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민의 대입 해부도감] 서울대 필독서 읽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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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되는 것이 꿈이예요. 서울대 필독서 100권 중 어떤 책을, 어떤 의문점을 가지고 읽으면 좋을까요. 읽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기자가 꿈인 고2 남학생의 말이다. “저는 가난하고 힘이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일을 하고 싶어요” 그러면서 닉슨대통령을 사임하게 만든 워터게이트빌딩 도청사건의 밥 우드워드, 칼 번스타인 같은 기자가 되고 싶단다. 확신과 의지를 가지는 말투가 아직도 귀에 맴돈다.
택시운전사 영화에 나오는 독일인 위르겐 힌츠페터기자에게 큰 인상을 받았단다. “저는 어떠한 취재도 어려웠던 우리나라의 사건 속에서 ‘진실을 파헤치고, 진실를 알리는 것’이 기자라는 힌츠페터 기자의 확신이 너무 부러웠어요”
뛰어난 기자가 되기보다는 진실한 기자가 되고 싶단다. 잘 하지는 못하지만 열심히 하려는 기자가 되고 싶단다. 자신이 취재한 기사로 조금이라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단다.
뭔가 꿋꿋하고 당찬 면이 보였다. 뭔가 저 학생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했다. 지금부터 기자가 되고 싶은 학생에게 무슨 책을 어떤 순서로 어떤방법으로 읽으면 좋을지 서울대 필독서를 중심으로 생각해보자.
미래 인공지능시대에 기자가 꿈인 학생, 어떤 방법으로 읽으면 좋을까요?.
1) 중요한 이슈나 키워드 찾기
최근 한 달동안 무슨 일들이 일어났는지 신문을 펼쳐보길 바래요. 중요한 이슈나 키워드를 찾아보세요. 구글트렌드분석을 하면 해당 단어가 언제부터 많아졌는지,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인지 알 수 있답니다.
요새 4차산업혁명이라는 용어, 인공지능이라는 용어, 블록체인이라는 용어, 가상화폐라는 용어, 비트코인이라는 용어, 평창올림픽이라는 용어가 많이 등장하고 있어요. 서울대 필독서 100권에는 없지만, 용어의 의미를 하나씩 위키피디아를 통해 확인하면 좋겠어요. 가능한 위키피디아를 볼 때는 영어 위키피디아에서 검색해서 영어로 이해하기를 권한답니다. 한글 위키피디아는 의미와 분량이 적기 때문이예요.
이젠 책을 골라볼까요.
슈밥의 『4차산업혁명』을 읽어보세요. 2016년 다보스포럼에서 논의되어 전 세계로 퍼진 4차산업혁명이란 용어의 의미와 특징 그리고 현재 준비해야 할 것에 대한 직관을 준답니다. 재미없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내용상 매우 중요한 책이니 기자를 꿈꾸는 학생이라면 읽는 것이 좋겠지요.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이 책에는 4차산업혁명이 3차산업혁명, 2차산업혁명, 1차산업혁명과 어떻게 의미상 차이가 있는지, 새롭게 등장하는 직업은 무엇이고, 사라지는 직업은 무엇인지. 과거의 교육과 현재의 교육, 미래의 교육은 어떨게 달라져야 하는지. 기존의 1차 산업이라고 불리었던 농업 등이 인공지능과 로봇을 통해 어떻게 변화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고, 상상력을 키울 수 있답니다.
2) 미래 기자로서 자신의 촉을 세우기
미래 기자로서 자신의 촉을 키워보세요. 기자란 직업은 사라질까요, 아니면 다른 무언가로 대체될까요. 로봇기자가 생길 수는 없을까요.
