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근영의 블록체인 알쓸신잡] 굴러 온 돌과 박힌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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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굴러들어 온 돌이 박혀있는 돌을 빼낸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외부에서 들어온 지 얼마 안 되는 사람이 오래전부터 있던 사람을 내쫓거나 해치려 함”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언뜻 보기에 오래전부터 있던 사람이 억울해 보입니다.
그러나 급변하는 현대 사회에서는 박힌 돌보다는 굴러들어 온 돌이 박힌 돌을 쳐내고 그 자리를 차지해야 변화가 오는 것을 종종 봅니다.
여기에 대응되는 속담이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속담은 “표준 국어 대사전”에서 부지런하고 꾸준히 노력하는 사람은 침체되지 않고 계속 발전한다는 의미로만 쓰이는데, 두 속담은 상황에 따라 옳고 그름을 가리기 힘들어 서로 다른 기준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얼마 전 금융위원회는 키움뱅크와 토스뱅크 컨소시엄의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심사에서 모두의 탈락을 발표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두 곳 모두 또는 둘 중 한 곳에 예비인가를 줄 것이란 예상을 훌쩍 뛰어넘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금융위원회는 26일 임시회의를 열고 키움뱅크와 토스뱅크가 제출한 예비인가 신청을 모두 불허하면서 두 곳에 대한 예비인가가 부적절하다고 권고한 외부평가위원회의 의견을 금융위가 받아들였다고 발표합니다.
이른바 굴러들어 온 돌이 박혀있는 돌을 빼내고 그 자리를 차지하려는 것이 좌절된 모습입니다.
금융은 전 세계 모든 나라에서 국가 권력의 상징이며 가장 규제가 심한 정부부처입니다.
이른바 나라의 곳간 열쇠를 쥐고 있는 곳이 금융 산업이다 보니, 이해관계가 복잡하고 강력한 권한으로 무소불위의 영향력을 행사하는 부처가 금융 관련 부서입니다.
필자는 사회에 첫발을 디딘 80년대 초 지금은 사라진 S그룹의 자금부서에서 일하며 금융 당국의 막강한 능력을 몸소 체험했으며, 2010년 투자자문사를 운영하면서 겪은 금융 산업의 촘촘한 규제를 확실하게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투자자문사 이후 P2P 사업을 준비할 때, 아예 국내가 아닌 해외 거주 재외동포를 대상으로 사업을 준비했으나, 결정적으로 재외국민 P2P 사업을 포기하게 된 것은 지인의 만류 때문이었습니다.
지인은 “당신이 하려는 사업은 법적으로 하자는 없으나, 실제로 사업이 진행될 경우, 담당 금융 부서의 사보타주로 인해 업무 진행이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는 조언을 듣고 여기저기 확인해 본 결과 상당히 현실적인 조언임을 확인하고 결국 사업을 포기했습니다.
최근 암호화폐에 대한 ICO 금지 선언에 따른 금융당국의 계좌 발급 거부 및 벌집 계좌 회수 등 법을 초월하는 보이지 않는 손의 무서움을 블록체인 업계 모든 사람들이 직·간접적으로 경험하고 있습니다.
금융은 국가를 경영하는 핵심 기능이므로 상대적으로 규제가 필요하며 안정적이어야 하고 아주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하는 것은 인정합니다.
필요하다면 정부의 규제 역시 반드시 해야 한다는 점도 인정합니다.
하지만 가까운 중국 알리바바의 ‘앤트 파이낸셜’ 한 회사만 보더라고 그들의 무서울 정도로 발전하는 핀테크 산업 수준은 점점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앞서가고 있어 그 속도에 어느 정도라도 손발을 맞춰놔야 초격차가 벌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종국에는 우리나라 금융 산업 자체가 선진국에 예속되는 굴욕까지 당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우리나라 금융 산업은 너무 오랫동안 박혀있는 돌들로 구성되어 이끼가 많이 끼어 있는 것이 큰 이유라고 봅니다.
이젠 좀 구를 때가 되지 않았나요?
트럼프의 미∙중 무역전쟁에 의한 경제적 불안감에 남북문제까지 꼬여 있는 요즘 속 시원한 뉴스 하나 없는 게 안타깝습니다.
