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설계를 하는 건축가는 인간의 생명과 그 존엄에 대해 스스로 진실하고 엄정해야 하므로 심령이 가난해야 하고, 애통해야 하며, 의에 주려야 한다. 특히 다른 이들의 삶에 관한 일을 하니 화평케 해야 하고 온유하며 긍휼하며 청결해야 한다.
바른 건축을 하기 위해 권력이나 자본이 펴 놓은 넓은 문이 아니라 고통스럽지만 좁은 문으로 들어가야 한다. 스스로를 깨끗하게 하여 거룩한 것을 개에게 주지 않아야 하며, 진주를 돼지에게 던지는 일을 거부해야 한다. 다른 모든 사물에 정통하고 박학하고자 뱀같이 지혜롭고 비둘기같이 순결해야 한다. 결단코 불의와 화평하지 않아야 하며, 때로는 그런 행동 때문에 집이나 고향에서도 비난 받을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한다.
사람 사는 일을 알고자 더불어 먹고 마셔야 하지만 결코 그 둘레에 갇혀서는 안 된다. 스스로를 수시로 밖으로 추방하여 광야에 홀로 서서 세상을 직시하는 성찰적 삶을 지켜야 한다. 오로지 진리를 따르며 그 안에서 자유하는 자, 그가 바른 건축가가 된다.
“보이지 않는 건축 움직이는 도시, 한 건축가의 죽음” 중에서
세상사는 일이 다 중하고 만나는 모든 것이 귀하다 했다. 건축을 하는 일이 이처럼 치열한 것인 지, 이번에 알게 되었다. 건축을 위해 모든 삶을 바치는 것, 그것이 건축가의 길이고 마찬가지로 컴퓨터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것이 컴퓨터 엔지니어의 길인 듯 하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다 보니, 지난 30년 나름 열심히 살아왔던 엔지니어로서의 나의 삶이 초라해 보인다. 내가 나의 일을 위해 오롯이 나의 삶을 집중할 때라야 비로소 나는 “컴퓨터 엔지니어”라고 불릴 수 있으리라.
그래서 스스로를 밖으로 추방하여 광야에 홀로 서서 세상을 직시하는 성찰적 삶을 지켜야 하고, 나에게 부여된 일에서 자유하는 자, 그가 바른 “컴퓨터 엔지니어”가 된다.
서울에서 엿새째 영하권의 강추위가 계속되면서 수도 계량기 동파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8일 서울시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부터 이날 오후 4시까지 서울에서 수도 계량기 동파 사고는 50건 발생했다. 7일 오후 4시∼이날 오전 4시까지 16건에 이어 이날 오전 4시∼오후 4시에 34건의 동파 신고가 접수됐다.서울에 한파특보가 발효된 지난 3일부터 누적된 계량기 동파는 총 265건이다. 현재 모두 복구를 마친 상태다. 수도관 동결 피해는 없었다.한랭 질환자는 지난 6일 1명에 이어 이날 1명이 추가로 나왔다.서울시는 한파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비상근무 69개 반 237명, 순찰 인원 173명 규모의 한파상황실을 운영 중이다.이날 오후 8시 현재 서울은 서북권과 동북권에 한파주의보가 유지되고 있다. 동남권과 서남권은 한파주의보가 앞서 해제됐다.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계몽령'에 빗대며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탄핵하고 행정부와 국가 시스템을 마비시키려는 민주당이 바로 내란의 주체"라고 주장했다.8일 개신교계 단체 세이브코리아가 동대구역 광장에서 주최한 윤 대통령 탄핵 반대 국가비상기도회에 참석한 전 씨는 "감추어졌던 언론의 행보, 법치와 공정, 상식을 무너뜨린 공수처와 (서울)서부지법, 편파 재판부로 구성된 헌법재판소의 실체를 알려준 계몽령"이라며 이같이 말했다.그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지난주 50%를 넘었고 이런 집회를 통해 곧 60%에 도달할 것"이라며 "국민들의 60%가 대통령의 즉시 석방과 직무 복귀를 말하고 있기 때문에 헌법재판관들이 국민의 뜻을 거역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이날 집회에는 경찰 추산 5만2000여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윤 대통령 탄핵을 반대한다는 팻말을 들고 동대구역 광장을 메웠다. 대구·경북을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윤재옥, 이만희, 강대식, 정희용 국회의원 등도 모습을 보였다.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제주 카지노에서 발생한 '145억원 증발 사건' 주범이 4년여 만에 법정에 선 가운데 경찰이 수사 초기 압수한 134억원이 어떻게 처리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8일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이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회수한 오만원권 현금 134억원 가운데 54억원은 제주지역 모 은행 금고에 보관돼 있다. 나머지 80억원은 검찰에 증거물로 제출했다.134억원은 2021년 1월부터 4년여간 은행에 보관돼 이자 수익은 5000여만원(금리 연 0.1%)에 그칠 전망이다. 26만8000장에 이르는 오만원권은 경찰의 압수물로 보관만 가능해 시중 금리 적용이 안 된다. 발생한 이자는 국고금 관리법에 따라 추후 국고로 귀속된다.돈은 수사가 완전히 끝나야 주인을 찾게 될 전망이다. 랜딩카지노 운영사인 람정엔터테인먼트는 회삿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람정엔터테인먼트 본사 홍콩 랜딩인터내셔널의 종속회사인 골든하우스 벤처스는 이 중 128억원의 소유를 주장하며 검찰을 상대로 '돈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했지만 2023년 3월 최종 패소했다.대법원은 "골든하우스 벤처스가 128억원에 대한 제출인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돈 전액의 소유자인지도 다툼이 있어 추가 수사가 필요한 사정 등을 종합하면 검찰이 압수물 환부를 거부할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판시했다.이 돈의 자금 출처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거나, 정당한 돈이 아닐 경우 기소 이후 법원의 확정판결을 통해 국고로 환수할지 주인에게 돌려줄지 결정된다.앞서 람정엔터테인먼트는 2021년 1월4일 카지노 내 VIP 금고에 보관 중이던 회삿돈 한화 현금 145억6000만원이 사라진 사실을 확인, 이를 관리하던 중국계 말레이시아 국적의 임원 A(59·여)씨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