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몽룡과 성춘향의 사랑이야기로 맞이해주었던 남원, 그곳에는 남원예촌 켄싱턴 한옥호텔이 있다. 사랑마루의 한지 사이로 흘러나오는 조명은 마치, 아름다운 가곡이 흘러나올것만 같았다. 특히, 호텔 전체를 시멘트와 스티로폼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대나무, 황토, 해초 등 자연에서 얻은 재료들을 엄선해서 고건축 방식으로 재현해 예술적 기품이 뛰어나고 돋보였다. 충남 부여에 조성한 백제문화단지, 월정사, 용문사, 수덕사 등 주요 사찰의 대웅전을 비롯해 남한산성 수어장대를 건축한 우리나라 3代 대목장(大木匠) 최기영을 비롯해서 장인 이근복 번와장, 유종 토수 등 대한민국 최고의 한옥 명장들이 직접 시공했다.

직원분이 룸까지 동행해서 5성급 호텔에서나 서비스 받을 수 있는 룸 컨디션에 관해 일일이 설명을 해준다. 설명이 끝나고 직원분이 퇴실하자마자 이불 밑으로 손을 넣어본다. 와우! 뜨끈한 열기는 아련한 추억에 잠기게 한다. 짐 정리도 안하고 잠시 그대로 이불과 한몸이 됐다.

한지는 창문이 아니고, 다락방이다. 추운 기운이 있기는 하지만, 여름에는 한 명 정도는 충분히 잘 수 있는 공간이다. 국민학교 저학년때 나만의 공간으로 추억이 있는 곳인데, 옛 생각을 하며 남원예촌 켄싱턴에 대한 정겨움은 더욱 커져만갔다.

당신에게 다락방은 어떤 곳인가요?
황토에 젖어, 맑은 공기에 취해 남원예촌에서의 밤을 뽀송뽀송한 숙면으로 잠들고, 개운한 아침을 맞이했다. 아침 식사를 하러 가는데 아궁이가 보였다. 혹시나 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켄싱턴은 아궁이에 불을 지펴서 난방을 하고 있었다. 너무 깨끗해서 오히려 살짝 아쉽기는 했지만, 어렸을 때 방학하고 시골에 놀러가면 볼 수 있었던 추억을 떠올리며 어느덧 얼굴에는 미소가 드리워졌다.
2박 3일동안 머무르면서 조식으로 우거지 해장국과 전복죽을 먹었는데, 요리 솜씨가 좋았다. 정갈한 반찬과, 디저트로 과일과 커피도 나온다. 다른 메뉴로는 황태 해장국, 소고기 미역국이 있고, 어린이 메뉴도 있다.

솜씨 좋은 요리로 아침 식사를 맛있게 먹고, 소화도 시킬 겸 호텔을 둘러봤다. 항아리가 담장을 타고 가지런히 놓여있는 장독대를 보면서 자체가 힐링이었다. 우리내 한옥은 어우러지는 멋스러움이 참으로 아름답다.



남원예촌 켄싱턴에서 2박 3일 머무는동안 떠나는 날에 한여름의 시원한 폭포수처럼 첫눈이 내렸다. 호텔을 더욱 명품으로 덧칠했다. 우리내 한옥은 어우러지는 멋스러움이 참으로 아름답다.





백제시대 전통 기법으로 지은 연꽃정자 ‘부용정’에서는 한지 부채, 고무신, 한지 손거울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정자에 올라 눈 내리는 남원예촌을 바라보니 맑은 기운이 온 몸을 감싸는 느낌이었다. 봄이 오는 길목에서 더욱 아름다운 자태를 뽐낼것 같다.

2박 3일동안 직원들의 친절한 마인드에 명품 한옥호텔 켄싱턴이라고 각인이 된 쉼이었다.

여행가 심흥섭Gra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