신근영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외부에서 들어온 지 얼마 안 되는 사람이 오래전부터 있던 사람을 내쫓거나 해치려 함”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언뜻 보기에 오래전부터 있던 사람이 억울해 보입니다.
그러나 급변하는 현대 사회에서는 박힌 돌보다는 굴러들어 온 돌이 박힌 돌을 쳐내고 그 자리를 차지해야 변화가 오는 것을 종종 봅니다.
여기에 대응되는 속담이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속담은 “표준 국어 대사전”에서 부지런하고 꾸준히 노력하는 사람은 침체되지 않고 계속 발전한다는 의미로만 쓰이는데, 두 속담은 상황에 따라 옳고 그름을 가리기 힘들어 서로 다른 기준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얼마 전 금융위원회는 키움뱅크와 토스뱅크 컨소시엄의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심사에서 모두의 탈락을 발표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두 곳 모두 또는 둘 중 한 곳에 예비인가를 줄 것이란 예상을 훌쩍 뛰어넘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금융위원회는 26일 임시회의를 열고 키움뱅크와 토스뱅크가 제출한 예비인가 신청을 모두 불허하면서 두 곳에 대한 예비인가가 부적절하다고 권고한 외부평가위원회의 의견을 금융위가 받아들였다고 발표합니다.
이른바 굴러들어 온 돌이 박혀있는 돌을 빼내고 그 자리를 차지하려는 것이 좌절된 모습입니다.
금융은 전 세계 모든 나라에서 국가 권력의 상징이며 가장 규제가 심한 정부부처입니다.
이른바 나라의 곳간 열쇠를 쥐고 있는 곳이 금융 산업이다 보니, 이해관계가 복잡하고 강력한 권한으로 무소불위의 영향력을 행사하는 부처가 금융 관련 부서입니다.
필자는 사회에 첫발을 디딘 80년대 초 지금은 사라진 S그룹의 자금부서에서 일하며 금융 당국의 막강한 능력을 몸소 체험했으며, 2010년 투자자문사를 운영하면서 겪은 금융 산업의 촘촘한 규제를 확실하게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투자자문사 이후 P2P 사업을 준비할 때, 아예 국내가 아닌 해외 거주 재외동포를 대상으로 사업을 준비했으나, 결정적으로 재외국민 P2P 사업을 포기하게 된 것은 지인의 만류 때문이었습니다.
지인은 “당신이 하려는 사업은 법적으로 하자는 없으나, 실제로 사업이 진행될 경우, 담당 금융 부서의 사보타주로 인해 업무 진행이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는 조언을 듣고 여기저기 확인해 본 결과 상당히 현실적인 조언임을 확인하고 결국 사업을 포기했습니다.
최근 암호화폐에 대한 ICO 금지 선언에 따른 금융당국의 계좌 발급 거부 및 벌집 계좌 회수 등 법을 초월하는 보이지 않는 손의 무서움을 블록체인 업계 모든 사람들이 직·간접적으로 경험하고 있습니다.
금융은 국가를 경영하는 핵심 기능이므로 상대적으로 규제가 필요하며 안정적이어야 하고 아주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하는 것은 인정합니다.
필요하다면 정부의 규제 역시 반드시 해야 한다는 점도 인정합니다.
하지만 가까운 중국 알리바바의 ‘앤트 파이낸셜’ 한 회사만 보더라고 그들의 무서울 정도로 발전하는 핀테크 산업 수준은 점점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앞서가고 있어 그 속도에 어느 정도라도 손발을 맞춰놔야 초격차가 벌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종국에는 우리나라 금융 산업 자체가 선진국에 예속되는 굴욕까지 당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우리나라 금융 산업은 너무 오랫동안 박혀있는 돌들로 구성되어 이끼가 많이 끼어 있는 것이 큰 이유라고 봅니다.
이젠 좀 구를 때가 되지 않았나요?
트럼프의 미∙중 무역전쟁에 의한 경제적 불안감에 남북문제까지 꼬여 있는 요즘 속 시원한 뉴스 하나 없는 게 안타깝습니다.
신근영 한경닷컴 칼럼니스트