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근영의 블록체인 알쓸신잡] 백서(Whitepaper)와 ICO는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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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가 처음 발명된 시점에 마이크로소프트사(MS)는 DOS라는 OS를 개발하여 지금의 세계적인 기업으로 태어나게 됩니다.
그러다가 PC의 CPU와 286, 386을 거쳐 펜티엄으로 발달하면서 MS는 지금의 Windows를 개발, 보급하기 시작합니다.
그 당시 MS는 DOS를 조기 사망 처리하고 사용자들을 윈도우로 빠르게 이전시키기 위해 DOS라는 비석을 만들어 세웠던 기억이 납니다.
이처럼 한 단계 더 나은 발전을 위해서는 구제품이나 구시대의 개념에 레퀴엠(죽은 이를 위한 미사에서 연주되는 음악)을 연주해야 합니다.
최근 ICO를 통해 자금 조달을 위해 백서(White Paper)라는 일종의 사업 계획서를 발표하고 자금을 모집하는 것이 관례가 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원래 백서의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백서(白書, whitepaper)는 원래 정부가 특정 사안이나 주제에 대해서 조사한 결과를 정리해 보고하는 책이다. 영국 정부가 만들어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의 표지를 하얀색으로 했던 데에서 명칭이 생겼다.
하지만 최근에는 정부뿐만 아니라 기업이나 연구소 등이 특정 주제에 대해서 연구 조사한 결과를 정리해 발표하는 문서에도 ‘백서’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어서 보다 넓은 의미의 종합적인 조사 보고서라는 의미를 갖게 되었다.
비슷한 말로 청서(青書, 푸른색 보고서)도 있는데, 이것은 영국 정부가 아닌 의회가 특정한 주제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정리해 보고하는 문서를 가리킨다. (위키피디아)”
결국 백서라는 것은 지난 과거의 특정 사안이나 주제를 조사 정리해서 발표하는 책인데,
이 백서의 의미가 변질되어 블록체인 암호화폐 관련 기업의 자금 조달 수단인 ICO에 활용되면서 지난 사안의 보고서라는 의미보다는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사업 설명서로 이해하는 경향이 더 많아졌습니다.
사업설명서는 미래지향적인 제안서입니다.
과거의 사건을 조사하고 정리해서 발표하는 백서와는 아주 다른 의미를 지녔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ICO라는 자금 조달 목적으로 사용된 백서라는 제목부터가 잘못되었다고 할 수 있는데,
그나마 최근 들어 백서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까지 급격히 떨어져, 이제는 백서만 제시하고 투자를 유치해 달라는 기업은 거들떠보지도 않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수백 명을 모아놓고 (밋업에 100명 모으기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 많은 비용을 쓰더라도 1억을 모으기 힘든 것이 현실이라고 합니다.
이처럼 무엇이나 반복되어 제시되면 신선도가 떨어지고 잘못된 시스템은 곧바로 외면받기 일쑤입니다.
이렇게 ICO는 실패한 투자유치 방법이며 “백서는 죽었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ICO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선 개발, 후 투자유치인 IEO라는 개념인데, IEO의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먼저 최소한의 기능이 작동되는 MVP(Minimum Visible Product)를 개발해서 시스템이 가동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해당 프로젝트를 개발할 능력과 개발진을 보유함을 확인시킵니다.
2. 여기에 구체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밝힌 사업계획서를 추가합니다.
3. 이외에 개발 기술에 대한 소스코드의 공개나 기술보고서라고 할 수 있는 황서(Yellow Paper)를 추가하면 신뢰도는 더욱 강해 집니다.
이렇게 준비를 한 후에, 일반 상장기업이 상장 전 IPO를 통해 사업 자금을 조달하듯이 해당 토큰을 상장하기 직전에 시장에서 자금을 모집하는 것이 IEO라는 방법입니다.
흔히 오해하는 것이 거래소가 토큰을 심사하고 상장시킨 후 거래소에서 토큰을 판매해서 자금을 모으는 방식을 IEO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거래소는 프토젝트를 심사할 능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이렇게 할 경우 거래소와 특별한 관계가 있는 토큰의 상장이 이루어지거나 상장Fee를 과다하게 요구하는 등 거래소의 도덕적 해이를 불러오고 거래소에 너무 큰 권력을 부여하는 형태가 되어 아주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IEO 역시 상장 직전에 적정 자금을 모으면서 토큰 홀더의 확대를 실현한 후에 거래소에 상장을 협의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다만, IEO 과정에서는 절대로 모든 투자자들에게 동일한 가격으로 토큰을 세일해야 합니다.
이러한 IEO 방법은 최소한 가동되는 MVP를 통해 프로젝트팀의 기술력을 검증받고 시장에서 사업성을 인정받은 후에,
또 한차례 해당 토큰의 상장을 위해 거래소가 해당 프로젝트에 대한 자체 상장 기준으로 검증을 해야 하기에 스캠이나 사기성 프로젝트를 사전에 걸러낼 수 있는 방법이 됩니다.
따라서 구태의연한 방법으로 한물간 백서에 의존하여 우리는 어떠어떠한 기능을 설계를 했으며 조만간 이를 구현하여 이더리움과 EOS를 뛰어넘어 세상을 바꾸겠다는 외침은 길거리 약장수의 이 약만 먹으면 모든 병이 싹 낫는다는 만병통치약 구호와 다를 바가 없다고 본다.
말로는 무슨 기능을 구현하지 못하겠습니까?
ICO 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제대로 가동되는 메인-넷이나 dApp을 하나도 구현시키지도 못하는 지난 프로젝트들을 보면서 백서는 잘못된 투자유치 방법이며 이미 시장에서 퇴출된 죽은 용어라는 것을 다시금 느낍니다.
