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여(親與) 성향 민간단체로 평가받는 자영업소상공인중앙회가 최근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비영리법인 허가를 받았다. 자영업·소상공인을 대표하는 법정단체인 소상공인연합회와는 별개로 소상공인업계를 대변하는 독립 단체로 활동에 나설 전망이다.

23일 소상공인업계 및 중기부에 따르면 140여 개 소상공인 조직이 모인 자영업소상공인중앙회는 지난 16일 비영리법인 허가를 취득했다. 이 단체는 지난해 10월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한상총련), 한국지역경제살리기중앙회, 중소상공인단체중앙회 등이 모여 설립했다. 이번에 비영리법인으로 등록하면서 법인 명의 계약 체결, 법률소송, 등기, 계좌 개설 등이 가능해졌다.

관련 허가 공고에 기재된 자영업소상공인중앙회의 주요 사업은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을 위한 △공동브랜드 개발, 구매, 판매 △토론회, 세미나, 전시회, 박람회 개최 △우수한 제품·서비스 기술 인증 및 포상 △통합 플랫폼 사업 등이다. 기존 소상공인연합회의 역할과 거의 다름이 없다는 게 소상공인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자영업소상공인중앙회의 친여 정치색이 소상공인업계 전반을 대변하는 데 한계로 작용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단체 구성 조직인 한상총련은 인태연 청와대 자영업비서관을 배출한 단체다. 인 비서관은 초대회장을 지냈다. 이동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한상총련 부회장을 거쳐 21대 국회에 비례대표로 입성했다. 또 다른 구성 조직인 중소상공인단체중앙회는 최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에 대한 공식 지지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소상공인연합회는 또다시 내부 갈등이 점화될 조짐이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해 9월 임시총회를 열어 ‘춤판 워크숍’ 논란을 빚은 배동욱 전 회장의 탄핵안을 통과시켰다. 배 전 회장은 소상공인연합회를 상대로 임시총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후 6개월째 회장 자리는 공석으로 남았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는 최근 배 전 회장의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면서 임시총회 결과는 무효가 됐고, 배 전 회장은 회장직에 복귀할 수 있게 됐다. 소상공인연합회는 다음달 8일 제4대 회장 선거를 앞두고 있어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대응 방침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