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비트코인은 화폐인가?

[김동환의 결국은 돈 문제야!] 비트코인이 화폐가 아니라고?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비트코인은 화폐가 맞다. 그런데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화폐와는 조금 다른 개념을 가지고 있다. 기존에 없던 개념을 가지고 있는 화폐이기 때문에 우리가 이 비트코인을 이해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조금만 관심을 갖고 기존 화폐와의 차이점을 구분하면서 살펴보면 비트코인을 이해하는 게 그렇게 어려운 문제는 아니다.

일단 사용처부터 한번 살펴보자.

비트코인의 사용처는 기본적으로 디지털 세계다. 지금 여러분이 보고 있는 이 화면. 그러니깐 휴대폰으로 보든 PC로 보든 태블릿으로 보든, 이 글을 보고 있는 여러분의 접속기기를 통해서 할 수 있는 세계가 디지털세계다. 온라인 세계라고도 하는데, 디지털기기와 디지털 세계는 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모두 오고 가기 때문에 디지털 세계에서 사용하는 화폐라고 할 수 있다.

그럼 이 디지털세계에서 사용하는 화폐인 비트코인, 이걸로 할 수 있는 건 무엇인가?

기존에 우리가 사용하는 화폐로 할 수 있는 건 거의 다 할 수 있다.

1.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상품을 매매

2. 사람이나 기관에 비트코인으로 송금

3. 비트코인을 담보로 대출

4. 비트코인을 현금으로 환전(거래소또는 개인 간 거래)

5. 비트코인으로 스타트업에 투자

6. 해외 송금 시 비트코인으로 송금하여 현지 국가에서 로컬 화폐로 전환

대략 위와 같은 활동을 기본적으로 할 수 있다. 거의 화폐와 유사하고 해외송금 같은 경우는 비트코인이 더 유리하기도 하다. (송금 시간이 빠르고, 수수료가 적게 든다.) 일단, 사용처와 비트코인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살펴봤다. 이제 비트코인이 최소한 화폐와 유사한 기능을 하는지까지는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이제 비트코인과 우리가 사용하는 화폐와의 결정적인 차이점은 무엇인지를 살펴볼 때가 되었다.

2. 비트코인과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화폐와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김동환의 결국은 돈 문제야!] 비트코인이 화폐가 아니라고?
위 그림은 실제가 아니다. 무슨 말이냐고? 비트코인은 위 그림과 같이 생기지 않았다. 그리고 비트코인은 눈에 보이지 않고 만져지지 않는다. 그리고 실제로 존재하지도 않는다. 무슨 말이냐고?

존재하지도 않는데 어떻게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송금하고 받고 하는 거지? 그렇다. 실제로 비트코인은 전자 동전처럼 그려지고 있지만, 저런 전자동전처럼 존재하지 않는다. 비트코인은 수많은 비트코인 네트워크상에서 일어나는 거래 내에 존재한다 즉, 개인이 개인 지갑에 실제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아니? 그럼 내 거래소에 표시된 비트코인은요? 그리고 내 지갑에 표시된 비트코인은요? 그렇게 보일 뿐이지.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비트코인 네트워크상에서 일어나는 거래에 대한 소유권을 입증할 수 있는 키를 가지고 있다. 개인키(Private Key)라고 하는데, 일종의 금고열쇠 같은 거다. 비밀번호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아… 뭔가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그렇다. 우린 항상 눈에 보이는 현금에 익숙하기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는 비트코인, 그리고 거래내역에 존재한다는 비트코인에 대해서 점점 의문이 들고 모호해지는 게 당연하다. 기존에 이런 방식으로 화폐를 사용하거나 교환해본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에 대한 거래내역이 많이 존재하고, 그 거래내역을 승인할 수 있는 개인키를 보유한 사람이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는 비트코인을 통제할 수 있다. 그래서 개인키를 개인 지갑에 암호화하여 보관하는 것이다.

즉, 개인이 비트코인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니고,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기록된 비트코인의 거래내역에 접근할 수 있는 개인키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비트코인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고, 비트코인을 거래한 거래내역에 누가 얼마를 어디로 보냈는지에 대한 거래내역들만 존재한다.

우리가 보는 화폐는 눈에 보이지만, 비트코인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개인이 개인지갑에 그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지도 않다. 그래서 기존화폐와 비트코인은 분명히 큰 차이가 있다. 눈에 보이는 화폐가 눈에 보이지 않는 영역으로 이동하고 있는것이다. 여러분은 이 변화의 흐름을 읽고 있는가?

김동환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