PM을 통해 나름대로 마케팅을 잘한다는 CJ제일제당 마케팅 팀장으로서 너무 부끄러웠고, 얼마나 우물안 개구리이었는가를 깊이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그때부터 진정한 마케터가 되기 위해 어떤 제품이든 요람에서 무덤까지 이해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2년이 지난 뒤에는 인도네시아 일본 회사 공장에 출장을 가서 나 역시 그 일본 PM처럼 혼자서 완벽하게 업무를 마무리하고 돌아왔다.
기업의 본질은 사람이다. 기업의 경쟁력은 결국 얼마나 훌륭한 인재들을 많이 영입하고 육성하느냐에 달려있다. 특히, 마케터는 기업의 성과를 좌우하는 핵심적인 인력으로서 훌륭한 전문적인 마케터가 있어야 기업을 성장 시켜 나갈 수 있다. 물론, 마케팅만이 아니고 전문 분야별 인재도 모두 중요하다. 하지만 중소기업에는 이런 인력들이 전무하거나 매우 취약하다.
삼성전자가 1983년 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시작할 때 많은 반대가 있었다. 자본 집약적, 기술집약적 산업인 반도체 시장 진출은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특히, 삼성전자는 그 당시 반도체 기술도 전혀 없었다.
하지만 과감히 투자를 시작했고, 특히, 사람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기술은 사람에 체화되어 있다. 미국에서 우수한 기술 엔지니어들을 많은 연봉을 주고 과감히 스카웃했다. 진대제, 권오현, 황창규 같은 분들이 바로 그 무렵 스카우트된 분들이었다. 이들은 삼성전자를 세계 1위의 메모리 반도체 회사로 만들었다.
신라의 화랑제도나 맹자의 삼천지교도 조직 구성원이나 함께 어울리는 사람들이 얼마나 중요하냐는 맥락에서 이해된다.
기업이든 협회와 같은 단체조직이든 구성원이 누구냐에 따라 경쟁력이 달라지고 성과가 좌우된다. 따라서 우수인력 확보와 육성을 위한 노력과 투자는 경영의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
특히, 중소기업이 강한 경쟁력을 갖는 강소기업이 되기 위해서 디지털 시대에 맞는 일당백의 전문인력을 어떻게 육성할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논의와 고민이 필요하다.
나종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한국강소기업협회 상임부회장(경영학박사)
회의 시작 후 시간이 갈수록 대화가 잘 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일본에서 출장온 PM은 본인이 담당하고 있는 제품의 성분, 처방, 포장, 기술, 생산, 마케팅, 영업 등을 망라해서 질문을 하는데, 우리 쪽에서는 마케팅 외에는 아는 게 없었다.
할 수 없이 회의를 오후에 다시 하기로 했다. 이번에는 마케팅, 영업, 연구소, 공장, 포장, 디자인, 물류 등 각 분야별 담당 11명이 참석했다. 일본 PM 1명과 우리 쪽 11명이 회의를 하는데, 일본 PM은 우리 쪽 분야별 전문 담당자 중에 누가 질문을 하더라도 막힘없이 답변을 했다.
회의 후에 일본 PM에게 경력이 얼마나 되는지 물어봤다. 11년 차 과장이었다. 나는 14년 차 부장급 마케팅 팀장이었고, 참석한 각 부서 담당자들도 최소 대리부터 부장급까지의 인력이었다.
이때부터 나는 진정한 PM이 무엇이고, 잘하는 마케터와 잘못하는 마케터의 차이가 무엇인지, 그리고 나 자신이 마케터로서 얼마나 부족한가를 크게 깨달았다.
하나의 제품이 탄생해서 성공하기까지 자신이 맡고 있는 제품에 관한한 Value Chain 상의 모든 것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이 일본인 PM을 통해 나름대로 마케팅을 잘한다는 CJ제일제당 마케팅 팀장으로서 너무 부끄러웠고, 얼마나 우물안 개구리이었는가를 깊이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그때부터 진정한 마케터가 되기 위해 어떤 제품이든 요람에서 무덤까지 이해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2년이 지난 뒤에는 인도네시아 일본 회사 공장에 출장을 가서 나 역시 그 일본 PM처럼 혼자서 완벽하게 업무를 마무리하고 돌아왔다.
기업의 본질은 사람이다. 기업의 경쟁력은 결국 얼마나 훌륭한 인재들을 많이 영입하고 육성하느냐에 달려있다. 특히, 마케터는 기업의 성과를 좌우하는 핵심적인 인력으로서 훌륭한 전문적인 마케터가 있어야 기업을 성장 시켜 나갈 수 있다. 물론, 마케팅만이 아니고 전문 분야별 인재도 모두 중요하다. 하지만 중소기업에는 이런 인력들이 전무하거나 매우 취약하다.
삼성전자가 1983년 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시작할 때 많은 반대가 있었다. 자본 집약적, 기술집약적 산업인 반도체 시장 진출은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특히, 삼성전자는 그 당시 반도체 기술도 전혀 없었다.
하지만 과감히 투자를 시작했고, 특히, 사람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기술은 사람에 체화되어 있다. 미국에서 우수한 기술 엔지니어들을 많은 연봉을 주고 과감히 스카웃했다. 진대제, 권오현, 황창규 같은 분들이 바로 그 무렵 스카우트된 분들이었다. 이들은 삼성전자를 세계 1위의 메모리 반도체 회사로 만들었다.
신라의 화랑제도나 맹자의 삼천지교도 조직 구성원이나 함께 어울리는 사람들이 얼마나 중요하냐는 맥락에서 이해된다.
기업이든 협회와 같은 단체조직이든 구성원이 누구냐에 따라 경쟁력이 달라지고 성과가 좌우된다. 따라서 우수인력 확보와 육성을 위한 노력과 투자는 경영의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
특히, 중소기업이 강한 경쟁력을 갖는 강소기업이 되기 위해서 디지털 시대에 맞는 일당백의 전문인력을 어떻게 육성할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논의와 고민이 필요하다.
나종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한국강소기업협회 상임부회장(경영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