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단일후보로 선출된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소감을 밝힌 뒤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야권 단일후보로 선출된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소감을 밝힌 뒤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 지지율이 야권 후보에 크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권이 '거품'이라고 평가절하했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차기 대권 지지율도 어느새 40%를 넘겼다.

이에 여권에선 "여론조사 결과를 믿기 어렵다"는 주장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이른바 '여론조사 한계론'이다.

리얼미터가 JTBC 의뢰로 지난 20~21일 서울에 거주하는 성인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윤 전 총장이 40.8%로 선두를 차지했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윤 전 총장은 처음으로 40%대를 돌파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16.7%,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11%로 나타났다.

또 여론조사업체 입소스(IPSOS)가 중앙일보 의뢰로 지난 19∼20일 서울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박영선 민주당 후보에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는 지난 17일 유튜브 채널 '시사타파TV'에 출연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 우리가 승리할 수 있다"며 "여론조사의 거의 3분의 2는 장난친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훈식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수석대변인도 "서울시장 선거는 박빙 승부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사진=강은구기자 egkang@hankyung.com
윤석열 전 검찰총장. 사진=강은구기자 egkang@hankyung.com
민주당에선 지난 2010년 당시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오세훈 후보와 민주당 한명숙 후보가 맞붙었던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여론조사와 실제 선거 결과에 큰 차이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당시 선거 2주 전쯤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 후보는 한 후보를 10~20%포인트 차로 앞섰지만 실제 선거에선 오 후보(47.4%)가 한 후보(46.8%)에게 0.6%포인트 차로 겨우 이겼다.

하지만 민주당의 여론조사 불신론은 지나친 낙관론이란 지적도 나온다. 과거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대표 시절 홍준표 무소속 의원도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연일 여론조사를 믿어선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지만 당시 선거에서 참패한 바 있다.

정치권에선 민주당 인사들이 지지층 결집을 위해 여론조사 불신론을 띄우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