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회 총무와 비교우위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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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26) 동호회 총무와 비교우위이론
근대 경제학의 태두인 애덤 스미스는 일을 할 때 작업 공정상 여러 사람이 일을 나누면 전문성이 올라가 생산량이 늘어나므로 결국 일인당 생산성이 커진다는 분업 이론을 제시한 바 있다. 데이비드 리카도가 애덤 스미스의 개인 간 분업 이론을 국가 간 분업으로 확장 적용한 것이 바로 비교우위론이다. 한 나라가 두 종류의 제품을 생산하는데 두 제품 모두 다른 나라에 비해 생산성이 높다 하더라도 둘 중 생산성이 더 높은 제품만 생산하고, 생산성이 낮은 제품은 다른 나라에서 생산해 서로 교역을 해야 두 나라 모두 잘 살게 된다는 논리이다. 즉, 분업과 전문화, 그리고 교역이 세상을 더 부유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처럼 비교우위론은 자유무역협정(FTA)을 비롯한 자유무역주의에서 매우 중요한 원리여서 경제 이론에서 매우 강조되고 있다.
그런데 분업과 교역을 기반으로 한 비교우위론이 인류 진화를 설명하는 데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과학자들은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에서 발원한 현생 인류인 호모사피엔스(Homo Sapiens)의 번성을 분업과 전문화로 보고 있다. 실제로 호모사피엔스가 당시에 거주한 지역을 보면 멀리 떨어진 호모사피엔스끼리 교환을 했던 흔적이 많이 나온다. 예를 들면 어떤 지역에서 석기가 출토됐는데 그 석기는 그 지역에서는 나오지 않는 돌로 만들어졌다든지, 해변 지역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 조개껍질 장신구가 발견됐다든지 하는 사례들은 먼 지역의 사람들과 교역을 했다는 증거이다. 그리고 호모사피엔스의 발굴된 주거지를 조사해보면 공간마다 다른 기능을 담당한 것을 알 수 있다. 즉, 물건을 만드는 작업 공간이 별도로 있어서 이곳에서 작업을 했던 흔적이 남아 있는 것이다. 이처럼 분업과 교역을 했던 호모사피엔스는 자신들의 역량에 따라 분업을 실시해 전체적인 생산성을 높이고 필요한 물건은 서로 교역을 통해 번성하여 네안데르탈인을 누르고 세상을 지배하게 됐던 것이다. (김민주의 경제법칙 101 중에서)
요즘 7080 동창회에서는 학창 시절로 돌아가 추억을 되새기고자 교복을 입고 수학여행을 가는 것이 유행이다. 내가 총무를 했던 경동고 36회 동창회도 2016년 전라북도 부안 변산반도로 60여 명이 검은 교복을 입고 버스를 대절하여 수학여행을 갔었다. 말이 쉽지 상당히 오랫동안 준비해야 하는 일이었다. 교복을 빌리고, 숙소를 빌리고, 버스를 임대하고, 현지에서 관광하고, 음식을 준비하고, 여흥에, 체육대회까지 현지에서 했다. 일단 준비위원회를 결성하고 여러 명이 달려들었다. 그런데 막상 수학여행을 가려고 마음먹고 일을 시작하니 준비하는 과정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다만, 시간이 필요한 일들이었을 뿐이다. 장소를 정할 때는 부안에 직장이 있어서 마침 자주 사용하던 연수원을 빌릴 수 있었고, 버스 대절은 산악회를 하는 친구가 진행을 했고, 교복은 마침 그 업계에서 일하는 사촌을 둔 친구가 있었으며, 체육대회는 대학 체육과를 나온 친구가 있었다. 또한 여흥은 노래 강사를 하는 친구가 있고, 안주는 경동시장에서 건어물 하는 친구가 있고….. 하다 보니 말만 하면 술술 풀린다. 가장 어려운 것은 모두 바쁜 와중에 최대한 많은 친구들을 모으기 위한 일정 조정이었다. 사람이 많으면 일처리가 어려울 것 같지만, 서로 협조하는 조직에서는 각자 가진 재능과 분야가 다르기 때문에 오히려 더 쉬울 수 있다.
사람들이 모여서 일을 하다 보면 결국 누가 먼저 총대를 메느냐가 중요하다. 먼저 앞장서서 ‘나를 따르라~’하고 일을 벌이는 사람이 있어야, 하나 둘 모여서 ‘그럼 나도 참가해볼까~’하고 슬슬 참여하기 시작한다. 처음 시작을 하고 사람을 불러들이는 것이 회장과 같은 리더의 역할이다. 그렇지만 소소한 일을 챙기며 참여도를 높이려면 아무래도 약방 감초 같은 총무가 필요하다. 총무는 약간의 희생정신과 상당한 친화력으로 모든 회원들이 모임 안에서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회원 개개인이 잘하는 일들을 회원 모두를 위해서 능력을 살릴 수 있는 기회를 준다면 회원의 능력도 향상할 뿐만 아니라, 모임 자체의 발전도 따놓은 당상이다.
