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생활에서 해결되지 못한 많은 문제들이 여전히 ‘공간’ 속에 남아있습니다. 우리는 여러 방법 중에서 ‘시행(부동산개발)’이라는 도구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보려고 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우리 목표는 분양이 아니에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공간에 대한 발상을 전환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실로 최적화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는 ㈜시너지타워 정정원 대표의 말이다.
“인간 생활 속에 산재하는 이상과 현실의 괴리들, 해결되지 않은 많은 문제가 여전히 공간 속에 남아있습니다.”
일견 그의 전공(서울대 철학과 98)에 어울릴 법한 슬로건이지만 다소 이상적이라는 생각도 들 수 있겠다. 정 대표가 이야기하는 ‘시행’이라는 도구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적의 수단인지 말이다. 현재 부동산개발업으로 국토교통부(국가공간정보포털)에 등록된 기업만 6,600곳이 넘는다. 범람 수준의 동종 업계에서 어떤 차별성을 갖고 있는 것인지. 정 대표는 광주광역시 첨단지구를 사례로 들었다.
“1980년대부터 광주 첨단지구(광주첨단과학산업단지)에 대한 정부 개발이 시작됐어요. 사실 지금의 첨단도 광주의 상무지구, 수완지구와 함께 손꼽히는 신도시입니다. 다만 ’첨단과학’ 육성이라는 기존의 계획들이 1990년대 들어서는 절반 가량(개발면적 기준) 축소됩니다. 부지가 적재적소에 활용되지 못하면서 ‘첨단’이라는 네이밍과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유흥시설과 모텔 수가 비계획적으로 증가하고 말았죠.”
이 상황에서도 정 대표는 첨단지구에 잠재된 성장 가능성을 보았다고 했다. 과거 저층아파트 중심이었던 첨단 주거단지에 2010년대부터 20층~40층 규모의 주상복합, 아파트들이 대거 들어서기 시작했다. 약 1만 세대의 가족들이 첨단지구에 터를 잡았지만, 그들이 즐겁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상업시설은 많이 부족하다고 정 대표는 판단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너지타워가 첫번째로 개발한 <더시너지첨단>은 2020년 광주시 건축상을 수상하면서 첨단지구 명소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더불어 <더시너지첨단> 인접 부지들을 추가로 매입해, 각각 개성있는 컨셉트의 공간(포플레이 첨단, 다운타운 시너지)으로 시공중이거나 착공을 준비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첨단지구에 거주하는 시민은 물론 약 67만명 배후수요의 생활, 소비가 연계되는 다운타운을 조성할 계획이다. “좋은 건축물은 좋은 사람으로부터 나온다 (Good Buildings Come From Good People)”– Stephen Gardiner (영국의 건축가, 1924~2007)
부동산 개발사업의 가시적 성과는 건축물로 나타난다. 하지만 그 좋은 건축물을 만들기 위해 정정원 대표가 본질적으로 공들이고 있는 부분은 ‘인사’와 ‘조직문화’다. 현재 수많은 글로벌, 유니콘 기업들이 조직문화적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그 중에서 정 대표는 ‘넷플릭스(Netflix)’의 핵심가치(자유와 책임)를 심도있게 벤치마크하고 있다.
시너지타워 30여명의 동료들은 각자의 전문화된 이력(Background)과 조직문화 적합성(Attitude)을 엄밀하게 검증받은 후에 채용이 이루어졌고, 채용 이후에도 개선을 위한 피드백을 끊임없이 주고받는다. 임원은 물론 대표이사도 그 대상에서 예외가 아니다. 가까운 사례로는 매분기 실시하는 동료간 ‘다면평가’를 들 수 있다.
최근 들어 다면평가를 실시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위계서열이나 사내파벌과 같은 각종 변수들이 평가의 정확성을 떨어뜨리는 경우가 있다. 이런 부작용을 최소화하고자 시너지타워는 전 임직원이 1주일간 재택하면서 오로지 다면평가에만 모든 업무시간을 쏟도록 제도화했다. 약 2개월간의 상호평가와 피드백 과정이 결코 쉽지는 않았지만, 결과적으로는 상호 이해도와 각자의 강점, 개선 필요점을 명확히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앞으로도 홈페이지, 유튜브를 비롯한 다양한 매체를 통해 시너지타워의 소식을 전하겠다고 정 대표는 밝혔다.
끝으로 정 대표는 “현재 넷플릭스가 세계 OTT(Over The Top) 시장을 리드하고 있지만, 처음에는 DVD 대여업으로 비즈니스를 시작했거든요. 시행(부동산개발)도 단순하게 접근하면 기성 패턴의 건물을 지어 판매할 뿐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저희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아요. 마치 ‘넷플릭스 오리지널’처럼, 공간 안팎을 모두 아우르는 시너지타워의 고민이 담긴, 저희만의 오리지널 공간과 컨텐츠를 보여드릴 겁니다. 그러기 위해 지금도 동료들과 끊임없이 연구하고 토론하고 있습니다”라며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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