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북측 아카바네는 교통 요지며 사이타마현과 인접한 이유로 위성도시의 거점 역할도 한다. 역 주변은 술집들이 많아 일본인들 사이에선 “아카바네”를 간다는 것은 술을 마시러 간다는 느낌이다.
얼마 전 “특이한 술집”을 좋아하는 나를 위해 일본친구가 아카바네 수산집에서 만나자고 한다.
회를 먹을 수 있겠다는 상상을 깨고 도착한 곳은 서서 먹는 시장통의 오뎅집 “丸健水産(마루겐스이산)”이었다.
1958년 개업해 아카바네역 동쪽 아케이트의 명물이다.
오뎅을 만드는 반찬 집으로 저녁거리를 사가는 주부들로 낮부터 바쁘지만 퇴근시간이 다가오면 한잔 하려는 서민술집으로 변신한다.
이 집의 오뎅가운데 한펜(다진 생선 살에 마 등을 갈아 넣고 반달형으로 쪄서 굳힌 식품)은 1996년 전국어묵품평회 수산청장관상을 수상한 일품이다.
오뎅5종에 음료한잔 세트로 700엔의 “오뎅세트”가 인기다.
술은 “캔맥주”와 캔츄하이(칵테일소주)가 있고 도쿄23구 내에서 생산하는 “마루신마사무네” 컵사케도 판매하는데 이 집의 하이라이트는 컵사케를 8할 정도 마신 뒤 남은 2할에 오뎅국물과 시치미(7종류의 조미료)를 넣어 마시는 것으로 다시다와 생선살로 우려낸 맑고 시원한 간사이풍 국물이 사케와 어울리는 맛이 찰떡 궁합이다.
반찬가게 옆의 테이블에 서서 마시는 술집으로 머무는 시간 30분 내외기 때문에 줄이 길어도 곧 순서가 오기 때문에 안심해도 좋다.
[한국오뎅과 일본오뎅의 차이점]
일본에서 오뎅을 처음 먹은 기억은 니이가타였다. 국물 속에 있는 각종 오뎅을 고르면 내용물만 건져줘 한국식으로 국물을 부탁했지만 맛이 없었다. 도쿄의 백 년 넘는 오뎅집도 마찬가지다.
국물은 오뎅을 익히고 간을 배어주기 위함이지 한국식으로 국물을 마셔가며 오뎅을 즐기는 방식과 차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