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보다 편해졌다…'집밥 해결사' 밀키트
집밥 전성시대다. 코로나19 장기화, 재택근무 확산 등으로 집밥을 먹는 사람이 급증했다.

집밥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메뉴. 이 고민을 해결해주는 ‘밀키트’가 지난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8년 345억원이던 국내 밀키트 시장 규모는 지난해 1882억원으로 442% 급증했다.

밀키트가 인기를 끌자 식품업체뿐만 아니라 유통업체까지 참전해 시장을 키우고 있다.


밀키트는 미리 손질한 식재료를 필요한 만큼 포장해 손쉽게 요리하도록 만든 것이다. 시작은 국물요리인 ‘밀폐유나베’였다. 배추잎과 깻잎, 고기를 잘라 겹겹이 냄비에 쌓은 뒤 끓이는 밀폐유나베는 조리가 까다로운 음식이다. 하지만 밀키트를 활용하면 단 20분 만에 요리를 완성할 수 있어 손님 초대용 메뉴로 인기를 끌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밀키트 수요가 급증하자 스테이크, 어묵탕 등 다양한 메뉴가 나왔다. 레스토랑 외식 메뉴를 밀키트로 만든 RMR(레스토랑 간편식), 해외여행을 못가는 아쉬움을 달래주는 글로벌 이색 메뉴 밀키트까지 등장했다.

외식보다 편해졌다…'집밥 해결사' 밀키트
국내 밀키트 시장은 2017년 프레시지, 마이셰프 등 스타트업이 개척했다. 이후 식품기업 한국야쿠르트와 편의점·슈퍼마켓을 운영하는 GS리테일, 대형마트인 이마트가 뛰어들었다.

최근에는 국내 1위 식품기업인 CJ제일제당이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서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2019년 4월 밀키트 전문 브랜드 ‘쿡킷’을 처음 선보인 CJ제일제당은 최근 “2주마다 4종 이상의 새로운 메뉴를 쏟아내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현재 20여 종에 불과한 밀키트 메뉴를 100종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신메뉴 개발엔 특급호텔 근무 경력이 있는 CJ 소속 셰프 11명이 참여한다.

프레시지 ‘블랙라벨 스테이크’
프레시지 ‘블랙라벨 스테이크’
국내 밀키트 시장 개척자인 프레시지는 2016년 창업 후 5년여 만인 지난해 15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프레시지는 올해 전략 상품으로 해외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태국 방콕의 레스토랑 메뉴, 이탈리아 도시별 시그니처 메뉴 등을 시리즈로 내놓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여러 갈래로 흩어져 있던 자사 밀키트 브랜드를 ‘피코크’로 합쳤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와 협업한 제품을 출시하는 등 상품군을 늘리고 있다. 신세계그룹 통합 온라인몰 쓱닷컴은 최근 200여 종의 밀키트를 모아놓은 밀키트 전문관을 열었다. 롯데백화점은 프리미엄 식품 브랜드 ‘셀럽스픽’을 출시했다. 국내 식품 전문가들이 선정한 전통식품을 재료로 한 밀키트를 선보이는 편집 브랜드다.
심플리쿡 ‘소고기 버섯 전골’
심플리쿡 ‘소고기 버섯 전골’

호텔은 레스토랑 인기 메뉴를 RMR로 만들어 내놓고 있다.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지난해 8월 조선호텔 중식당 ‘호경전’의 대표 메뉴인 ‘조선호텔 유니짜장’과 ‘조선호텔 삼선짬뽕’을 밀키트로 출시했다. 약 100일 만에 10만 개 이상 팔리며 인기를 끌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도 63빌딩 레스토랑 식자재를 사용한 ‘63 다이닝 키트’ 등 밀키트 제품을 선보였다.

박종필/노유정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