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실박사의 글로벌매너] 2018 호주오픈 품격 매너 - 정현 VS 노코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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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정현선수 인스타그램 캡처
승자도 패자도 돋보였던 품격 있는 인터뷰
승자도 패자도 ‘품격 있는 매너‘가 돋보였던 2018년 호주오픈 8강 진출전이었다. 자신의 영웅이었던 세계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를 넘어선 정현선수의 경기는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호주오픈 본선 1회전에서 조코비치에 0-3으로 완패했던 정현선수는 불과 2년 만에 3-0으로 완벽하게 설욕전을 펼쳤다. 하지만 그보다 더 빛난 것은 승자와 패자 사이에서 주고받은 품격 있는 매너였다. 매너의 품격은 정현선수의 인터뷰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경기 직후 메인코트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정현선수는
“이런 큰 대회에서 롤모델로 삼았던 선수와 경기하는 것 자체가 영광이었다. 조코비치 선수가 최상의 컨디션이 아닌 것은 맞는 것 같지만, 승리해서 더 값진 경험이 됐다” 며 패자에 대한 배려를 보여주었다. 뿐만 아니라 ‘코트의 끝에서 뛰어난 앵글샷을 만들어냈다.‘라고 하자 정현선수는 이렇게 응했다.
“조코비치선수는 나의 어릴 적 우상이었다. 조코비치의 앵글샷을 따라해보려고 했다” 라고 하며 환하게 웃음을 지었다. 준비되지 않은 즉석 인터뷰에서 이런 패자에 대한 정현선수의 매너는 그의 우승을 더 많은 세계인이 축하해주고 싶게 만드는 품격 있는 경쟁력이다.
글로벌한 선수는 경기 후 SNS매너도 클래스가 다르다
경기 후 승자인 정현선수와 패자인 조코비치선수의 SNS에서는 품격있고 따뜻한 매너가 돋보였다. 세계랭킹 1위였던 조코비치 선수 입장에서는 세계랭킹 58위였던 정현선수에게 패한 것이 결코 유쾌할 수 없다.
하지만 그는 경기 후 자신의 트위터에 정현선수와 경기에 패한 직후 서로 이야기하는 사진을 올렸다. “믿을 수 없는 퍼포먼스였다. 계속해서 분발하라. 호주오픈을 가져라”는 격려 메시지와 함께 정현선수를 태그하는 품격을 보여주었다.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메이저대회 8강에 오른 정현선수 또한 8강진출에 우쭐하지 않고 겸손한 매너를 SNS에서도 역시 보여주었다. 정현선수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조코비치를 태그하며 영어로 “무슨 말이 필요할까요. 고맙습니다!”라는 메시지를 적었다.
꿈을 이루는 기쁨을 전 세계인이 함께 하고 싶게 만드는 품격있는 매너의 힘
한국 테니스 역사를 새로 쓴 정현선수가 경기 직후 플레이어 박스를 향해 큰절을 할 때 내가 느꼈던 따뜻한 전율이 지금도 생생하다. 아마도 정현선수가 세계 속에 코리아의 위상을 경기우승뿐 아니라 품격 있는 매너로도 멋지게 펼칠 것이라는 기대감과 확신이 들었기 때문인 것 같다.
경기직후 ‘오늘은 나에게 있어 많은 꿈 중 하나가 이뤄진 날’이라고 전한 정현선수의 남은 꿈들이 차례로 계속 이뤄지길 바라고 그 기쁨을 전 세계인이 함께 할 날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