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왜 이런 상황이 발생했고 사장이 그렇게 하는 의도가 무엇인지 질문하고 이야기를 경청했다. 그는 자신이 무시당하는 느낌이고 무엇보다도 자신의 존재감에 대한 상실이 컸다며 하소연했다. 예를 들면 소속직원들이 함께한 회의 석상에서 사장이 일부 직원들의 역량과 태도에 문제를 삼았다는 것이다. 그는 “사장님께서 언급한 직원은 사장님의 직원인 동시에 저의 직원이며 그들은 지금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라고 항변(?)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렇게 한 것이 잘 못되었나요?” 라고 물었다.
<상사와 소통은 성공의 열쇠> 저자 류호택 박사는 “성공하고 싶은가? 상사와 더 소통하라”고 말한다. 그는 상사와 커뮤니케이션은 부하와 커뮤니케이션하는 것보다 수십 배 어렵지만 그래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선 상사와 싸움은 진 싸움이라고 생각하라고 주문한다. 왜냐면 상사가 인사권자이기 때문이다. 싸움은 다른 사람을 바꾸려는 데서 시작한다. 그러나 상사를 바꾸기보다 부하인 자기 자신을 바꾸는 것이 훨씬 쉽다.
여기서 상사는 팀장 임원 사장 등 모든 계층이 다 포함된다. <상사와 성공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류 박사 팁(Tip)이다. ▪상사에게 먼저 다가가라 ▪상사의 기대수준을 확인하라 ▪상사에게 100% 헌신하라 ▪상사와 주기적인 면담 시간을 확보하라 ▪상사의 관심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달성하라 ▪상사가 존중하는 사람들로부터 점수를 따라.
필자는 그 부사장에게 3가지를 제안했다.
첫째, 상황 파악이다.
“지금 우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에 대한 상황 인식이 중요하다. 왜 상사인 사장이 3개월 전과 지금의 상항을 다르게 인식하느냐 하는 것이다. 상사에게도 상사가 있다. 사장의 경우는 이사회나 고객이 상사일 수 있고, 그들의 욕구도 파악해 봐야 한다. 상사가 의도한 것을 파악하지 못하면 처방이 쉽지 않다. 냉철한 현실 인식이 필요하다.
둘째, 목표 공유다.
상사가 요구하는 기대수준과 본인이 달성하고자 하는 내용의 갭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서 소통 기술이 요구된다. 우선순위 조정, 목표달성 기간 조정, 투입 인력 조정 등에 있어 먼저 선택지를 다양하게 확보해야 한다. 그다음 상사와 소통을 통해 갭을 줄일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내용을 부하직원과 어떻게 공유할 것인지 심사숙고해 진정성 있게 소통해야 한다. 상사 지시사항이므로 무조건 추진하자는 방식은 부하직원의 수용성을 높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셋째, 자기 관리다.
상사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를 성찰해야 한다. 상사는 성과를 내는 사람을 좋아한다. 본인 강점을 활용하여 성과를 내는 것이다. 필자는 그 부사장에게 본인의 강점인 도전정신, 실행력 그리고 이해관계자와 탁월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적극 활용할 것을 주문했다. 팀장이든 임원이든 그 직책에 올라가기까지 자기만의 강점은 누구에게나 있다. 이것이 자존감을 높여 주고 성과로 나타난다.
코칭 세션을 마치면서 이렇게 질문했다. “만약에 부사장님께서 70세라고 가정하고 지금 상황을 본다면 스스로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 줄 수 있나요?”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아! 이 또한 지나갈 것이고 좋은 경험 추억으로 남으리라 확신합니다. 진심으로 상사와 부하직원을 대하면서 옳은 일을 하겠습니다.”
거짓은 결코 진실을 이길 수 없다고 한다. 그리고 도깨비 방망이 역시 없다. 조직과 상사가 원하는 것을 직시하고 진정성 있게 나아가면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김영헌 / 경희대 겸임교수, 前 포스코 미래창조아카데미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