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성차별 면접'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제약업계의 여성 임원 비율이 1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사진=게티이미지
최근 '성차별 면접'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제약업계의 여성 임원 비율이 1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사진=게티이미지
최근 '성차별 면접'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제약업계의 여성 임원 비율이 1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주요 16개 제약·바이오 기업의 여성 임원 비율은 전체의 10%에 불과했다. 총 임원 448명 중 남성은 402명, 여성은 46명이었다. 여성 임원이 있는 곳은 16개 기업 중 13곳이다.

제약·바이오 기업을 통틀어서 여성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한미약품으로, 전체 임원 41명 중 10명이 여성이었다. 하지만 이 중 2명은 오너 일가로, 고(故) 임성기 한미약품 그룹 회장의 아내 송영숙 회장이 회사를 이끌고 있다. 고(故) 임 회장의 딸인 임주현 부사장은 작년 12월 사장으로 승진했다.

광동제약 여성 임원 3명 중 1명은 창업주 고(故) 최수부 회장의 부인인 박일희 광동제약 명예 부회장이다. 보령제약 여성 임원 3명 중 1명도 창업주인 김승호 보령제약그룹 회장의 딸인 김은선 보령홀딩스 회장이다.

지난해 처음으로 제약·바이오 업계 '매출 1조 클럽'에 들어선 진단키트 기업 씨젠의 임원 25명 전원은 남성이었다. 대웅제약 임원 6명, JW중외제약 임원 7명 가운데도 여성은 전무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집계한 2014~2018년 국내 제약·바이오산업 성별 고용 현황에서 남녀 성비가 7대 3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여성이 임원으로 승진하는 사례는 매우 적다는 의미다.

한편, 이달 초 동아제약은 '성차별 면접'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해당 업체 직원 채용에 지원한 A씨는 온라인에 "지난해 말 면접 볼 때 인사팀 팀장이라는 사람이 유일한 여자 면접자였던 나에게 '여자들은 군대 안 가니까 남자보다 월급 적게 받는 것에 동의하냐?'고 물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폭로자 B 씨 역시 "면접 당시 '3년 만난 남자친구 있으면 금방 결혼하겠네', '여자는 결혼하면 그만둬서 (채용하면) 안 된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이 논란이 되자 동아제약 측은 "2020년 11월16일 신입사원 채용 1차 실무 면접 과정에서 면접관 중 한 명이 지원자에게 당사 면접 매뉴얼을 벗어나 지원자를 불쾌하게 만든 질문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사과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