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죽음보다 깊은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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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롤로그>
강렬한 향수를 통해 자신의 이미지를 더욱 아름답고 고상하게 고양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여 많은 유명 향수가 개발되었다. 하지만 자신에게서 우러나는 진정한 향기는 스스로의 고상한 인격과 아름다운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알기에 지나친 향수의 치장은 역효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영화 < 향수:어느 살인자의 이야기(Perfume: The story of a murder), 2006>에서 영혼이 담긴 향수를 찾아 헤매던 주인공은 아름다운 여인에게서 원천을 찾고 결국 광기 어린 살인을 통해 원료를 조달하고 천상의 향수를 만들지만 결국 그 향기는 많은 사람에게 행복보다는 중독에 취하게 만든다. 탐욕과 인간성의 결핍으로 인한 악취를 향수로 잠시동안 가릴 수는 있지만 결국 숨겨진 향기의 실체는 드러나고 실망감은 더욱 크게 나타날 것이기에 내면속 인간 본연의 아름다운 사랑의 향기를 찾아 나서야 한다. < 영화 줄거리 요약>
18세기 프랑스 생선 시장에서 태어나자마자 사생아로 버려진 ‘장바티스트 그루누이(벤 위쇼 분)’는 불행한 삶 속에서 유일한 즐거움은 천재적인 후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파리에서 운명적인 ‘여인’의 매혹적인 향기에 끌리게 된다. 그 향기를 소유하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힌 그는 향수 제조사 ‘주세페 발디니(더스틴 호프만 분)’의 후계자로 들어간다. 뛰어난 후각으로 파리를 열광시킬 최고의 향수를 탄생시키지만, ‘여인’의 매혹적인 향기를 온전히 소유할 수 없었던 그는 해결책을 찾아 ‘향수의 낙원, 그라스’로 향하게 된다. 마침내 그곳에서 그는 그토록 원했던 자신만의 향수를 만드는 방법을 알아낸다. 그것은 여인의 향기를 영원히 가두고 싶어 하는 맹목적인 욕망과 집착으로 아름다운 여인들을 살해하여 나신에서 향기를 가두는 죄책감 없는 광기이다. < 관전 포인트>
A.프랑스가 향수 산업의 메카가 된 배경은?
18세기 프랑스는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지에 가죽을 수출하였고, 대량의 가죽을 취급하다 보니 그 가죽 냄새에 견딜 수가 없었다. 또한, 실제 가죽 제품의 애용자인 귀족들은 가공 시 생기는 냄새 때문에 불편을 느끼고 있었다. 따라서 가죽 냄새를 조금이라도 없애보고자 하는 바람이 자연히 향료 기술의 촉진을 불러왔다. 이처럼 당시의 파리는 귀족들의 화려한 생활 이면에 음습한 뒷골목의 풍경을 가진 이중적인 모습을 지니고 있었다. 영화 < 레미제라블, 2012>에 나오는 판틴(앤 해서웨이 분)이 길거리 여인으로 방황하는 더러운 파리의 거리가 연상된다.
B.그루누이가 향기에 집착하게 된 이유는?
불우한 환경에서 태어난 그루누이는 자신에게서 사람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 커다란 충격이었기에 그의 생애 전체를 사람의 체취를 가두려는데 노력한다. 세상에 쉽게 동화되지 못한 고독한 천재로 13명의 여성을 살해하면서까지 얻은 궁극의 향수로도 마음의 위안을 얻지 못하던 그는 인간들의 정에 굶주린 한 마리 들짐승이나 다름없었다. 그가 집착했던 것은 오로지 달콤하고 매혹적인 향기가 아니라 내면에서 우러나는 인간 본연의 향기 즉 누구든지 맡는 순간 행복한 미소를 지을 수 있는 그런 향기를 원했던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향수가 사람들에게 행복의 미소 대신, 욕정만을 불러일으키는 도구에 불과하다는 걸 깨달았을 때 자신이 더 이상 세상에 존재할 이유가 없어진다.
C.그루누이가 향수를 만들어 가는 여정은?
