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팀장은 연초 임원 후보자로 선정되어 여러 교육을 받게 되었다. 1주일의 예비경영자 과정을 이수했고, 회사 발전을 위한 주제발표를 제안했고 발표하였다. 사장과 본부장이 모인 인사위원회에서 A팀장에게 3가지 질문이 있었다. 임원이 되면 무엇을 하겠는가? 3년 후 담당하는 조직과 구성원이 어떻게 변해 있을 것인가? 임원으로 해서는 안 되는 행동 3가지만 설명하라. 당신이 임원 후보자라면 3번째 질문에 어떤 대답을 하겠는가?
A팀장은 돈, 성, 법이라고 하며 구체적 예를 들었다. 먼저 돈은 회사 돈을 자신 돈처럼 아끼며 횡령하거나 뇌물을 받지 않겠다. 성은 자신뿐 아니라 조직 구성원이 성희롱 등 성과 관련된 일이 없도록 하겠다. 기본을 지키며 법을 어기는 일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많은 지원자가 신뢰, 배려, 겸손, 신용, 근면과 성실, 기본 지키기 등 초심을 잃지 않고 낮은 자세로 봉사하겠다는 말을 한다. 낮은 위치에 있을 때에는 이러한 기본 가치는 지키는 편이지만, 우월한 지위에 있는 사람들이 겸손하고 기본을 지키기는 그렇게 쉽지 않은 듯하다. 나는 절대 이런 행동을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다른 사람보다 높은 위치에 있으면 자신도 모르게 있을 수 없는 행동을 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부서장이 해서는 안 되는 5가지 행동
높은 직책을 맡게 되면, 방향을 정하고 결단을 내려야 한다. 매 순간 실적에 대한 압박을 받게 된다. CEO인 경우에는 이러한 결단과 압박의 정도가 더욱 심한 반면, 모든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외롭기까지 하다. 누구와 상의는 할 수 있어도, 결정은 본인이 해야 하며 그 결과에 대해서는 책임이 따른다. 의사결정의 사안을 보면, 굳이 자신이 하지 않아도 될 일을 보고 있자면 여러 복잡한 생각이 든다. 철저한 자기 관리가 더 요구되는 자리이지만, 오래 근무하면 할수록 일과 사람 관계에 있어서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을 하는 경향이 있다.
첫째, 자신의 체면을 중시하고 위상에 신경을 쓴다.
고직급에 있으면 위엄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존경받아야 한다는 생각인가 남에게 보여지는 것에 많은 신경을 쓴다. 체면을 중시해 무시당하면 참지 못한다. 회의나 식사에 자리에 민감하며, 자신보다 직위가 낮은 사람들이 다 참석해야 비로소 자리에 앉는다.
둘째, 지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고 어떻게 하든 남을 이기려 한다.
고직책에 오르기까지 수많은 경쟁을 이겨냈고, 성공 경험을 가지고 있다. 젊었을 때부터 실패하면 죽음이라는 생각을 갖고 살아왔기 때문에 지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 성공 경험을 공유하며 혼자가 아닌 함께 성취해 가야 하지만, 이들은 남을 이겨야 내가 생존한다는 속 좁은 생각을 하게 된다.
셋째, 남의 말을 듣지 않고, 자신의 말만 한다.
직책이 오를수록 주관하는 회의가 많다. 신속한 의사결정을 해야 하기 때문에 본의 아니게 주관자가 많은 말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참석만 한 직원은 결정된 사안에 대해 열정을 보이지 않는다. 자신이 참여한 결정이 아니라는 생각이 강하다. 회사에 피해를 줄 수 있는 사안에 직원의 건의를 무시하고, 자신의 주장만 하고 하라고 지시한 사안을 누가 열정을 다하겠는가? 하는 시늉만 하거나, 했다 주의 식의 일을 할 뿐이다.
넷째, 듣기 싫은 말에 화를 내거나 기피한다.
직원이 부서장의 언행에 조언을 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부서장이 잘못된 의사결정을 했거나, 바르지 못한 언행을 하면 바른말을 해야 하는데, 부서장이 이를 기피하거나 화를 낸다면 해줄 수가 없다. 반대 의견이 없고 이의 제기도 하지 않으면, 부서장은 자신의 결정이나 언행이 옳다는 착각을 한다. 심한 경우, 직원이 무식하기 때문에 자신이 끌고 갈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한다.
다섯째, 자기편이 아닌 사람에게 냉정하다.
자신을 좋아하고 따르는 사람들로 구성된 사적조직을 만들고 이들의 우두머리가 되어 행동한다. 자신의 편이 아닌 사람들은 철저히 배척하고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다. 말도 안 되는 지시를 내리거나, 사심이 담긴 인사를 감행한다. 매사 자신의 고집을 내세우며 자신이 시킨 일이 아무리 황당해도 해내지 않으면 왕따가 되는 문화를 만든다.
부서장이 좋아하는 직원은 성실하고 긍정적이며, 주도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높은 성과를 창출하며, 자주 찾아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타입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직원들이 가장 먼저 보는 것은 바로 ‘부서장의 언행’이다. 윗물이 맑지 않은데 아랫물이 맑을 수가 없다. 그러므로 부서장이 모범을 보여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러한 모범이 일관성을 갖고 지속되어야 한다. 부서장은 철저한 자기관리로 초심을 잃지 않고 길고 멀리 보며 조직과 구성원의 가치를 올리는 사람이다.
홍석환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