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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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롤로그>
최근 과거 학창 시절의 폭력행위로 지탄을 받는 스포츠인과 연예인들이 보도되고 있다.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과정보다는 결과에만 집중하던 시대의 산물이다. 심지어 청소년들을 지도하는 지도자들도 결과가 좋으면 문제를 덮다가 결국 문제가 심각하게 곯아 백일하에 드러나게 된 것이다. 이문열 원작(1987)의 영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1992>에서 어느 시골 학교의 급장은 무책임하게 편안함만 찾던 담임선생 앞에서는 모범생으로 동급생들에게는 조폭처럼 군림하며 학교의 어두운 영웅으로 살아가다가 정의감 넘치는 새로운 담임선생의 부임으로 영웅의 탈이 드러나자 도망가고 만다. 지금 일그러진 영웅의 탈을 쓴 사람들로 인해 엄청나게 커지는 문제들은 언젠가 썩은 모습을 드러나고 그 치유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출처:네이버 영화
< 영화 줄거리 요약>
1960년 서울에서 아버지의 정치적 좌천으로 시골 국민학교로 전학 온 5학년 한 명태는 엄석대(홍경인 분)라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급장의 횡포에 반기를 들다가 담임 최 선생(신구 분)의 절대적인 신임과 동급생들의 힘에 대한 복종으로 결국 자신도 급장의 독재 앞에 무릎을 꿇고 만다. 하지만 6학년이 되면서 새로 부임한 김 선생(최민식 분)은 엄석대가 반장선거에서 몰표에 가까운 표를 얻는 등 학급의 비정상적인 기류를 파악하고 모든 문제를 정상적으로 되돌리기 시작하자 엄석대는 학교에 불을 지르고 야반도주하게 된다. 30년 후 평범한 학원 강사가 된 한 명태는 최 선생의 부고를 듣고 시골로 문상을 가게 되고 그곳에서 30년이 지났지만 변하지 않은 우리 시대의 새로운 일그러진 영웅들을 만나게 된다. 출처:네이버 영화
< 관전 포인트>
A. 엄석대가 급장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담임 최 선생은 책임감과 열정은 없고 타성에 젖어 자신이 해야 하는 학생지도, 학급 관리 등을 급장인 엄석대에게 모두 맡기게 되면서 완장을 찬 엄석대는 담임선생에게만 신임을 받으면 모든 것을 자신이 선생처럼 권력을 휘두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시험지 바꿔치기, 청소 감독, 뇌물 상납 등 모든 비행을 통해 자신의 왕국을 공고히 해나간다.
B. 반항하던 한병태가 무릎 꿇게 된 결정적인 일은?
공부도 잘하고 그림도 잘 그리던 자존심 강한 한병태도, 담임선생으로부터 절대적인 권력을 부여받은 엄석대가 청소 감독을 하면서 유리창 청소당번인 자신에게 끝까지 합격을 주지 않자 그는 결국 눈물을 흘리며 무너지고 엄석대의 충복으로 들어가면서 현실에 굴복하게 된다. 결국 자신도 외롭고 고단한 싸움에서 부조리한 현실에 순응하는 소시민적 근성으로 전락하고 마는 과정을 느끼게 된다.
C. 엄석대가 한병태에게 손을 내밀며 하던 말은?
여러 차례 불의에 대항하며 정의롭게 살려던 한 변태가 엄석대의 부하들에게 구타당하고 쓰러지자 엄석대는 손을 내밀며 “나한테 오기가 그렇게 힘들어?”라며 마치 절대적인 제왕처럼 군림하는 모습을 보인다.
D. 엄석대의 충복이 된 후 달라진 것은?
한병태는 자신이 그린 그림을 엄석대가 그린 것으로 바꿔치기해 주고, 아끼던 샤프펜슬도 상납한다. 이때 엄석대는 자신을 미포리 여행에 데려가서 야영도 하고 여학생들과 게임도 하면서 재미를 보여준다. 또한 엄석대가 가진 권력들을 일부 나누어 주어 자신도 청소 감독 등을 통해 학생들에게 권력을 휘두르게 되면서 달콤한 권력의 맛을 느끼게 된다.
E.30년 후 한병태가 만난 또 다른 일그러진 영웅들은?
최 선생의 상갓집에 들른 한명태는 그곳에서 급우들을 만나게 되는데, 결국 돈과 권력을 쥔 사람이 가장 존중받는 현실에 실망하게 되고, 한때 순수한 열정을 지녔던 김 선생은 지역 국회의원이 되어 금뺏지를 달고 거들먹거리며 상갓집에서 행세를 하고, 암흑가의 보스로 활동한다는 엄석대는 2개의 큰 화환을 보내 여전히 또 다른 일그러진 영웅으로 살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출처:네이버 영화
< 에필로그>
오늘날 사회에서 발생하고 있는 많은 문제는 이를 관리하고 감독해야 하는 지도자들이 안이하게 방치한 데서 발생한 요인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사회 전반의 여러 문제점들은 언젠가 시간이 흐르면 명명백백하게 드러나겠지만 일그러진 영웅의 탈을 쓰고 시대를 역행하는 악순환의 반복이 안타깝다. 오늘날 정직, 진실, 용기에 대한 신념을 지닌 진정한 영웅이 그리워진다.
서태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