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근영의 블록체인 알쓸신잡] ICO를 통한 암호화폐 기부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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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샴페인은 성공한 후에 터뜨려라>
미국의 코미디언 영화배우 짐 캐리가 주연한 영화 중 “라이어 라이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짐 캐리는 재판에서 이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거짓말을 해대는 변호사 역할을 맡습니다. 그리고 필요에 따라 그 순간만 모면하는 거짓말하는 것이 습관화되어 모든 사람에게 거짓말을 해대는 거짓말쟁이로 살아갑니다.
반면에 짐 캐리의 아들 맥스는 자신의 생일 참석 약속까지 어긴 아빠에게 실망해 “아빠가 하루만이라도 거짓말을 않게 해 달라”고 생일 소원을 빌고 이 소원이 실현되어 갑자기 거짓말을 못하게 됩니다.
결국 법정에서 자신의 의뢰인에게 불리한 변론을 하게 되는 등 변호사 생활이 엉망진창이 되지만 우여곡절 끝에 이혼한 부인과 다시 결합하는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영화입니다.
짐 캐리와 같이 거짓말이 입에 붙어 자연스럽게 거짓말을 해대는 사람과 달리 우리는 살다 보면 마음에도 없는 거짓말을 해야 할 경우가 생깁니다.
얼마 전 필자는 한 기업의 창립기념식에 참석했습니다.
그리고 축사를 부탁받았습니다.
축사를 하러 앞에 나갔으나 많은 분들이 해당 기업의 앞날을 축하하는 덕담 위주의 축사가 아니라 저는 마법에 걸려 거짓말을 못하는 ‘라이어 라이어’의 짐 캐리와 같이 조금은 쓴소리를 해서 참석자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기억하듯이 암호화폐 열풍이 거세게 몰아치던 지난 2년간, 투자자의 피 같은 돈으로 주중은 물론 주말마다 국내 최고급 호텔에서 한번 개최할 때마다 1억이 넘는 비용을 써가며 초 호화판으로 열리던 호화로운 밋업을 보면서 느꼈던 그 불편한 마음을 참지 못하고 그대로 드러냈던 것입니다.
이제 버블도 다 꺼진 상태에서 아직 수익을 내지 못하고 아직도 투자를 받기 위해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CEO가 비싼 비용을 들여 행사를 갖는 모습은 그리 좋아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마냥 좋은 이야기를 할 수는 없었습니다.
물론 덕담으로 말을 마치긴 했으나 중간중간 뼈 있는 얘기가 끼어 있었으니 내빈들이 많이 불편했을 겁니다.
축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미안한 마음도 많이 들었습니다만, 만약 해당 기업에 투자한 투자자나 기부자가 그 행사를 보았다면 어떻게 행동했을까? 하는 생각을 하니 좀 더 심하게 얘기하지 못한 게 오히려 후회가 됩니다.
<2. ICO를 통한 기부는 공짜가 아니다>
ICO 열풍이 한창 불꽃을 태우던 작년 여름, 한 블록체인 사업체의 CEO를 만났습니다. 몇 백억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을 ICO로 모아 기세 좋게 사세를 확장하던 중이었습니다.
들리는 이야기로는 ICO에 성공하자마자 타고 다니던 차량을 최고급 승용차로 바꿨으며, 사무실도 강남에 위치한 알만한 건물로 옮겼습니다.
필자는 ICO에 따른 법적 문제점에 대하여 걱정이 되지 않느냐고 물었습니다만, 국내 최고의 A법무법인으로부터 자문을 받았고, 아직 법이 없기에 걱정되지 않는다면서 한마디 덧붙여 얘기를 하는데 자신은 투자를 받은 게 아니라 기부를 받았기에 법적 책임이 없다고 당당하게 이야기합니다.
듣기에 따라서는 기부로 받은 코인에 대한 법적 책임이 없다고 착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설사 기부라고 하더라도 엄연히 타인의 재물을 받았다면 기부자의 기부 목적에 맞는 법적 행위를 할 책임이 존재한다고 봅니다.
ICO로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을 기부했다는 의미는 당신 소유로 주는 것이니 마음대로 사용하라는 의미로 기부한 게 아닙니다.
ICO를 추진한 주체들은 이른바 백서라는 것을 발표하고 ICO를 진행했습니다.
따라서 백서를 보고 기부를 한 기부자들은 기부받은 기업에게 백서에 기록된 대로 행동할 것이라는 전제하에 그러한 개발과 사업 진행이 제대로 될 경우, 기부의 대가로 받은 코인의 가치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를 기반으로 일종의 암묵적인 계약을 전제로 기부를 한 것입니다.
세계적으로 수많은 구호단체와 NGO를 비롯한 수많은 단체가 존재하며 이들은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기부받은 자금으로 목적에 맞는 활동을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구호단체나 비 정부기구 조차 기부받은 자금의 투명한 집행과 결과에 대한 법적 책임이 따르며, 이를 횡령하거나 목적에 맞지 않게 사용할 경우, 법적 처벌을 포함한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됩니다.
걸인에게 기부하더라도 구걸행위가 거짓이거나 기부받은 돈을 다른 목적으로 사용할 경우, 기부자들은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투자 금을 횡령한 사람과 기부금을 횡령한 사람에 대하여 투자자나 기부자가 느끼는 분노를 측정한다면 어느 쪽이 더 거셀 것인지 자명한 일입니다.