그렇다면, 이러한 4차산업혁명기에는 경제시스템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아는 것이 필요하게지요. 미래 사회문제의 근간은 경제일테니까요. 현재의 자본주의 경제체제는 그대로 유지될까요. 우버 같은 공유경제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공유경제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지고 있는데~~. 그러면 현재의 경제체제인 자본주의의 구조적 탐색이 필요하겠네요. 페르낭 브로델의 『물질문명과 자본주의』를 읽으면 좋답니다.
근대에 왜 자본주의가 일어나게 되고, 그 의미는 무엇인지, 그러면서 잉여이익을 소유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무엇인지 스스로의 질문을 적어보고, 이에 대한 답을 책을 통해서 확인해보자구요.
읽는 중에 자연스럽게 미래 4차산업혁명이 발달하게 되면서 현재의 자본주의의 변화에 대한 고민을 해 볼 수 있겠지요. 역사적 시간의 흐름속에서 추론해 볼 수 있겠네요.
3) 꼬리에 꼬리를 무는 궁금증 갖기
여기에 더 나아가 자본주의 발전을 강화시키거나 쇠퇴시키는 진화의 동인이 궁금하지 않나요. 아마도 계속 의문에 의문이 남을 거예요. 제대로 독서를 하면 당연히 질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온답니다. 속독과 다독을 강조하지만, 중요한 것은 질문독서랍니다. 늘 이전에 읽은 독서를 통해 자신이 존재하는 현재와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궁금증이 더욱 깊게 되지요.
다시 책으로 돌아갈까요.
막스 베버의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을 읽어 보세요. 돈(자본)을 벌어서 물질적으로 편리하고 풍요롭게 생활하고자 하는 욕구, 자본 소유를 만족시키는 수단으로서 자본주의 정신이 아니라, 돈을 버는 것 자체가 삶의 목적이고, 신에 대한 소명의식의 결과라는 거예요. 이러한 자본주의 정신의 관점에서 보면, 자신의 노동과 이윤추구행위는 신성한 행위라는 거예요. 이는 자연스럽게 금욕적이고 저축하는 습관으로 이어지게 되지요. 당시 가치를 낮게 보았던 물질에 기반한 자본주의를 종교적 측면으로 파악한 것에서 놀라움을 준답니다.
합리성을 바탕으로 한 자본주의가 어떻게 발달했는지 등 발달과정까지 인식할 수 있게 되니 앞으로의 전망까지도 해 볼 수 있겠지요. 인공지능이 더욱 발달한 텐데, 이에 따라 합리성도 더욱 증대되고, 현재의 자본주의가 어떤 방향으로든 발전하겠지요. 여러분 생각으로는 어떤 쪽으로 발전할 것 같은 가요? 인간에게 도움이 되는 쪽으로? 인간을 더 차별하고 힘들게 하는 쪽으로? 더욱 고민해보면 더욱 좋겠지요.
기자가 되고 싶다고 했으니, 이젠 사회에 나타나는 여러 문제에 대해 생각해보도록 할까요?
클로드 레비스트로스의 『슬픈연대』를 한번 봐 보세요. “문명 vs 미개”라는 관계 속에서 문명이 얼마나 쉽게 자연과 순수한 인간의 내면을 폐허로 만드는지 확인할 수 있답니다. 남미에서 문명이 미치지 않은 미개한 원주민 4개의 부족과 함께 생활하면서 그들의 마음과 생각하는 방식, 조직, 종교, 예술 등 다양한 면에서 살펴볼 수 있답니다. 문명이라는 이름으로 일어난 원시에 대한 공격과 자칭 “문명인”의 잘못에 대해 철저히 파악할 수 있지요. 한 명의 기자가 되어 취재하듯이 책을 읽어나가고 수첩에 정리해 가면서 1000자 정도의 신문기사를 스스로 작성해보는 것도 좋겠지요. 또한 우리사회에서 유사한 현실을 신문에서 찾아보면 어떨까요.
더 세부적으로 들어가 볼까요. 문명을 이루는 구성요소 중 하나는 사회제도랍니다. 이러한 사회제도의 변화로 인한 사회문제의 발생에 대해 고찰해 볼까요.
