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실 칼럼] 연말 행운을 부르는 향수와 프루스트 효과
좋은 향기가 나서 다시 한 번 쳐다보게 되는 사람들



너무 진하지 않은 은은한 향기로 주변까지 기분 좋게 해주는 사람들이 있다. 향기가 좋은 사람들은 어디를 가든 환영을 받는다. 반면에 아무리 시각적인 이미지가 좋아도 향수를 너무 강하게 써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사람들도 있다. 운을 부르는 향기는 절대 진하지 않고 코를 자극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건드린다. 요즘은 코로나19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있지만 갓 볶은 원두로 내린 따뜻한 커피를 보면 향이 느껴진다. 기억 속에 담아둔 커피의 향이 물리적인 향을 늘 앞서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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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을 부르는 좋은 향기



갓 볶은 원두는 좋은 향이 난다. 그래서 그 향을 맡다보면 기분이 좋아지듯이 좋은 향이 나는 사람은 운을 부르는 것 같기도 하다. 누구나 사람들에게 유쾌하고 좋은 향으로 기억되고 싶어 한다. 그도 그럴것이 인간의 오감 중 가장 민감한 것이 후각이다. 우리는 참 다양한 것을 보고(시각), 듣고(청각), 맡고(후각), 만지고(촉각), 맛보면서(미각) 삶을 보낸다. 그중에서도 향은 무의식중에 우리에게 많은 영향을 주기 때문에 기억에 남는 향은 뇌리에 강렬하게 남아 추억이 된다. 그래서 풋사랑의 얼굴은 가물가물해도 풋사랑의 비누냄새나 샴푸냄새는 기억한다.

향기를 이용한 향기 마케팅



향기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를 각인시키고자하는 여러 기업들이 고유의 향을 개발하고 있고 마케팅에도 많이 활용되고 있다. 향기로 객관적인 표현을 하기는 어렵지만, 잘 활용한다면 사람들에게 인상적인 경험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향기도 인테리어의 일부로 받아들이면서 ‘향테리어’라는 용어도 생겼다. 후각이 감정, 기억에 가장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각인 효과는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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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무의식 속에 잠겨 있던 기억을 다시 떠오르게 하는 향기



마음속 깊이 남아 있는 후각의 경험이 과거를 떠올리게 하는 현상, 이걸 ‘프루스트 효과’라 부른다. 강력하게 형성된 후각의 기억에는 당시의 분위기와 느낌 등 디테일한 정보들까지 함께 입력된다고 한다. 그래서 향기가 사람을 노스탤지어 속으로 빠져들게 하는가보다.



향기가 스토리의 중심이 되는 영화



영화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에서 주인공은 홍차에 적신 마들렌 향기를 맡으며 어린 시절을 회상한다. 영화 ‘여인의 향기’에서는 주인공이 향기로 여자의 모든 것을 알아내는 초인적인 능력을 보여준다. 영화 ‘향수’는 천재적인 후각을 가진 주인공이 향수에 대한 집착을 그린다. 향기는 감성을 활짝 깨워주는 열쇠라는 생각이 든다.



어울리는 향기를 찾는 일



기업이나 가게도 브랜드 이미지에 걸맞은 향기가 중요하듯이 개개인의 향기도 자신의 스타일이나 이미지에 어울리는 향기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주로 어떤 장소에서 어떤 사람들을 주로 만나는지를 살펴본다. 아울러 어떤 일을 하고 어떤 복장을 입는지에 따라서 추천하는 향이 다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향수를 뿌리는지 보다 어떻게 뿌리는지가 더 중요하다. 진한 향은 뿌리지 않으니만 못함을 강조하고 또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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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와 장소 그리고 상황에 어울리는 향



TPO(Time·Place·Occasion, 시간·장소·상황)에 맞는 옷을 입는 게 제일 중요하듯이 향기도 마찬가지다. 단순히 좋은 향을 뿌리는 것이 아니라 장소에 가장 어우러지는 향을 통해서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좋은 향기라는 것은 어느 정도 주관성이 포함되지만 향수를 뿌리는 방법이나 계절에 어울리는 향 등 기본적인 것을 공부하면 도움이 된다.



향수의 유래



향수(perfume)는 ‘통해서(through)’라는 의미의 라틴어 ‘퍼(per)’와 ‘연기(smoke)’를 의미하는 ‘푸무스(fumus)’에서 유래된 단어이다. 그러니까 어원인 라틴어 ‘per fumum’은 ‘연기를 통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향수는 인류가 최초로 사용한 화장품이라고 볼 수 있다. 약 5,000년 전의 고대 사람들이 종교적 의식, 곧 신과 인간과의 교감을 위한 매개체로 사용한데서부터 시작되었다.



향수의 발전은 역사의 흐름과 함께



향수를 아낌없이 사용했던 로마인들은 로마제국의 몰락 이후, 유럽에서는 향수가 자취를 감추었다. 하지만, 13세기 초에 십자군 원정대가 중동에서 다시 가지고 돌아오면서 그 사용이 확대되었다. 그리고 19세기 후반에는 인공적인 원료를 사용한 향수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 시기에 인공적인 원료를 사용한 향수를 개발한 이유는 사향(musk)을 만드는 데 필요한 히말라야와 아틀라스 산맥의 노루와 용연향을 생산하는 향유고래를 보호하기 위해서였다.



향수 원액의 농도에 따른 향수의 종류



향수 원액의 농도에 따라 퍼퓸, 오드퍼퓸, 오드트왈렛, 오드콜로뉴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오드퍼퓸(Eau de perfume)은 에틸알코올을 희석한 물에 25% 가량의 향료를 합성시킨 것이다. 오드뜨왈렛(eau de toilette)과 콜론은 각각 5%, 3%의 향료를 합성시킨 것을 말한다. 향수 사용법에 익숙하지 않다면 은은한 오드뜨왈렛부터 사용할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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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치향수의 의미



니치향수란 ‘틈새’를 의미하는 이탈리아어 ‘니치’에서 파생된 말로, 천연향료를 사용한 자연스러운 향이 특징인 프리미엄 향수다. 일반 향수보다 최소 2배 이상 비싼 가격이지만 개성을 중시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수단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코로나 19에 지친 우리 국민의 마음을 위로해주는 향기



국내 모 지역에서 그윽한 국화꽃 향기가 코로나19에 지친 시민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있다는 기사를 봤다. 도심 속 자연의 멋과 아름다움을 만날 수 있는 국화꽃길에서 국화향기를 맡으면 그래도 행복한 긍정에너지가 생기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오늘은 자신을 힐링해주는 자신만의 노스탤지어 향기로 지친 심신을 달래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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