지금은 백서를 위한 레퀴엠을 연주할 때 입니다.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신근영
그러다가 PC의 CPU와 286, 386을 거쳐 펜티엄으로 발달하면서 MS는 지금의 Windows를 개발, 보급하기 시작합니다.
그 당시 MS는 DOS를 조기 사망 처리하고 사용자들을 윈도우로 빠르게 이전시키기 위해 DOS라는 비석을 만들어 세웠던 기억이 납니다.
이처럼 한 단계 더 나은 발전을 위해서는 구제품이나 구시대의 개념에 레퀴엠(죽은 이를 위한 미사에서 연주되는 음악)을 연주해야 합니다.
최근 ICO를 통해 자금 조달을 위해 백서(White Paper)라는 일종의 사업 계획서를 발표하고 자금을 모집하는 것이 관례가 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원래 백서의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백서(白書, whitepaper)는 원래 정부가 특정 사안이나 주제에 대해서 조사한 결과를 정리해 보고하는 책이다. 영국 정부가 만들어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의 표지를 하얀색으로 했던 데에서 명칭이 생겼다.
하지만 최근에는 정부뿐만 아니라 기업이나 연구소 등이 특정 주제에 대해서 연구 조사한 결과를 정리해 발표하는 문서에도 ‘백서’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어서 보다 넓은 의미의 종합적인 조사 보고서라는 의미를 갖게 되었다.
비슷한 말로 청서(青書, 푸른색 보고서)도 있는데, 이것은 영국 정부가 아닌 의회가 특정한 주제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정리해 보고하는 문서를 가리킨다. (위키피디아)”
결국 백서라는 것은 지난 과거의 특정 사안이나 주제를 조사 정리해서 발표하는 책인데,
이 백서의 의미가 변질되어 블록체인 암호화폐 관련 기업의 자금 조달 수단인 ICO에 활용되면서 지난 사안의 보고서라는 의미보다는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사업 설명서로 이해하는 경향이 더 많아졌습니다.
사업설명서는 미래지향적인 제안서입니다.
과거의 사건을 조사하고 정리해서 발표하는 백서와는 아주 다른 의미를 지녔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ICO라는 자금 조달 목적으로 사용된 백서라는 제목부터가 잘못되었다고 할 수 있는데,
그나마 최근 들어 백서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까지 급격히 떨어져, 이제는 백서만 제시하고 투자를 유치해 달라는 기업은 거들떠보지도 않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수백 명을 모아놓고 (밋업에 100명 모으기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 많은 비용을 쓰더라도 1억을 모으기 힘든 것이 현실이라고 합니다.
이처럼 무엇이나 반복되어 제시되면 신선도가 떨어지고 잘못된 시스템은 곧바로 외면받기 일쑤입니다.
이렇게 ICO는 실패한 투자유치 방법이며 “백서는 죽었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ICO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선 개발, 후 투자유치인 IEO라는 개념인데, IEO의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먼저 최소한의 기능이 작동되는 MVP(Minimum Visible Product)를 개발해서 시스템이 가동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해당 프로젝트를 개발할 능력과 개발진을 보유함을 확인시킵니다.
2. 여기에 구체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밝힌 사업계획서를 추가합니다.
3. 이외에 개발 기술에 대한 소스코드의 공개나 기술보고서라고 할 수 있는 황서(Yellow Paper)를 추가하면 신뢰도는 더욱 강해 집니다.
이렇게 준비를 한 후에, 일반 상장기업이 상장 전 IPO를 통해 사업 자금을 조달하듯이 해당 토큰을 상장하기 직전에 시장에서 자금을 모집하는 것이 IEO라는 방법입니다.
흔히 오해하는 것이 거래소가 토큰을 심사하고 상장시킨 후 거래소에서 토큰을 판매해서 자금을 모으는 방식을 IEO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거래소는 프토젝트를 심사할 능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이렇게 할 경우 거래소와 특별한 관계가 있는 토큰의 상장이 이루어지거나 상장Fee를 과다하게 요구하는 등 거래소의 도덕적 해이를 불러오고 거래소에 너무 큰 권력을 부여하는 형태가 되어 아주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IEO 역시 상장 직전에 적정 자금을 모으면서 토큰 홀더의 확대를 실현한 후에 거래소에 상장을 협의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다만, IEO 과정에서는 절대로 모든 투자자들에게 동일한 가격으로 토큰을 세일해야 합니다.
이러한 IEO 방법은 최소한 가동되는 MVP를 통해 프로젝트팀의 기술력을 검증받고 시장에서 사업성을 인정받은 후에,
또 한차례 해당 토큰의 상장을 위해 거래소가 해당 프로젝트에 대한 자체 상장 기준으로 검증을 해야 하기에 스캠이나 사기성 프로젝트를 사전에 걸러낼 수 있는 방법이 됩니다.
따라서 구태의연한 방법으로 한물간 백서에 의존하여 우리는 어떠어떠한 기능을 설계를 했으며 조만간 이를 구현하여 이더리움과 EOS를 뛰어넘어 세상을 바꾸겠다는 외침은 길거리 약장수의 이 약만 먹으면 모든 병이 싹 낫는다는 만병통치약 구호와 다를 바가 없다고 본다.
말로는 무슨 기능을 구현하지 못하겠습니까?
ICO 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제대로 가동되는 메인-넷이나 dApp을 하나도 구현시키지도 못하는 지난 프로젝트들을 보면서 백서는 잘못된 투자유치 방법이며 이미 시장에서 퇴출된 죽은 용어라는 것을 다시금 느낍니다.
지금은 백서를 위한 레퀴엠을 연주할 때 입니다.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신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