ICO를 통한 암호화폐 기부는 공짜가 아닙니다.
신근영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미국의 코미디언 영화배우 짐 캐리가 주연한 영화 중 “라이어 라이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짐 캐리는 재판에서 이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거짓말을 해대는 변호사 역할을 맡습니다. 그리고 필요에 따라 그 순간만 모면하는 거짓말하는 것이 습관화되어 모든 사람에게 거짓말을 해대는 거짓말쟁이로 살아갑니다.
반면에 짐 캐리의 아들 맥스는 자신의 생일 참석 약속까지 어긴 아빠에게 실망해 “아빠가 하루만이라도 거짓말을 않게 해 달라”고 생일 소원을 빌고 이 소원이 실현되어 갑자기 거짓말을 못하게 됩니다.
결국 법정에서 자신의 의뢰인에게 불리한 변론을 하게 되는 등 변호사 생활이 엉망진창이 되지만 우여곡절 끝에 이혼한 부인과 다시 결합하는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영화입니다.
짐 캐리와 같이 거짓말이 입에 붙어 자연스럽게 거짓말을 해대는 사람과 달리 우리는 살다 보면 마음에도 없는 거짓말을 해야 할 경우가 생깁니다.
얼마 전 필자는 한 기업의 창립기념식에 참석했습니다.
그리고 축사를 부탁받았습니다.
축사를 하러 앞에 나갔으나 많은 분들이 해당 기업의 앞날을 축하하는 덕담 위주의 축사가 아니라 저는 마법에 걸려 거짓말을 못하는 ‘라이어 라이어’의 짐 캐리와 같이 조금은 쓴소리를 해서 참석자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기억하듯이 암호화폐 열풍이 거세게 몰아치던 지난 2년간, 투자자의 피 같은 돈으로 주중은 물론 주말마다 국내 최고급 호텔에서 한번 개최할 때마다 1억이 넘는 비용을 써가며 초 호화판으로 열리던 호화로운 밋업을 보면서 느꼈던 그 불편한 마음을 참지 못하고 그대로 드러냈던 것입니다.
이제 버블도 다 꺼진 상태에서 아직 수익을 내지 못하고 아직도 투자를 받기 위해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CEO가 비싼 비용을 들여 행사를 갖는 모습은 그리 좋아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마냥 좋은 이야기를 할 수는 없었습니다.
물론 덕담으로 말을 마치긴 했으나 중간중간 뼈 있는 얘기가 끼어 있었으니 내빈들이 많이 불편했을 겁니다.
축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미안한 마음도 많이 들었습니다만, 만약 해당 기업에 투자한 투자자나 기부자가 그 행사를 보았다면 어떻게 행동했을까? 하는 생각을 하니 좀 더 심하게 얘기하지 못한 게 오히려 후회가 됩니다.
<2. ICO를 통한 기부는 공짜가 아니다>
ICO 열풍이 한창 불꽃을 태우던 작년 여름, 한 블록체인 사업체의 CEO를 만났습니다. 몇 백억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을 ICO로 모아 기세 좋게 사세를 확장하던 중이었습니다.
들리는 이야기로는 ICO에 성공하자마자 타고 다니던 차량을 최고급 승용차로 바꿨으며, 사무실도 강남에 위치한 알만한 건물로 옮겼습니다.
필자는 ICO에 따른 법적 문제점에 대하여 걱정이 되지 않느냐고 물었습니다만, 국내 최고의 A법무법인으로부터 자문을 받았고, 아직 법이 없기에 걱정되지 않는다면서 한마디 덧붙여 얘기를 하는데 자신은 투자를 받은 게 아니라 기부를 받았기에 법적 책임이 없다고 당당하게 이야기합니다.
듣기에 따라서는 기부로 받은 코인에 대한 법적 책임이 없다고 착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설사 기부라고 하더라도 엄연히 타인의 재물을 받았다면 기부자의 기부 목적에 맞는 법적 행위를 할 책임이 존재한다고 봅니다.
ICO로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을 기부했다는 의미는 당신 소유로 주는 것이니 마음대로 사용하라는 의미로 기부한 게 아닙니다.
ICO를 추진한 주체들은 이른바 백서라는 것을 발표하고 ICO를 진행했습니다.
따라서 백서를 보고 기부를 한 기부자들은 기부받은 기업에게 백서에 기록된 대로 행동할 것이라는 전제하에 그러한 개발과 사업 진행이 제대로 될 경우, 기부의 대가로 받은 코인의 가치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를 기반으로 일종의 암묵적인 계약을 전제로 기부를 한 것입니다.
세계적으로 수많은 구호단체와 NGO를 비롯한 수많은 단체가 존재하며 이들은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기부받은 자금으로 목적에 맞는 활동을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구호단체나 비 정부기구 조차 기부받은 자금의 투명한 집행과 결과에 대한 법적 책임이 따르며, 이를 횡령하거나 목적에 맞지 않게 사용할 경우, 법적 처벌을 포함한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됩니다.
걸인에게 기부하더라도 구걸행위가 거짓이거나 기부받은 돈을 다른 목적으로 사용할 경우, 기부자들은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투자 금을 횡령한 사람과 기부금을 횡령한 사람에 대하여 투자자나 기부자가 느끼는 분노를 측정한다면 어느 쪽이 더 거셀 것인지 자명한 일입니다.
ICO를 통한 암호화폐 기부는 공짜가 아닙니다.
신근영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