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은 고객을 설득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고객을 설득하는 방법은 크게 3가지다.

첫째, 고객의 이익을 강조하는 방법이다. 대부분의 영업사원은 고객을 만나면 자사상품의 특징이나 장점만을 열심히 설명한다. 하지만 고객은 그 상품을 사용함으로써 얻게 되는 이익에 더 관심이 크다. 따라서 상품의 장점만을 일방적으로 설명하기보다는 자사상품을 이용함으로써 얻게 되는 경제적 이익을 제시해야 구매의사 결정을 빠르게 유도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이익을 고객이 더 강하게 느끼게 하려면 몇가지 적절한 질문을 통해 고객이 생각할 기회를 갖게 만들어야 한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상품의 품질이 우수함에도 불구하고 판매가 잘 않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상품 포장지나 박스에 상품 특징이나 장점을 많이 나열했지만 타켓고객이 필요로하는 핵심 편익(benefit)은 빠져있는 경우가 많고, 디자인도 목표고객이나 제품의 컨셉과 일관성이 없기 때문이다. 마케팅 자원이 부족한 중소기업은 제품에 대한 많은 정보를 전달하려 하기보다는 목표고객을 명확히 하고 그 목표고객이 필요로하는 핵심편익만을 제품 포장, POP물 등을 활용해 일관성있게 반복적으로 전달해야 그나마 고객의 머리속에 기억되게 할 수 있다.

둘째, 잠재적인 고객의 욕구를 현실적인 문제로 설득하는 방법이다. 고객의 이익을 강조했어도 당장 필요한 것이 아니면 곧바로 구매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고객이 당장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잠재적인 욕구나 문제점을 자극해서 바로 해결해야할 현실적인 문제로 크게 느끼게 관여도를 높여주어야 한다. 관여도를 높이는 방법은 자사상품의 좋은 점만을 나열하는게 아니라 오히려 자사상품을 사용하지 않게 됨으로써 생길 수 있는 불안요소나 불이익을 강조하는 것이다. 예를들어 기계부품을 판매하는 경우, 자사 부품을 지금 구입하지 않으면 6개월후에는 결품이 나거나 가격이 인상되어 큰 손실을 볼 수 있음을 은근히 강조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홈페이지나 전단지에 자사상품의 장점이나 특징만을 나열한다. 하지만 9개의 장점을 나열했다면 최소한 한 문장은 자사상품을 사용하지 않았을 때의 부정적인 내용을 눈에 띄게 표기해두면 이 한 문장이 고객의 구매심리를 자극하게 된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나한테 이익이 되는 것보다 불이익에 더 민감하고 그 불이익을 피하고 싶은 심리가 더 강하기 때문이다. 가격을 10%할인했을 때 증가하는 판매수량보다 가격을 10% 인상했을때 떨어지는 판매수량이 훨씬 크게 나타나는 것도 바로 이런 심리 때문이다. 즉, 사람은 얻었을 때의 만족감도 잃었을 때의 고통을 더 크게 느끼는데, 이것을 손실회피(Loss Aversion)이론이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영업을 위해서는 영업사원은 자신이 팔고자하는 상품 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와 풍부한 상품지식, 그리고 타사의 구매 사례를 많이 알고 있어야만 한다. 즉, 단순히 물건파는 영업사원이 아니고 고객의 문제를 파악하고 리드해 나가는 역량을 갖춘 적극적인 영업사원이 되어야 한다.

셋째, 존중과 배려로 고객가치를 더 크게 느끼도록 설득하는 방법이다. 가끔 고객사에서 영업사원을 교체해달라거나 상품은 좋은데 영업사원이 싫어서 구매하지 않겠다고 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평소 고객사의 빠른 요청에 대응이 늦어 고객사가 불만이 생겼거나 영업사원의 말과 행동이 신뢰감을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품 외에도 영업하는 과정에서의 영업사원의 태도나 언행일치, 그리고 회사 차원에서의 전사적인 고객에 대한 세심한 존중과 배려가 있어야 자사 상품에 대한 고객가치를 더 크게 느끼게 만들어 구매의사 결정을 유도할 수 있다.

일본의 유명한 기업가 고이케는 20살 때 한 기계회사의 영업사원으로 취직해서 불과 15일 만에 33명의 고객과 계약했다. 그러나 얼마 뒤 코이케는 자신이 판 기계가 타사 기계보다 훨씬 비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고이케는  3일 동안 33명의 고객들을 만나 자신이 판 기계가 비싸기 때문에 계약을 파기해도 좋다고 말했다. 그런데 33명의 고객들은 그의 정직한 태도에 깊은 감동을 받아 33명의 고객 중 계약을 파기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고, 오히려 더 큰 신뢰를 얻게 되었다. 그후 그는 일본에서 손꼽히는 부자가 되었다.

이처럼 영업은 고객과의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뿐만아니라 일에 대한 열정, 상품에 대한 전문지식, 깔끔한 용모, 남을 배려하는 매너, 경청하는 태도, 약속준수, 고객욕구 파악, 정보수집, 가치제안, 그리고 비대면 디지털 문화와 기기에 익숙해야 강한 신뢰감을 줄 수 있고, 고객의 마음을 움직여 설득할 수 있는 경쟁력있는 영업사원이 될 수 있다.

나종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한국강소기업협회 상임부회장(경영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