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과 극을 경험한 2018년의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시장을 돌아보면서 내년도 블록체인 관련 사업의 발전 방향과 시장 흐름에 대한 검토를 여러 전문가들과 의견 교환을 통해 다음과 같이 정리해 봤습니다.

먼저 무엇보다 기본적으로 암호화폐 가격이 오르내림과 상관없이 블록체인 산업의 발전은 흔들림 없이 지속될 것은 확실하다고 판단됩니다.

그리고 2019년 가장 기대되는 부분은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나라에서 국가 단위의 법정 암호화폐가 시장에 선을 보일 것(또는 정책 발표)으로 예상되어 산업 발전의 기폭제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미 우리는 실생활에 오랜 시간 사용해온 디지털 화폐의 영향으로 지류 화폐는 점차 사라지고 있고, 여기에 복제가 거의 불가능한 블록체인 기반의 국가 공인 암호화폐로의 전환은 인류 화폐 발전사를 살펴보더라도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에스토니아나 베네수엘라 등 일부 국가에서 전략적으로 법정 암호화폐의 발행을 거론 해왔으나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여 그리 큰 의미를 부여 받지 못했으나, 이제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세계 경제에 영향력이 있는 규모 있는 국가의 법정 암호화폐 발행 움직임이 가시화되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각 지방정부에서 활발하게 발행되고 있는 지역화폐가 후일 국가 단위 암호화폐의 등장을 앞당기는데 어느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IMF와 중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도 법정 암호화폐 발행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기에 2019년을 법정 암호화폐의 발행 움직임의 원년으로 보아도 그리 어색하지 않을 듯 합니다.



두 번째로는 블록체인 기반의 차별화된 상용 비즈니스 모델의 본격 시장 진입을 꼽을 수 있을 것이며, 이는 기존 Web과 App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세계적인 기득권 기업들과 암호화폐 블록체인 기반으로 시장에 도전하는 스타트업들과의 한판 승부가 본격화 되는 것으로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메인넷의 발전 속도가 더뎌 디앱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이 본격 시장에 진출하는데 걸림돌이 많았으나, 내년 상반기 중으로 어느 정도 디앱의 상용화를 지원할 수 있는 확장된 메인넷들의 본격 론칭으로 시장은 빠르게 격전지로 바뀌어 나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블록체인과 가장 궁합이 잘 맞는 금융분야에 대한 시장 공략 (블록체인 기반의 상품권 시장, 채권 시장 및 지급 결제와 송금 시장 등)이 본격화될것으로 예상되면서 핀테크 산업의 지형에도 블록체인으로 인한 본격적인 변화의 조짐을 찾아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어, 아마도 내년 연말쯤이면 가시적인 선두 그룹이 눈에 띌 것으로 보입니다.

뿐만 아니라,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원격 투표 시스템도 활성화가 예상되고,  물류 분야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블록체인은 급속도로 기존 산업에 접목되면서 관련 기업들의 판도 재편과 이 틈을 노린 스타트업들의 시장 공략이 본격화되어 2019년은 블록체인 기반 비즈니스 모델의 시장 공략 원년으로 기록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세 번째로 기술적인 부분을 살펴보자면 블록체인이 상호 통신하고 교류되는 상호운용성 프로토콜의 개발 경쟁이 본격 가시화되면서 이 부분에 대한 주도권 다툼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프로토콜의 등장은 이를 통한 블록체인 상호 간의 거래는 물론, 암호화폐의 호환과  이종 비즈니스끼리의 연합 및 제휴는 물론, 더 나아가 상호 연동되던 디앱들 간의 M&A를 통한 합종연횡도 나타날 것으로 보여,

이는 이전 디지털 세상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새롭게 변형된  시장의 등장을 예고할 것이며, 과거의 기준으로는 예상하기 힘든 독특한 형태도 등장 할 것으로 보입니다.

각자 별도의 세계를 구축해오던 블록체인들이 프로토콜을 통한 교류로 새로운 변화의 도래를 기대하게 만들지만, 이를 통한 블록체인들 간의 통합 보다는 킬러 디앱의 부재로 점차 소멸되는 블록체인과 살아 남아 무서운 속도로 질주하는 블록체인 그룹으로 구분되면서 시장은 자연스럽게 적자생존의 법칙으로 정리되어 나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울러 스마트 계약 플랫폼을 추구하는 이른바 메인넷 부분을 살펴보면, 현재 이더리움과 EOS가 선두 그룹에서 각축을 벌이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개발되고 있는  심버스와 하이콘, X블록체인, 시그마체인, 아이콘 등도 본격 도전장을 내밀고 있어 벌써부터 변화의 추이에 긴장감을 느끼게 합니다.

하지만 국내 개발 메인-넷들은 아직은 테스트넷 수준에 불과하여 아마도 2019년 상반기 이후 해당 기업들의 본격적인 메인넷 론칭, 운용과 킬러 디앱을 통한 순탄한 서비스 과정이 과연 무난하게 정착될 수 있는가는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또한 지난 몇년을 우려먹던, 이른바 TPS로 표시되는 블록체인 속도 경쟁은 점차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고 있다고 판단되어 대부분 메인넷들은 이미 비자카드가 처리하는 56,000 TPS 수준을 구현해 내고 있어 점차 안정화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더 이상 속도 경쟁은 의미가 퇴색될 듯 합니다.

여기에 퍼블릭 블록체인 확장성 솔루션으로 얘기되는 사이드체인이나 가상체인 등의 발달은 루트체인의 부담을 분산처리하면서 자연스럽게 처리 속도와 분산 저장 등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면서 블록체인 생태계는 디앱을 통해 사용자의 시장 피드백 처리에 맞춰 빠른 속도로 안정화를 이루어 나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2019년 시장 활성화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 하나를 꼽는다면, 최근 IEO 또는 ICO를 통한 스타트업 엔젤 투자 시장이 거의 죽어있다고 표현될 정도로 주춤하면서, 기존 ICO에 성공한 기업이나 신생 스타트업들 모두가 개발 자금 모집과 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큰 걸림돌이 될 것입니다.

특히 암호화폐 가치 폭락으로 경영에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는 기존 ICO 성공 기업들의 행보는 상당히 우려할만한 수준의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비춰지고 있어 자칫 유명 프로젝트가 잘못될 경우, 시장에 커다란 악영향을 끼칠수가 있다고 보입니다.

2017년 ~ 2018년을 거치며 많은 실패를 경험한 암호화폐 투자자들의 꽁꽁 얼어붙은 현재의 투자 심리 위축 현상은 기존 기업들에게는 추가 개발자금의 중단과 스타트업들에게 초기 투자자 확보 조차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블록체인  시장 활성화가 결코 녹록지는 않아 보입니다.

그래도 블록체인 산업은 인류 산업 발전사라는 큰 틀에서 볼 때, 어차피 가야할 길이기에 자연스럽게 도입되고 발전될 것이므로 그리 큰 걱정은 하지 않습니다.

역사를 돌아봐도 신 산업의 발아에서 정착 과정에는 필히 버블의 생성과 꺼짐 현상이 존재하였고, 인류는 항상 슬기롭게 이를 극복하면서 신 산업을 발전시켜 왔기에 블록체인에 대한 엔젤 투자를 두려워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생각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요.

감사합니다.



신근영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주 : 쿠오바디스 : 쿠오 바디스(Quo vadis)는 “어디로 가십니까?”라는 의미로 라틴어 경구다. 기독교의 신약성경에서 유래한 말로, 대한민국에서는 쿼바디스라고도 표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