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근영의 파트너 토파보기] 오아시스는 목적지가 아니다


사업이라는 배를 타고 목적지를 결정하고 나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누구와 함께 떠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의 저자 ‘Jim Collins / 짐콜린스’는 ‘누구를 버스에 태울것인가’라는 질문이 기업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면서 ‘먼저 사람을 선정하고 그 다음에 목표를 정해야 한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대부분의 스타트업의 창업자들은 목표를 먼저 정하고 나서 그 목표에 걸맞는 사람을 찾는 경우가 많다. 이는 기업에만 해당되는 얘기가 아니라 작은 ‘프로젝트’에도 해당되는 얘기다.

그 만큼 사업이나 프로젝트나 함께 하는 사람이 성공과 실패를 좌우하며 한 배를 타는 파트너가 누구냐는 사업 성패에 매우 중요한 요소다.

동반자가 결정되면 다음으로 중요한 일은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해서 어떠한 길로 어떤 목표를 잡아야 하는냐가 중요한 문제다.

그런데 최근 만난 한 스타트업의 CEO는 안타깝게도 단기적인 목표에 너무 집착하고 있다. 더 나아가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중간에 거쳐가야 하는 중간 기착지인 오아시스를 찾기위해 너무도 많은 노력을 쏟고 있다.

오아시스는 목적지가 아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낙타를 타고 갈 것이 아니라 비싼 댓가를 치루더라도 비행기를 빌려 오아시스를 건너뛰는 상식을 깨는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


특히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로 대변되는 격변의 기간을 보내면서 이전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비즈니스가 태동하고 있는 요즘,

아직도 과거의 잣대로 구태의연하게 오아시스를 찾아 헤매는 방식으로 미래를 설계하여 ‘레거시 시스템(주1)’ 기반의 비즈니스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CEO들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스타트업은 절대로 투자자의 눈길을 끌수가 없다.

현재와 같이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격변의 세계에서 진정한 스타트업이라면 패스트팔로워를 추구해서는 안된다.

과거 국가와 국가가 국경이라는 장벽을 두르고 관세와 보호주의로 무장시켜주는 권력의 비호아래, 정권에 빌붙어 땅짚고 헤엄치던 시절은 이제 전 세계 그 어느 나라에도 존재하지 못한다.

온라인 초 연결사회가 모든 비즈니스를 Cross Border Business로 내 쫒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Hazard가 사라진 공간에서 패스트 팔로워를추구하는 비즈니스는 그냥 밥만 먹고 살겠다는 (사실 그것조차 힘들겠지만) 소박한 꿈의 표현일 뿐이다.

누구나 세계를 아우르는 초연결, 온라인이라는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손에 쥐고 있는 이때, 말타고 칼싸움하는 전쟁을 설계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목표보다 사람이 먼저다.

그래서 목적지로 갈 버스에 동승할 동반자를 고를 때, 말타고 칼 잘 휘두르는 장수가 아니라 온라인 게임 잘하는 선수를 고려해 보는것이 어떨까 싶다.







신근영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주1)
레거시 시스템(legacy system)은 낡은 기술이나 방법론, 이미 설치되고 사용되고 있는 구 시대의 컴퓨터 시스템, 소프트웨어 등을 말한다. 결국 기존 투자가 아까워 또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하는 사람들은 이 레거시 시스템을 지키다가 역사속으로 사라지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