악취가 가득한 파리에서 태어나자마자 어머니로부터 버려진 그는 선천적으로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엄청난 후각을 가졌다. 우연히 맡게 된 소녀의 체취에 이끌려 우발적으로 그녀를 죽이고 체취를 핥듯이 맡고는 끝까지 기억한다. 그 후 향수 제조기술자인 발디니의 공장에서 기본기술과 이론을 배우고 자기의 천재적인 조합에 따른 향수공식 100가지를 알려주고 향수의 메카인 그라스로 가서 향기를 가두는 고급기술을 익힌 후 자신이 느끼는 가장 좋은 냄새를 가진 여자를 종류별로 12명까지 둔기로 죽이고 체취를 유지를 바른 천에 흡수하여 향수로 만들어 보관한다. 마지막 가장 좋은 냄새가 나는 향수공장의 주인 리치스 백작의 딸 로라를 희생자로 마지막 향수까지 만들어 내지만 경찰에 붙잡힌다.
D.사형이 집행되는 순간 발생하는 사건은?
집행 당일 13가지 향수를 조합한 궁극의 향수를 몸에 뿌리자 광장에 모인 시민들과 집행관, 대주교 등 형 집행을 보기 위해 모여든 모든 사람이 향수에 취해 그를 천사라고 칭송하며 경배하고 주변의 사람들과 사랑을 나누게 된다. 그루누이는 그 순간 자신이 태어난 고향으로 돌아가 시장 한복판에서 남은 향수를 모두 머리에 뿌리자 그 향을 맡은 군중들은 향수의 마력에 취해 그루누이에게 달려들어 순수한 사랑의 발로에서 그를 형체도 없이 섭취하고 만다.
< 에필로그>
영화의 주인공은 자신만의 존재감을 나타내기 위해 광기 어린 집착으로 천상의 향수를 만들지만, 영원한 사랑의 행복을 가져다주지는 못한다는 것을 깨닫고 결국 자신의 살과 뼈를 사람들에게 나눠주며 자신을 기억하게 될 순전한 사랑을 온몸으로 보여준다. 살아있는 모든 존재는 독특한 향기를 지니듯 그런 향기와의 교류를 통해 진정한 인간관계를 통한 사랑은 만들어진다. 그러기에 일시적 달콤한 향수가 아닌 흐르는 세월 속에 지혜와 따뜻한 인간미가 깃든 독특한 본연의 향기를 만들어 가야 한다.
서태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강렬한 향수를 통해 자신의 이미지를 더욱 아름답고 고상하게 고양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여 많은 유명 향수가 개발되었다. 하지만 자신에게서 우러나는 진정한 향기는 스스로의 고상한 인격과 아름다운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알기에 지나친 향수의 치장은 역효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영화 < 향수:어느 살인자의 이야기(Perfume: The story of a murder), 2006>에서 영혼이 담긴 향수를 찾아 헤매던 주인공은 아름다운 여인에게서 원천을 찾고 결국 광기 어린 살인을 통해 원료를 조달하고 천상의 향수를 만들지만 결국 그 향기는 많은 사람에게 행복보다는 중독에 취하게 만든다. 탐욕과 인간성의 결핍으로 인한 악취를 향수로 잠시동안 가릴 수는 있지만 결국 숨겨진 향기의 실체는 드러나고 실망감은 더욱 크게 나타날 것이기에 내면속 인간 본연의 아름다운 사랑의 향기를 찾아 나서야 한다. < 영화 줄거리 요약>
18세기 프랑스 생선 시장에서 태어나자마자 사생아로 버려진 ‘장바티스트 그루누이(벤 위쇼 분)’는 불행한 삶 속에서 유일한 즐거움은 천재적인 후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파리에서 운명적인 ‘여인’의 매혹적인 향기에 끌리게 된다. 그 향기를 소유하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힌 그는 향수 제조사 ‘주세페 발디니(더스틴 호프만 분)’의 후계자로 들어간다. 뛰어난 후각으로 파리를 열광시킬 최고의 향수를 탄생시키지만, ‘여인’의 매혹적인 향기를 온전히 소유할 수 없었던 그는 해결책을 찾아 ‘향수의 낙원, 그라스’로 향하게 된다. 마침내 그곳에서 그는 그토록 원했던 자신만의 향수를 만드는 방법을 알아낸다. 그것은 여인의 향기를 영원히 가두고 싶어 하는 맹목적인 욕망과 집착으로 아름다운 여인들을 살해하여 나신에서 향기를 가두는 죄책감 없는 광기이다. < 관전 포인트>
A.프랑스가 향수 산업의 메카가 된 배경은?