홍재화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근대 경제학의 태두인 애덤 스미스는 일을 할 때 작업 공정상 여러 사람이 일을 나누면 전문성이 올라가 생산량이 늘어나므로 결국 일인당 생산성이 커진다는 분업 이론을 제시한 바 있다. 데이비드 리카도가 애덤 스미스의 개인 간 분업 이론을 국가 간 분업으로 확장 적용한 것이 바로 비교우위론이다. 한 나라가 두 종류의 제품을 생산하는데 두 제품 모두 다른 나라에 비해 생산성이 높다 하더라도 둘 중 생산성이 더 높은 제품만 생산하고, 생산성이 낮은 제품은 다른 나라에서 생산해 서로 교역을 해야 두 나라 모두 잘 살게 된다는 논리이다. 즉, 분업과 전문화, 그리고 교역이 세상을 더 부유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처럼 비교우위론은 자유무역협정(FTA)을 비롯한 자유무역주의에서 매우 중요한 원리여서 경제 이론에서 매우 강조되고 있다.
그런데 분업과 교역을 기반으로 한 비교우위론이 인류 진화를 설명하는 데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과학자들은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에서 발원한 현생 인류인 호모사피엔스(Homo Sapiens)의 번성을 분업과 전문화로 보고 있다. 실제로 호모사피엔스가 당시에 거주한 지역을 보면 멀리 떨어진 호모사피엔스끼리 교환을 했던 흔적이 많이 나온다. 예를 들면 어떤 지역에서 석기가 출토됐는데 그 석기는 그 지역에서는 나오지 않는 돌로 만들어졌다든지, 해변 지역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 조개껍질 장신구가 발견됐다든지 하는 사례들은 먼 지역의 사람들과 교역을 했다는 증거이다. 그리고 호모사피엔스의 발굴된 주거지를 조사해보면 공간마다 다른 기능을 담당한 것을 알 수 있다. 즉, 물건을 만드는 작업 공간이 별도로 있어서 이곳에서 작업을 했던 흔적이 남아 있는 것이다. 이처럼 분업과 교역을 했던 호모사피엔스는 자신들의 역량에 따라 분업을 실시해 전체적인 생산성을 높이고 필요한 물건은 서로 교역을 통해 번성하여 네안데르탈인을 누르고 세상을 지배하게 됐던 것이다. (김민주의 경제법칙 101 중에서)
요즘 7080 동창회에서는 학창 시절로 돌아가 추억을 되새기고자 교복을 입고 수학여행을 가는 것이 유행이다. 내가 총무를 했던 경동고 36회 동창회도 2016년 전라북도 부안 변산반도로 60여 명이 검은 교복을 입고 버스를 대절하여 수학여행을 갔었다. 말이 쉽지 상당히 오랫동안 준비해야 하는 일이었다. 교복을 빌리고, 숙소를 빌리고, 버스를 임대하고, 현지에서 관광하고, 음식을 준비하고, 여흥에, 체육대회까지 현지에서 했다. 일단 준비위원회를 결성하고 여러 명이 달려들었다. 그런데 막상 수학여행을 가려고 마음먹고 일을 시작하니 준비하는 과정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다만, 시간이 필요한 일들이었을 뿐이다. 장소를 정할 때는 부안에 직장이 있어서 마침 자주 사용하던 연수원을 빌릴 수 있었고, 버스 대절은 산악회를 하는 친구가 진행을 했고, 교복은 마침 그 업계에서 일하는 사촌을 둔 친구가 있었으며, 체육대회는 대학 체육과를 나온 친구가 있었다. 또한 여흥은 노래 강사를 하는 친구가 있고, 안주는 경동시장에서 건어물 하는 친구가 있고….. 하다 보니 말만 하면 술술 풀린다. 가장 어려운 것은 모두 바쁜 와중에 최대한 많은 친구들을 모으기 위한 일정 조정이었다. 사람이 많으면 일처리가 어려울 것 같지만, 서로 협조하는 조직에서는 각자 가진 재능과 분야가 다르기 때문에 오히려 더 쉬울 수 있다.
사람들이 모여서 일을 하다 보면 결국 누가 먼저 총대를 메느냐가 중요하다. 먼저 앞장서서 ‘나를 따르라~’하고 일을 벌이는 사람이 있어야, 하나 둘 모여서 ‘그럼 나도 참가해볼까~’하고 슬슬 참여하기 시작한다. 처음 시작을 하고 사람을 불러들이는 것이 회장과 같은 리더의 역할이다. 그렇지만 소소한 일을 챙기며 참여도를 높이려면 아무래도 약방 감초 같은 총무가 필요하다. 총무는 약간의 희생정신과 상당한 친화력으로 모든 회원들이 모임 안에서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회원 개개인이 잘하는 일들을 회원 모두를 위해서 능력을 살릴 수 있는 기회를 준다면 회원의 능력도 향상할 뿐만 아니라, 모임 자체의 발전도 따놓은 당상이다.
홍재화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