문학적 측면에서 황순원의 『카인의 후예』를 읽어보자구요. 1945년 광복 후 토지개혁이란 사회제도의 변화에 따라 발생하는 계층별 인식의 변화가 어떠한지 눈에 보이듯 확인할 수 있답니다. 20년동안 마름으로 지주에게 충성했던 인물의 변화, 토지개혁으로 인한 젊은 지주의 의지의 변화는 결국 칼로 찌르는 사건이란 극단적 사회문제로 귀결되지요.
이러한 사건이 발생하게 된 배경, 원인 등을 꼼꼼히 파악하면서 책을 읽는다면, 이는 등장인물과 인터뷰하는 과정과 비슷할 거예요. 자신이 기자가 되어 간접경험을 할 수 있지요. 과연 우리사회는 이 사건에 대해 누가 옳은 것인지, 누가 그른 것이지 판단할 수 있는 기준에 대해 고민거리를 던질 수 있다면 여러분은 정말 훌륭한 기자의 자질이 보인답니다.
5) 창공을 나는 새의 눈으로 보기
더욱 광범위하게 우리 사회를 봐 볼까요. 우리 사회에 끊임없이 발생하는 범죄 등 여러 사회문제들이 왜 발생하는지 궁긍하다면, 토마스홉스의 『리바이어던』을 읽으면 좋아요. 한 명의 인간이 홀로 자연상태에 있다면 무서움을 느끼고, 눈을 번뜩이며 주위를 두리번거리겠지요. 심지어 자신의 안전을 위해 다른 사람을 먼저 공격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할 거예요.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 상태라는 것이죠.
이런 상황에서 힘도 약하고, 먹을 것도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좀 더 세련된 어휘를 써 볼까요. 경제사회적으로 소수자이고 약자인 경우, 어떻게 자신의 안전을 책임질 수 있을까요.
개개인들이 합의를 통해 리바이어던이란 절대권력을 만들고, 이를 수용하며, 아낌없이 자신의 권리를 양도할 수 있겠지요. 자신의 안전과 마음의 평화를 얻는 댓가로 자발적인 자신의 권리 양도, 자발적인 자유의 포기도 하겠지요. 리바이어던의 보호범위에 자신의 몸을 넣는 것이지요. 인공지능의 발달과 로봇의 진화는 이러한 리바이어던의 새로운 현실화가 되지 않을지 여러분은 의심해 불 수 있나요.
6) 테크놀러지의 관점으로 분석하기
이젠 미디어가 무엇인지에 알아볼까요. 마샬 맥루한의 『미디어의 이해』를 권한답니다.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이 되는 미디어 테크놀러지의 의미와 종류 그리고 테크놀러지의 변화에 따른 역사의 변화과정을 알 수 있답니다. 얼굴과 얼굴을 마주보고 소리를 들으며 청적각으로 소통하는 단계, 글자/ TV 등 시각적으로 소통하는 단계 등 말이예요. 이를 통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따른 실시간 소통단계, 인공지능이 발전함에 따라 소통하기 전에 상대방이 무엇을 원하는지 미리 예측하는 미래의 단계에 대한 자신만의 생각을 끌어낼 수 있을 거예요.
좀 도움이 되었나요.
더욱 많은 관심사에 대한 독서를 통해 사회의 아픔을 발견하고 전달하는 기자가 꼭 되세요. 파이팅^^
이젠 정리해 볼까요.
1) 중요한 이슈나 키워드 찾기
2) 미래 기자로서 자신의 촉을 세우기
3) 꼬리에 꼬리를 무는 궁금증 갖기
4) 사회문제에 내포된 대립구조 찾기
5) 창공을 나는 새의 눈으로 보기
6) 테크놀러지의 관점으로 분석하기
오늘도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즐거운 하루되세요^^
현민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hm616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