18세기 프랑스는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지에 가죽을 수출하였고, 대량의 가죽을 취급하다 보니 그 가죽 냄새에 견딜 수가 없었다. 또한, 실제 가죽 제품의 애용자인 귀족들은 가공 시 생기는 냄새 때문에 불편을 느끼고 있었다. 따라서 가죽 냄새를 조금이라도 없애보고자 하는 바람이 자연히 향료 기술의 촉진을 불러왔다. 이처럼 당시의 파리는 귀족들의 화려한 생활 이면에 음습한 뒷골목의 풍경을 가진 이중적인 모습을 지니고 있었다. 영화 < 레미제라블, 2012>에 나오는 판틴(앤 해서웨이 분)이 길거리 여인으로 방황하는 더러운 파리의 거리가 연상된다.
B.그루누이가 향기에 집착하게 된 이유는?
불우한 환경에서 태어난 그루누이는 자신에게서 사람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 커다란 충격이었기에 그의 생애 전체를 사람의 체취를 가두려는데 노력한다. 세상에 쉽게 동화되지 못한 고독한 천재로 13명의 여성을 살해하면서까지 얻은 궁극의 향수로도 마음의 위안을 얻지 못하던 그는 인간들의 정에 굶주린 한 마리 들짐승이나 다름없었다. 그가 집착했던 것은 오로지 달콤하고 매혹적인 향기가 아니라 내면에서 우러나는 인간 본연의 향기 즉 누구든지 맡는 순간 행복한 미소를 지을 수 있는 그런 향기를 원했던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향수가 사람들에게 행복의 미소 대신, 욕정만을 불러일으키는 도구에 불과하다는 걸 깨달았을 때 자신이 더 이상 세상에 존재할 이유가 없어진다.
C.그루누이가 향수를 만들어 가는 여정은?
악취가 가득한 파리에서 태어나자마자 어머니로부터 버려진 그는 선천적으로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엄청난 후각을 가졌다. 우연히 맡게 된 소녀의 체취에 이끌려 우발적으로 그녀를 죽이고 체취를 핥듯이 맡고는 끝까지 기억한다. 그 후 향수 제조기술자인 발디니의 공장에서 기본기술과 이론을 배우고 자기의 천재적인 조합에 따른 향수공식 100가지를 알려주고 향수의 메카인 그라스로 가서 향기를 가두는 고급기술을 익힌 후 자신이 느끼는 가장 좋은 냄새를 가진 여자를 종류별로 12명까지 둔기로 죽이고 체취를 유지를 바른 천에 흡수하여 향수로 만들어 보관한다. 마지막 가장 좋은 냄새가 나는 향수공장의 주인 리치스 백작의 딸 로라를 희생자로 마지막 향수까지 만들어 내지만 경찰에 붙잡힌다.
D.사형이 집행되는 순간 발생하는 사건은?
집행 당일 13가지 향수를 조합한 궁극의 향수를 몸에 뿌리자 광장에 모인 시민들과 집행관, 대주교 등 형 집행을 보기 위해 모여든 모든 사람이 향수에 취해 그를 천사라고 칭송하며 경배하고 주변의 사람들과 사랑을 나누게 된다. 그루누이는 그 순간 자신이 태어난 고향으로 돌아가 시장 한복판에서 남은 향수를 모두 머리에 뿌리자 그 향을 맡은 군중들은 향수의 마력에 취해 그루누이에게 달려들어 순수한 사랑의 발로에서 그를 형체도 없이 섭취하고 만다.
< 에필로그>
영화의 주인공은 자신만의 존재감을 나타내기 위해 광기 어린 집착으로 천상의 향수를 만들지만, 영원한 사랑의 행복을 가져다주지는 못한다는 것을 깨닫고 결국 자신의 살과 뼈를 사람들에게 나눠주며 자신을 기억하게 될 순전한 사랑을 온몸으로 보여준다. 살아있는 모든 존재는 독특한 향기를 지니듯 그런 향기와의 교류를 통해 진정한 인간관계를 통한 사랑은 만들어진다. 그러기에 일시적 달콤한 향수가 아닌 흐르는 세월 속에 지혜와 따뜻한 인간미가 깃든 독특한 본연의 향기를 만들어 가야 한다.
서태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