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일본 1위 이동통신사업자인 NTT도코모와 5세대(5G) 이동통신장비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23일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NTT도코모에 이동통신장비를 직접 공급하는 방식”이라며 “계약 규모와 기간, 금액은 상호 합의하에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NTT도코모는 2020년 말 기준 82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일본 최대 이동통신 사업자다. 모바일 서비스 매출 기준으로는 미국 버라이즌, 중국 차이나모바일, 미국 AT&T, 미국 T모바일에 이은 세계 5위 수준이다.

NTT도코모는 3세대(3G CDMA) 이동통신 기술과 4세대(4G LTE) 이동통신 표준 제정을 주도했던 사업자다. 현재도 대규모 연구개발 인력을 직접 고용해 기술 개발 및 표준화 사업을 하고 있다. 장비 공급 업체에 대한 기술적인 요구 수준과 검증 기준이 까다롭다.

삼성전자는 일본 2위 통신사업자 KDDI와 2019년 9월 20억달러(약 2조3000억원) 규모 5G 통신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NTT도코모를 고객사로 확보하며 일본 이동통신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게 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002년 KDDI에 3세대 이동통신 장비를 수출하며 일본 통신장비 시장에 진출한 지 20년 만에 이룬 성과”라고 밝혔다.

NTT도코모와의 계약으로 삼성전자는 5G 선진 시장인 한국, 미국, 일본에서 5G 상용화를 주도할 발판을 마련했다. 한국에서는 2018년 12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와 함께 세계 최초 5G 상용 개통에 성공했다. 미국에서는 2018년 10월 버라이즌, AT&T 등과 5G를 상용화했다.

특히 지난해 9월에는 이동통신 매출 기준 세계 1위 사업자인 버라이즌과 7조9000억원 규모 네트워크 장비 장기 공급계약을 맺었다. 이는 한국 통신장비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의 단일 수출 계약이다. 최근에는 캐나다 비디오트론·사스크텔·텔러스, 뉴질랜드 스파크 등 글로벌 통신사로부터 신규 네트워크 장비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