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우연히도 윌리엄 푸루이트 선생님의 “와일드 하모니”라는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런 스타일의 책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데…. 이 책은 아주 자세하고 상세한 묘사와 생생한 현장감이 새로운 즐거움을 깨닫게 해주었다.

< 책의 내용 중에서>
“갓 태어난 눈신토끼 새끼들이 태어나자 마자 서로 껴안고 있는 것이, 온기 때문이 아니라 극성스러운 모기 떼에 노출되는 표면적을 줄이기 위함이다”

“순록들이 대규모 떼를 지어 이주하는 것은 쇠파리와 같은 곤충들의 공격을 견디다 못해 달아나는 행동이다”

“밭쥐들이 겨울에 갑자기 눈 위로 튀어 나오는 것은 지상의 신기한 세계를 보고 싶다 거나, 하얀 눈을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높아지는 굴 속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견딜 수 없어서 하는 행동이다”

< 책을 번역한 분의 내용 중에서>
이책은 혹독하고 때로는 풍족한 자연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꼼꼼히 묘사하고 있다. 읽다 보면 자연이 아릅답다거나, 신비롭다 거나, 장엄하다는 말 한마디로 감상을 표현하고 넘어가는 태도가 얼마나 무심한 것인지 실감하게 된다.

< 그리고 나의 조그만 생각>
이 책은 우리가 누리는 삶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네팔이나 기타 외진 곳에서 상상도 할 수 없는 환경을 극복하고 사는 사람들을 포함한, 모든 자연에서의 삶은 선택이 아니고 유지해야 하는 무엇이라고 생각한다. 왜 그렇게 사느냐 의 문제가 아니라, 삶을 지속하는 것은 나 자체의 존재 이유는 아닐까? 지난 봄의 꽃과 올해의 꽃이 다르듯이 우리도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가 다른 것이며, 삶은 고민의 대상이 아니라 그저 충실하게 이어가도록 노력해야 하는 초월적인 것임을 이 책을 통해서 깨닫게 되었다. 거친 자연환경에서 자신의 삶과 종족의 유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든 생명체에게 존경을 표한다. 나 자신도 그들과 같이 자연의 한 부분으로 나의 삶에 온전히 최선을 다해야 겠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